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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europe

2014 파리 #4 (2014.1.29) - 카페 되 물랭, 에펠탑

by iMac 2017. 2. 28.

카페 되 물랭 ( Café des Deux Moulins )


아내가 본 건 바로 영화 '아멜리에' (Amélie, 2001년)에서 주인공 아멜리에(원래 발음은 아멜리가 맞지만)가 일하는 배경으로 나온 그곳. 딱히 뭐가 먹고 싶진 않았고 시간도 어중간했지만 일단 오래 걸어서 목은 마르고 해서 들어갔다. 카페 이름은 두 개의 풍차라는 뜻이라고.



 





아멜리에가 보인다




오후 2시 조금 지난 시간. 오래 앉아 있기는 시간도 좀 애매해서 그냥 콜라만 두 잔 주문했다. 뭔가 좀 더 근사한 걸 먹으며 시간을 보내보고 싶기도 했지만 가격도 그렇고 딱히 먹고 싶은 것도 없었다. 그래도 다행히 아멜리에 포스터 바로 밑 좌석이 비어서 앉을 수 있었다. 파리에 도착해서 두 번째 들어간 카페. 쌀쌀한 날씨였지만 계속 걸어서 춥진 않았고 목이 말라서 시원한 탄산음료 생각이 간절했던 탓에 콜라를 마셨는데 장소와 분위기를 생각하면 뭔가 아이러니이긴 했다. 




물랭 루주 (Moulin Rouge)



그러고 보니 이 동네는 상호에 풍차 이름이 많이 들어갔다. 아멜리에 카페에서 나와 조금 더 걸어 내려오면 전철역 부근에 빨간 풍차가 보인다. 바로 그 유명한 '물랭 루주'. 너무나 유명한 곳이어서 호텔로 돌아가는 길에 들러봤는데, 막상 보니 별 감흥은 없었다. 낮인데다가, 들어가서 공연을 보지 않는 이상 외관을 봐서는 별 의미가 없었다. 



드디어 체크


르쿠르브 호텔 객실. 더블 침대 하나로 꽉 찬다.



물랭 루주 앞 지하철 역에서 - 지금 찾아 보니 Blanche역 - 2호선을 타고 개선문까지 간 다음 오전에 탔던 6호선으로 갈아타고 르쿠르브 역에 내려서 오후 3시 쯤 호텔에 돌아왔다. 드디어 체크인. 호텔은 아주 작은 규모의 전형적인 유럽의 오래 된 건물 다운 곳으로, 가방과 함께 두 사람이 타면 꽉 찬다. 그런 것 보다도 진짜 문제는 물빠짐이었다. 화장실에서 물이 잘 안내려가서 내려갈 동안 좀 기다려야했다. 


방도 작고 오래되긴 했지만 물 내려가는 문제만 빼면 나머지는 다 좋았다. 어차피 숙소는 잠만 자고 나머지 시간은 내내 밖에서 돌아다닐 것이기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았고 잠자기에는 충분하게 깔끔했기에 그정도면 충분했다. 무엇보다 위치가 아주 좋아서 에펠탑도 20여분 정도 걸어가면 갈 수 있다는 점이 맘에 들었다. 르쿠르브역에 가면 39번 버스를 타고 루브르에도 가기 편했고 정면으로 쭉 뻗은 길을 바라보면 저 멀리 나폴레옹의 관이 안치된 것으로 유명한 앵발리드 빤히 보인다. 


창문 밖 풍경도 마음에 들었는데, 파리 시내에서도 비교적 안전하고 깔끔해 보이는 평화로운 동네 풍경이 보고 또 봐도 질리지 않았다. 아침이면 호텔 창 바로 앞에 보이는 골목길로 등교하는 학생들과 저학년생들을 데려다주러 함께 온 부모들의 모습 또한 재미있었다. 



걸어서 에펠탑




짐을 풀고 잠시 누워 있다가 4시 조금 넘어 호텔을 나왔다. 피곤해서 좀 더 쉬고 싶기도 했지만, 파리에 머무는 순간만큼은 한시도 아쉬웠기에 몸을 추슬러 밖으로 나왔다. 숙소에서 걸어서 에펠탑을 보러 간다니. 그 자체가 생각만 해도 짜릿했다. 인터넷에서 여행후기를 검색하면서 이 호텔에 묵었던 분들의 글을 보니 역시나 많은 분들이 호텔에서 걸어서 에펠탑에 다녀온 이야기가 많았다. 일주일 전만 해도 한국에서 그런 후기를 찾아 읽고 있었는데, 지금은 이렇게 실제로 그 길을 걷고 있다니. 


구글 지도를 켜고 방향을 잡은 다음 그 쪽으로 무작정 걸어간다. 길을 따라 걷다가 도로에 막히면 건너가고 주변 풍경을 둘러보며 방향만 잡고 그대로 정처 없이 걸어간다. 10분 남짓 걸어갔을 때 부터인가 눈앞에 서서히 다가오는 에펠탑. 점점 커지더니 어느새 바로 눈앞에 에펠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