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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domestic

2017년 여름 휴가 - 1

by iMac 2017. 8. 18.


숲속에서 보내는 시간


언제부터인가 조용한 산속 산책로를 걷는 것이 여름 휴가철 놀러 가는 것 중 가장 선호하는 일정이 되었다. 휴가철에는 어딜 가나 사람이 많지만 그래도 숲 속에 들어가면 맑은 공기와 고요한 분위기에 잠길 수 있기 때문이다. 머리를 식힌다는 목적이라면 숲이 제일이다. 광복절이 끼어있는 주간에 휴가를 내고 간만에 길게 쉬기로 했는데 강원도에 있던 기간 비가 와서 좀 아쉬웠다. 





두일막국수


아침 일찍 길을 나서니 강원도까지 길도 거의 막히지 않고 기분 좋게 도착. 일단 점심은 막국수를 먹기로 했다. 숙박하기로 한 밀브릿지 부근 막국수집을 검색해보니 제일 먼저 맛집으로 뜨는 두일막국수를 찾았다. 




차에서 내리는 순간 공기가 다르다는 걸 느낀다. 서늘한 기운이 감도는 것이 에어컨을 틀고 운행했던 자동차 안보다 더 시원하다. 서늘하다 못해 한기까지 느껴질 정도. 역시 더위를 식히려면 산에 가야하나 보다. 





11시가 조금 넘은 무렵 벌써 두 테이블 먼저 온 손님들이 있었다. 이것저것 다 궁금하지만 일단 감자전, 물막국수, 비빔막국수를 주문. 막국수를 그리 많이 먹어본 편은 아니지만, 이전까지 먹었던 것은 막국수가 아니었다고 느낄만큼 맛있었다. 쫄깃하면서도 질기지 않은 면의 식감이 일품. 전체적인 맛이 자극적이지 않고 자연스럽다는 점이 좋았다. 비빔막국수도 좋지만 개인적으로는 물막국수가 제일인듯. 





가게 맞은편 길가 버스정류장 옆으로 주차공간이 있고 그 뒤로 원두막 같은 평상이 여럿 있어서 야외에서도 식사가 가능하다. 그 뒤로 내려가면 개울이 나와서 잠시 구경하고 가는 것도 좋았다. 개울 건너편 울창한 전나무숲이 인상적이다. 숲의 형상만 보면 영화에 나오는 유럽의 침엽수림지대 같다.



밀브릿지






휴가철에 어디를 가야 하나 고민하던 차에 우연히 검색해서 알게 된 밀브릿지. 숙박비도 여름 성수기철 어지간한 펜션들에 비해 저렴한 편이기도 하고 숲속에 위치한 독특한 환경이라는 점이 궁금하기도 해서 1박을 예약했다. 두일막국수 앞에서 그대로 산길을 올라가면 그리 멀지 않다. 입구에 도착하면 길 건너편 갓길에 주차공간이 있고 그 외 추가로 주차장이 더 확보되어 있다. 




입구에서 숙소까지 약간의 오르막길을 걸어가야 하기에 짐이 많을 경우 차를 가지고 올라갔다가 다시 내려와야 할 듯. 원래 체크인시간은 15시인데 1시 조금 넘어 혹시나 하는 마음에 가보니 다행히도 바로 체크인이 가능했다. 




이번에 처음 알게 된 곳인데 정말 고요한 숲 속에 위치한 독특한 곳이었다. 울창한 숲 속에 자리잡고 있어서 공기가 정말 좋고 고요하기 그지없다. 유아를 동반한 가족들도 보이긴 하는데 아이들은 좀 심심해하지 않을까 싶다. 숲 속 산책로를 걷다가 들어와 쉬는 것 외에 달리 할 일은 없는데 말 그대로 푹 쉴 수는 있었다. 





숙소는 지어진지 그리 오래되지 않은 듯 아주 깔끔했다. 작지만 화장실, 샤워기, 케이블TV, 무선인터넷, 냉장고 등이 갖춰져 있고 온돌방에 푹신한 침구까지 잘 갖춰져 있다. 무엇보다 커다란 통유리 밖으로 보이는 울창한 숲속 풍경이 비현실적으로 멋지다. 정말 조용하고 공기 좋은 환경인데 다음 번에 또 온다면 책 한권 가져오면 정말 좋을 것 같다.


'밀브릿지'는 그 안에 있는 '방아다리 약수'의 지명을 영어로 옮겨 놓은 듯. 나는 먹어보지 않았지만, 약수물의 맛이 강해서 호불호가 갈리는 듯 하다. 





조식은 숙박비에 포함되어 있고, 저녁식사는 몇 가지 메뉴가 미리 준비되어 있는것을 숙박 몇일전에 미리 주문한 다음 체크인이나 체크아웃 때 별도로 결제하는 방식인데 우리는 수육 2인분으로 주문했다. 6시에 식당에 가니 이름표와 적힌 자리에 음식이 준비되어 있었다. 일부 간이 조금 짜게 느껴진 점 외에는 소박하고 깊이 있는 맛이 훌륭했다. 특히 아래 사진에는 미처 나오기 전인데, 된장국의 맛이 일품이었다.




역동적인 여름 휴가를 원하는 사람의 취향은 아니겠지만 고요하고 공기 좋은 숲속에서 머리를 비우고 푹 쉰다는 점에서는 딱 좋은 장소인 듯. 기회가 된다면 또 찾고 싶은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