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비엔나 #13 (2018.9.27) - 카를성당, 벨베데레 궁전


세 번의 연주회가 끝나고 어느덧 이번 여행기간 중 아무런 일정 없이 남은 마지막 하루가 되었다. 벌써 다음날이 마지막 날. 여행일정 초반 컨디션 난조였던 것이 두고두고 아쉬워지는 시점이었다. 전날 오후부터 날이 풀리기 시작해서 이날은 정말 하루 종일 날씨가 좋았던 기억.


호텔 근처 현금인출기에서 하나은행 체크카드로 현금도 찾고 그럭저럭 준비한 다음 10시 조금 못되어 호텔을 나선다. 현금인출기는 안 데어 빈 극장 조금 지난 도로변 건물 벽에 붙어 있는데, 2년 전 기억을 더듬어 가보니 여전히 그 자리에 그대로 있었다. 


푸르른 빈의 하늘 (2018년 9월)



카를교회, 호흐슈트랄 분수



어차피 처음 세웠던 계획이 다 흐트러진 상황이라 이날 일정은 다시 생각해봐야 했는데, 생각끝에 일단 벨베데레 궁전에 가기로 했다. 원래 계획에는 벨베데레는 뺐었는데, 지난 몇일간 미술관을 다니면서 기억이 좋아서 마지막으로 또 그림을 보러 가고 싶었다.


칼스플라츠 역사카를 교회


전날 걸었던 경로를 더듬어 지도를 보니 벨베데레도 호텔에서 걸어갈만 한 거리였다. 2년 전에는 트램없이는 못갈 줄 알았는데 이제는 그냥 걸어가면 되겠구나 싶었다.


호텔에서 나와 천천히 걸어 카를교회(Karlskirche) 앞에 도착. 이곳 또한 언제봐도 질리지 않는 멋진 건물이다. 안에 들어가면 엘리베이터로 올라가는 전망대도 있다고 하던데, 굳이 들어가지는 않았다. 그러고 보니 우리 여행일정에 성당 안을 들어간 적은 별로 없었던 것 같다. 안에 들어가면 당연히 멋지겠지만, 딱히 안에까지 들어가볼 생각은 들지 않는 것이 왜일까? 



카를 교회호흐슈트랄분수



카를교회 앞을 지나 전날 걸어왔던 길을 역순으로 되짚어 걸어가다 보면 중간에 광장처럼 조성된 호흐슈트랄 분수(Hochstrahlbrunnen)를 볼 수 있다. 널찍하니 탁 트인 공간인데 명소라고까지 하기에는 약간 어중간한 느낌이다. 그래도 이곳에서 잠시 쉬면서 분수물에 생긴 무지개도 보았다. 





벨베데레 궁전



호흐슈트랄 분수를 지나 조금 더 걸어가면 곧 벨베데레 궁전의 바깥 담장을 만나게 된다. 담장을 따라 걷다가 입구를 찾아 들어가면 드디어 벨베데레 궁전(Schloss Belvedere). 이 경로로 가면 벨베데레 하궁쪽 출입구로 들어가게 된다. 2년전에는 트램을 타고 상궁쪽 출입구로 들어갔었는데 이번엔 반대 경로로 들어갔다.


2017/01/12 - [Travel/europe] - 2016 비엔나 #3 (2016.5.20) - 벨베데레 궁전




좁은 출입구를 통과해서 들어가자 저 멀리 벨베데레 상궁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 순간의 설레임. 2년만에 다시 왔는데 여전히 잘 있구나 싶은 그런 반갑고 설레이는 느낌. 다만, 날은 좋으나 시간상 정오에 가까운 오전 시간대에 도착하니 상궁쪽은 역광이어서 사진이 잘 나올 수 없는 상황이었다. 


말러 두상 - 로댕클림트의 키스



벨베데레 궁전 또한 출발 전 호텔에서 미리 예매한 티켓을 모바일로 보여주고 바로 입장했다. 그런데, 지금까지 봤던 미술관들의 임팩트가 너무 커서일까? 벨베데레는 이제 오로지 클림트의 키스에만 올인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2년전과 달리 이제는 키스 앞에서 사진 찍는 것도 허용되고 훨씬 둘러보기 편안한 분위기가 된 것은 사실인데 전시 구조도 좀 바뀌고 결정적으로 한스 마카르트의 오감이 보이지 않는다. 내가 찾지 못한 것인가? 하지만 그 커더란 그림을 못찾을리 없으니 전시 작품 자체가 바뀐 것 같다. 



2년전에 느꼈던 감흥에 비하면 뭔가 구성이 얄팍해진 것 같아 살짝 아쉬운 마음으로 둘러보고 나왔다. 미술관이라면 역시 먼저 보았던 미술사박물관, 알베르티나에서 느꼈던 감흥이 너무 압도적이어서 그랬던 것 같다.


그래도 오랜만에 찾아 다시 보는 주변 풍광은 변함없이 멋지긴 했다. 그런 측면에서 이곳을 찾을 때 햇빛의 방향도 중요한 것 같다. 날은 너무나 좋았는데 역광이라니.






말러 아파트


벨베데레에서 나오니 시간은 어느새 오후 1시 반경. 시간은 참 잘도 간다. 아침 조식을 든든하게 먹고 나와서 딱히 배가 엄청 고프지 않아 점심은 카페에서 디저트류로 간단히 떼우려고 생각했다. 


다음 목적지는 시청앞 카페 란트만. 시청까지는 역시 걷자면 걷겠지만 시간관계상 트램을 타기로 했다. 그러고 보니 이번 여행기간에는 트램을 통 타지 않았다. 트램 타는 것을 좋아라하면서도 정작 이번 여행에서는 트램을 이 때 딱 한 번 탔다.


벨베데레 하궁 쪽으로 나와 왔던 길 반대로 가면서 트램 정류장을 찾아가는데, 길가에서 순간 어디선가 봤던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여행 전 찾아가 보고 싶었던 장소들을 구글 스트릿뷰로 찾아보면서 봤던 건물. 바로 말러의 아파트. (아우엔부르거가세 2번지. Auenburggergasse 2)





말러가 빈 궁정오페라 음악감독으로 재임하던 기간 빈에서 살았던 아파트.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길을 지나다가 순간 마주친 것이 신기했다. 벽에 붙은 명판에 1898년부터 1909년간 말러가 살았다고 되어 있다. 


뜻밖에 말러의 흔적도 만나고 암 호이마르크트 정류장에서 71번 트램을 기다린다. 여기까지 오니 날이 확 풀려서 이제는 더울 지경. 몇일전까지 추위에 떨었던 것을 생각하면 날씨가 정말 대반전이다. 여행일정 막바지가 다 되어서야 날씨가 이렇게 좋아지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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