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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europe

2016 유럽 여행기 - 에필로그

by iMac 2017. 2. 15.

기록의 소중함


드디어 작년 5월에 다녀온 여행기 정리를 끝마쳤다. 이 작업을 하면서 새삼 기록의 소중함에 대해 깨닫게 되었다. 정말 잊지 못할 추억이었지만, 기록을 해 놓지 않으면 그 멋진 추억을 다시 곱씹는 것도 어려운 일이었다. 당시엔 무척 생생했던 기억도 지금 다시 생각하니 기억이 가물가물 한 것이 한 둘이 아니었다. 


늦긴 했어도 이렇게나마 기억을 정리해 둔 것이 천만 다행이다. 사진은 잔뜩 남아 있건만 그냥 놔두면 역시 큰 의미가 없는 법. 구슬이 서말이어도 꿰어야 보배라는 속담이 마냥 옛날 이야기만은 아니었던 것이다. 





호엔 잘츠부르크 성에서 내려다본 풍경


나의 인생 여행지 - 빈 (Wien)


요즘 '인생~' 라는 식의 표현을 종종 본다. 내가 여행을 많이 다녀 본 사람은 결코 아니지만, 나에게 인생 여행지를 꼽으라면 오스트리아, 그 중에서도 빈(비엔나)을 꼽고 싶다. 


빈 중앙묘지 - 베토벤 무덤


포스팅 중에도 간간이 언급했듯이 빈은 구 도심 전역을 원형으로 둘러싸고 있던 성벽을 허물고 그 자리를 재개발하면서 그 자리에 멋진 건축물로 길을 꾸며놓았다. 그 길을 '링'이라고 하는데 그 링을 따라 트램이 운행하고 있어서 그것만 타고 있으면 얼마든지 도시 한바퀴를 돌면서 원하는 곳에서 내려 관광하기 편하게 되어 있다. 


지하철도 파리에 비해 훨씬 깔끔하고 좋았다. 도시의 주요 관광지까지 접근하는데 시간이 그렇게 많이 걸리지 않아서 돌아다니기 정말 좋았다. 쾌적하고 깔끔하고 규모가 돌아다니면서 구경하기 딱 적당한 크기. 여행기간 내내 이곳이 나에게는 인생여행지로구나 싶었다. 



휴식이 있는 삶


여행기간 추억이 많았지만, 그 중에서도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은 다니는 중간중간 공원벤치에서 아무 생각없이 편안하게 쉬던 순간들이었다. 희한한 것이, 우리나라에도 공원 벤치를 찾자면 얼마든지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느껴보지 못했던 종류의 편안함이었다. 일상에서 완전히 벗어난 낯선 타지에서의 공간이어서 그랬을까? 


시립공원 - 시계보는 소녀의 뒷모습


미라벨 궁전 벤치에서도 그랬고, 빈 시립공원, 마지막 날 부르크공원에서도 그랬다. 마지막날 모차르트 기념상 앞 벤치에 앉아 계시던 할머니가 유독 머리 속에 남아 있다. 흐뭇한 표정으로 지나다니는 사람들, 특히 모차르트를 보러 견학하러 나온 듯한 어린 학생들의 모습을 편안하게 바라보던 모습. 


부르크 공원의 할머니


유럽에서 종종 보게 되는 공원에 나와 앉아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안겨주는 평온한 분위기. 언제쯤 우리도 이러한 마음가짐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을까?


부르크 공원의 사람들


집에 돌아오니 다시 바쁜 일상이 기다리고 있었다. 여행 다녀오자마자 정리해야지 했던 것이 어느새 해를 넘겨서야 마무리되었다. 이제 회사일도 다시 바빠지고 있다. 바쁜 일상을 살아갈 수록 휴식이 있는 삶에 대한 꿈이 마음 한 구석에서 커져만 간다. 그러한 꿈을 언제고 다시 실현시킬 날을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