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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europe

2018 비엔나 #3 (2018.9.23) - 호텔 조식, 프라터 공원

by iMac 2018. 10. 21.


무사히 호텔에 도착하고 첫 날 일정까지는 어찌어찌 계획대로 진행되었는데, 본격적인 여행 첫 날인 다음날 부터가 문제였다. 시차적응이 생각보다 빨리 되지 않아서 컨디션 난조인데다 아침에 일어나니 비가 오락가락. 여행계획은 이날부터 연주회 일정 외에는 모두 뒤죽박죽 되어 버린다.



호텔 로비에 서 계신 베토벤 선생. 뒤 편으로는 안 데어 빈 극장과 파파게노 조각상.



베토벤 호텔 조식


식사가 제공되지 않는 좀 더 저렴한 숙소를 알아볼 수도 있겠지만, 아침을 잘 먹고 나가는 것도 중요하고, 아침 먹을 시간을 절약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하기에 호텔 조식은 포기할 수 없는 옵션이라고 생각했다. 이건 어디까지나 여행자의 선택사항.





앞으로 6일 동안 매일 아침 꼬박꼬박 챙겨먹은 조식 소개. 식당은 2년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아늑한 정감있는 모습이 다시 봐도 반갑다. 2년 전과 달라진 점이라면 커피가 셀프가 아니라 직원이 다가와서 주문을 받아서 따로 가져다 준다는 점.


길가 테라스쪽에도 식당 공간이 있는데 여전히 피아노가 놓여 있다. 뵈젠도르퍼 피아노인데, 이곳에서 1주일에 한 번 저녁시간에 실내악 연주회가 열린다. 





조식의 퀄리티는 제법 나쁘지 않다. 계란 스크램블과 베이컨, 소시지, 햄, 치즈, 각종 시리얼, 토마토 샐러드, 각종 빵, 디저트류, 과일 등등. 역시 유럽이어서 빵이 많이 있는데 어떤 빵을 고르더라도 후회는 없다. 이곳 사람들의 밥 같은 주식이어서 그런지 맛이 하나같이 담백하고 씹을수록 깊은 맛이 느껴진다. 겉으로 보기엔 대수롭지 않게 생겼는데 먹을 때마다 맛있어서 흠칫 놀랐다. 우리나라에도 이런 빵이 있던가?





아침 풍경


조식을 마치고 그래도 돌이켜 보면 오히려 이 날 아침이 가장 부지런히 움직인 것 같다. 몸은 힘들어도 첫 날 아침이라는 것 때문에 의욕적으로 움직인 듯. 


일정표 중에서 좀 멀리 가는 곳을 골라서 가기로 했다. 날씨가 안 좋아서 살짝 애매했던 일정을 해치우는(?) 식으로 가보기로 해서 프라터 공원을 선택. 


도보이동 경로


베토벤 호텔에서 프라터 공원으로 가는 경로는 우선 도보로 무제움스크바르티어(Musesumsquartier)역에서 U2를 타고 프라터슈테른(Praterstern)역까지 가는 경로. 


무제움스크바르티어(Musesumsquartier)역까지 걸어가는 경로는 이번에 처음 걸어간 길인데 그러고 보니 이날은 일요일이었다. 길거리는 한산하기 그지없는데, 같은 길을 월요일에 걸어보니 확실히 달랐다. 


우중충한 일요일 아침



약간의 오르막이긴 하지만 역까지는 금방 도착한다. 큰 사거리에 도착하면 왼편에는 무제움스크바르티어, 오른편에는 미술사/자연사 박물관 건물이 시야에 들어온다. 비현실적으로 멋진 풍경. 두 곳 모두 이번 일정 중에 들르게 된다. 그러고 보면 빈에는 미술관도 정말 많다. 음악 못지 않게 미술, 건축 모두 만만치 않은 내공을 자랑하는 곳이 빈이다.



왼편에도 미술관오른편에도 미술관



프라터 공원 - 대관람차, 산책로


지하철 이동경로



U2를 타면 대략 10분만에 목적지에 도착한다. 빈은 관광을 위해 이동하기에 정말 편하고 시간도 많이 안걸리는 곳이라는 것을 새삼 실감한다. 이곳 지하철에서 항상 주의할 것은 언제나 출구방향. 몇 군데 출구가 있는데 그 중에 프라터(Prater) 출구를 찾은면 된다. 출구 표시에 관람차 모양이 아예 그려져 있다. 





날씨도 우중충하고 스산한 가운데 발걸음을 옮기는데, 솔직히 우리나라 놀이공원에 비하면 아주 소박한 편이다. 원래 놀이기구를 좋아하지도 않지만 다른 놀이기구 대부분 썩 타보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았다. 이런 곳은 차라리 밤에 와서 조명이 켜진 모습으로 보는 것이 그나마 나을 것 같다. 





이곳에 온 이유는 말할 필요도 없이 대관람차(Riesenrad). 1897년부터 운행했다고 하는 명물이며, 영화 제3의 사나이(The Third Man, 1949), 비포 선라이즈(Before Sunrise, 1995)에 나와서 유명해진 곳. 



Wien Risenrad (대 관람차)



후기를 보면 의견이 분분한데, 그래도 한 번은 타보고 싶었다. 1인당 10유로이니 그리 저렴한 편은 아니다. 표를 사고 타는 곳으로 가면 이미 앞서 도착한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고 천천히 내려온 관람차가 도착하면 모두 올라탄다. 영화에서처럼 단 둘이 타는 구조가 아니라는 점은 사전에 알고 있어야 실망할 일도 없을 듯.





타고 보면 완전 연인석 같은 칸도 보이는데, 그런 곳은 아마도 예약을 받지 않을까 싶다. 아무튼 타고 나면 서서히 올라가는데, 속도가 아주 느리고 크게 흔들리지도 않아서 높은 곳을 무서워하는 와이프도 부담없이 잘 타고 내려왔다. 아주 천천히 올라가면서 한 번씩 멈춰서 사람을 태우고 그 시간 동안 주변 풍경도 좀 더 잘 둘러보는 그런 식.





아주 높지는 않지만 저멀리 슈테판 성당을 비롯해서 그런대로 빈의 주변 풍경이 한눈에 들어오기는 한다. 다 돌고 내려오는데 대략 15분 남짓 걸린 듯. 결론적으로 또 타고 싶진 않지만, 한번쯤은 괜찮은 곳.



보면서 끅끅거린 요염(?)한 인어



대관람차에서 내려 조금 더 걸어들어가면 아주 긴 산책로가 나온다. 정말 길고 탁 트인 가로수 길인데 산책하는 사람들, 조깅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아주 평온하고 한가롭게 다가온다. 



Hauptallee - 벤치에 앉아 있으면 아무 생각이 없어진다.



프라터 공원을 나서면서 하늘을 보니 살짝 개인듯. 어차피 일정은 계획에서 어그러진 상황. 시간은 오전 11시쯤 되어가는데 그 자리에서 다음 일정은 쇤브룬으로 정했다. 


2년 전에도 갔었지만 와이프가 또 가고 싶다고 해서 가기로 했는데, 이번에는 왕궁 안에는 들어가지 않기로 했다. 우리나라 경복궁같은 곳과 달리 쇤브룬내 정원은 입장권 없이 들어갈 수 있어서 좋다. 그래서 조깅하는 현지인들의 모습을 많이 볼 수 있다. 아무튼, 신속히 쇤브룬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