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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e/diary

300

by iMac 2007. 3.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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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제목이 참... 그렇다. 친구녀석이 전화로 '삼백보러가자!' 했을때에도 처음에 금방 알아듣질 못했으니..

이 영화를 보면서 미국의 마블 코믹스의 스타일을 새삼 떠올리게 되었다. 아무튼 개인적인 호불호를 떠나서 그런 만화의 스타일을 멋지게 영상화 했다는 점은 인정할만 하다.

개인적으로는.. 아이맥 프론트로우에서 볼 수 있는 트레일러를 볼때부터 이거 좀 이상하다 싶었기때문에 줄거리의 상투성에 대해서는 크게 신경쓰지 않았고 덕분에 비쥬얼에만 신경을 집중해서인지 그런 측면에서는 충분히 즐길만 했다.

하지만 처음에 전화걸어서 보자고 한 친구는 영 실망이었던 듯. ㅋㅋ 나와 나머지 한 친구는 나름대로 그 특유의 스타일리쉬한 영상에 관심을 두고 2시간을 잘 즐기고 나왔는데 말이다. 내 생각에도 이 영화는 그 친구 선호 스타일이 결코 아닐 것 같았는데.. 자기가 보러 가자고 해놓고 자기 혼자 재미없다고 툴툴.. ㅋㅋ

만화의 스타일을 충실하게 옮긴 것은 인정하겠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페르시아를 그렇게 판타지물에서 등장하는 괴수들처럼 해괴하고 역겹게 묘사한 점은 불편한 것이 사실. 이란에서 충분히 발끈할만 하다. 또한 역사를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스타르타에 대해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수 있다. 우람한 근육질에 자유를 사랑하며 정의로운 전사들로 묘사되고 있지만, 실상 스파르타는 군사독재국가였던 데다가 내가 보기에는 페르시아 전쟁기간 내내 이리저리 궁리가 많았던 탓에 행동은 소극적이었으며 오히려 문약한 국가로 생각되던 아테네가 그 저항의 중심에 있었고 실제로 기적적인 역전극을 앞장서서 이끌어내게 된다. (마라톤 전투나 살라미스 해전) 물론 영화 마지막을 장식하는 플라타이아이 전투에서는 스파르타도 본격적으로 가담하긴 하는데 그건 페르시아가 그리스의 상당부분을 잠식해 들어온 이후의 일이다.

대외 전쟁에 스파르타가 소극적일 수 밖에 없었던 역사적 사실은 스파르타가 소수 지배층에 의한 군사독재국가였다는 점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소수의 정복자인 도리아인들이 다수인 피지배자들을 노예화하고 그들을 감시하기 위해 그토록 혹독한 군사훈련으로 강력한 군사력을 길러 철통같이 찍어누르고 있었던 것이 그들의 진실이었다. 또한가지는 아테네에 대한 경쟁의식. 페르시아를 꺾는 과정에서 아테네를 강성하게 만들지는 않을까 하는... 실제로 페르시아를 완전히 물리치고 나서 그리스 전역은 스파르타와 아테네 양대 강국의 냉전구도로 질서가 재편된다. 하지만 이러한 사실까지 인식하면서 영화를 보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이것이 말초적인 비쥬얼이 중심이 된 현대사회의 현실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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