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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domestic

2017년 여름휴가 - 2

by iMac 2017. 8. 19.


앞선 포스팅에서 이어지는 여름 휴가 이야기..  (2017/08/18 - [Travel/domestic] - 2017년 여름 휴가 - 1) 비가 와서 아쉬웠지만 그런대로 일정은 잘 마친 듯. 일정이 대폭 축소된 탓에 이틀치 이야기를 한 번에 몰아넣었다.






8월 장마


밀브릿지에 도착한 날도 비가 오긴 했지만 오락가락 빗줄기가 굵지 않아서 산책에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었는데 다음날 일어나니 장마철처럼 비가 내린다. 덕분에 월정사 전나무숲길을 걷기로 했던 오전 일정은 취소했다. 2년 전 처음 가보고 마음에 들어서 이번에 또 가보려고 했었는데 못가서 아쉬웠지만 그래도 이번엔 밀브릿지에서 숲길을 원없이 걷고 보았으니 다행이다. 











아침 식사 후 누워서 쉬다가 강릉으로 향했다. 점심식사는 강릉 포남사골옹심이. 역시 2년 전 강릉사는 지인이 데리고 갔던 집. 강릉은 언제와도 조용한 도시라는 생각이 든다. 시간이 멈춰버린 그런 느낌? 옹심이집도 골목은 인적없이 아주 조용하다. 가게 주변 길가에 주차해도 될 듯 한데 이미 차들이 많이 있어서 조금 더 가면 위치한 무료 공영주차장에 맘 편히 주차했다. 거리가 멀지 않으니 딱 좋은 위치.


가게에 들어서면 밖에서는 보이지 않던 사람들이 모두 여기 모였나 싶을 정도로 만원이다. 장사가 잘 되는 집인 것은 확실하다. 메뉴는 예전과 마찬가지로 사골옹심이 국수로 주문. 칼국수면과 옹심이가 같이 들어 있는 스타일인데 사골국물 맛도 있어서 그럭저럭 먹을만 하다. 옹심이가 아주 고급스러운 음식은 아니지만 쫄깃한 식감이 독특하고 자주 먹는 음식은 아닌만큼 강원도에 갔으면 한 번쯤 먹어볼 만 하다.







강릉항 할리스




후식은 강릉항 할리스로. 이것 역시 2년 전 강릉 지인이 데려다준대로이다. 강릉항 앞에 우뚝 솟은 건물 4층에 위치하고 있어서 전망이 단연 최고다. 바로 뒤 이른바 안목해변이라고 카페거리가 조성되어 있는데 부산 광안리 카페거리와 흡사하다. (2017/04/20 - [Travel/domestic] - 2015년 1박 2일 부산여행기 - 2. BIFF거리, 자갈치 시장)


부산 광안리 카페거리보다는 규모가 작지만 이곳도 분명 바다를 바라보는 항구전망이라 인기가 많은 곳이다. 앞서 강릉이 한적하다고 했는데, 다른 곳에 없던 사람이 모두 여기 모여있구나 싶을 정도로 붐빈다. 주차하기 힘든 카페거리보다는 넓은 항구 주차장에 차 대고 할리스에 올라가는 편이 훨씬 낫다. 


할리스에 올라가도 정말 사람이 많은데, 용케 바다가 보이는 창가 자리를 잡았다. 비바람이 몰아치는 밖은 돌아다닐 엄두가 나지 않는 상황인지라 이곳에 앉아 높은 파도가 하얗게 부서지는 광경을 보면서 시간을 보냈다. 마치 겨울바다를 미리 보는 것 같은 이색적인 풍경이었다.



환호횟집




경포대 인근 생긴지 얼마 되지 않아 깔끔한 메종드씨펜션에서 1박. 프랑스어와 영어가 뒤섞인 재미있는 상호다. 비가 장마철처럼 쏟아져서 경포호를 돌아볼 생각도 못한다니, 그야말로 웃픈상황이었다. 저녁식사는 가까이 위치한 환호횟집에서 생우럭매운탕을 먹었다. 이곳도 나름 맛집이라고 알고 갔는데, 비가 오는 날씨여서 그런지 손님은 우리 부부밖에 없었다. 





조금 전까지 살아서 펄떡이던 우럭이 순식간에 매운탕 냄비속에 누워서 눈앞에 뙇! 뭔가 기분이 묘했지만 매운탕은 정말 맛있었다. 역시 자극적이지 않으면서 적당히 얼큰하고 깊이 있는 맛. 국물맛에서 사장님의 내공이 느껴진다. 지금까지 먹어본 매운탕 중 최고였는데, 비가 오는 다소 쌀쌀한 날씨에 따끈한 국물이 정말 딱이었다.




함포고복




다음 날 아침도 역시 강릉은 비가 쏟아진다. 미련없이 길을 떠나 이번 여행 일정의 마무리로 횡성한우를 먹으러 간다. 함포고복이라는 집으로 일전에 들리려고 했는데 공교롭게 영업을 안하는 날이어서 허탕친 적이 있는 곳인데 이번에는 드디어 성공했다.


빗속을 뚫고 가다가 오크밸리 인근에 다다를 즈음에는 서서히 비가 그쳐서 그나마 다행이었다. 강릉에서 이곳에 가는 길은  직전에 오크밸리를 관통해서 가야해서 나름 구경할만 하다.




정육식당 형태로 고기는 미리 사서 계산하고 자리에 가면 간단한 상차림만 도와주는 형태이다. 채끝과 등심을 골랐는데 채끝 > 등심 순서로 먹으라고 알려주신다. 먹어보면 절로 이해가 가는데 채끝도 맛있었지만 등심의 부드러움에 비할바는 아니다. 기분 좋게 잘 먹고 후식으로는 물막국수와 육회비빔밥을 주문했는데 육회비빔밥이 추천할만 하다. 막국수는 역시 두일막국수가 압도적이었다.





이번 여름휴가 여행일정은 비가 와서 생각했던만큼 잘 둘러보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나름 나쁘지는 않았다. 우산을 써도 소용없는 비를 맞으며 돌아다닌 것도 나름 추억이 될 것이고 공기 좋은 숲속에서 지낸 것은 더더욱 말할 것이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