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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europe

2018 비엔나 #14 (2018.9.27) - 카페 란트만, 베토벤 기념관

by iMac 2019. 1. 19.


2018년 9월에 다녀온 여행의 후기가 어느덧 해를 넘겨 버렸다. 이렇게 해를 넘길 줄은 생각못했는데, 어쩌다보니 어느새 이렇게 되어버렸다. 그래도 이제 그럭저럭 마지막 일정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베토벤 기념관, 빈


벨베데레에서 트램 정류장을 가다가 말러의 아파트도 살짝 올려다 보고 드디어 트램을 탔다. 2년전에는 트램을 타고 지나가면서 슬쩍 훑어보기만 했던 시청에 내려서 직접 둘러보고 싶었다. 


빈의 좋은 점 중 하나는 역시 도시가 그리 크지 않다는 것이다. 탔나 싶었는데 어느새 시청앞에 도착했다. 무슨 시청 건물이 이렇게 멋진지. 살짝 아쉬운 점은 마침 이무렵이 서커스 행사 기간인 듯 건물 앞에 각종 행사 천막이 가득했다. 


카페 란트만



시청 앞에 내린 시각이 거의 2시. 살짝 배고프고 피곤하면서도 제대로 뭔가 먹기에 애매한 상태. 일단 시청 건너편 카페 란트만(Café Landtmann)에 가서 커피와 케이크만 먹기로 했다.


시청부르크 극장


카페 란트만도 이번에 처음 갔는데, 박종호씨의 책에서 이곳이 오스트리아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 장소라고 읽은 기억이 있다. 카페에서 신년 기자회견이라, 역시 오스트리아답다 싶었다. 


카페 란트만



1873년에 문을 연 이곳은 정신분석학으로 유명한 프로이트(Sigmund Freud, 1856~1939)의 단골 카페이기도 했고, 위치상 바로 옆에 부르크 극장이 있어서 당대의 유명 연극배우들의 단골 카페일수 밖에 없었다. 바로 앞이 시청, 옆은 극장이니 이곳도 영업상(?) 최적의 장소에 위치하고 있다. 





오후 2시가 넘은 시간에도 사람들은 제법 많았는데, 따스한 햇볓이 비치는 바깥 공간에 유리 온실처럼 공간을 확장해 놓은 자리에 앉았다. 널찍하고 자리도 많으면서 빈 특유의 카페 분위기는 여전하고 이래저래 무척 맘에 들었다. 편안하게 자리잡고 앉아 커피와 조각 케잌을 먹으며 앉아 있으면 절로 기분이 느긋해진다. 





란트만에서 커피를 마시고 나서 매장 안 진열대를 둘러보다 커피잔 세트를 구입했다. 크기로 치면 대중소 세가지 규격이 있는데 제대로된 커피 한잔을 마시려면 제일 큰 것을 사야겠지만 보기에 제일 좋은 것은 역시 중간 사이즈. 이번 여행에서는 기념품은 가능하면 사지 않으려 했고 실제로도 거의 사지 않았는데, 예외적으로 란트만 커피잔 세트는 구입했다. 집에 와서도 종종 잘 쓰고 있으니 사길 잘한 듯.





베토벤 기념관



카페란트만-시청-부르크 극장으로 이루어진 이곳 블럭의 조금 뒤 편에 베토벤 기념관이 있다. 역시 이번에 처음 가는 곳인데 위치상 자연스럽게 하나로 묶었다. 


카페 란트만에서 나와 뒤쪽 블럭으로 조금 들어가면 조금 높게 솟아 있는 언덕같은 지대 위에 베토벤 기념관이 있다. 이곳 바로 길 건너편 위치한 빈 대학 건물도 볼만 하다. 언덕길을 올라가면 드디어 베토벤 기념관. 이곳은 일명 '파스콸라티 하우스'(Pasqualatihaus)라는 곳으로, 베토벤이 빈에서 살았던 여러 거처 중 한곳이다. 





안에 들어가서 어둡고 좁은 나선계단을 오르면 베토벤 하우스 앞에 도착하는데, 중간 중간 다른 층을 보니 지금도 일반인들이 살고 있는 것 같다. 




은근히 힘든 계단을 올라 들어서면 천장도 낮고 오래된 나무바닥이 밟을 때마다 조금씩 삐그덕 거리는 소리를 내는 그런 곳이었다. 분위기 자체로 뭔가 숙연해지는 그런 공간이었는데, 너무나 작고 소박한 그런 공간에서 작곡에 몰두했던 베토벤의 모습을 상상해 본다. 





자필 악보나 당시 포스터 등등 이것저것 볼거리들도 있지만, 그 공간에 들어섰다는 자체로 감동적이었다. 창밖으로는 빈 대학이 보이고 방을 조금 돌다 보면 마지막에 음악감상 코너가 있다. 피아노 처럼 생긴 책상에 헤드폰이 놓여 있고 음악을 선택해서 들을 수 있게 되어 있다. 오스트리아 답게 AKG 헤드폰이 꽂혀 있었다. 또한 이곳은 조용히 둘러보면서 플래시만 터트리지 않으면 사진촬영도 허용하고 있으니 참고.





기분 좋게 관람을 마치고 나와 주변을 둘러보며 다시 언덕길을 내려간다. 작고 소박한 공간이었지만 와보길 정말 잘했다 싶었다. 이제 시청을 둘러보고 천천히 걸어서 오페라 극장쪽으로 돌아가는 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