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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europe

2018 비엔나 #17 (2018.9.28) - 카페 데멜, 애플스토어

by iMac 2019. 2. 4.


2년 전 여행때 갈까 말까 하다가 건너뛰었던 장소, 데멜(Demel). 이번 여행에서 드디어 가보게 되었다. 사실, 너무 유명한 장소여서 오히려 잘 안가졌던 것도 있었다. 이곳은 정확히 말하자면 카페라기 보다는 베이커리 같은 곳인데 내 기억 속에는 자허(Sacher)와 토르테를 놓고 소송전을 벌였던 곳으로 각인되어 있다. 



데멜 - 호프부르크 궁전이 바로 보인다



마지막 날 시내 관광 일정상 드디어 아주 자연스럽게 데멜에 들를 시간이 되었다. 호프부르크궁을 나와 미하엘 광장을 거쳐 콜마르크트 거리 쪽 시내로 들어서면 얼마 못 가 바로 길가에 데멜을 찾을 수 있다. 이렇게 궁전과 가까우니 프란츠 요제프 황제와 엘리자베트 황후가 종종 들러서 간식을 맛보고 갔다는 말이 이해가 간다. 


다른 한 편으로는 로스하우스가 보기 싫어서 황제가 시내 마실갈 때 미하엘 문 쪽을 이용하지 않게 되어서 살짝 매상에 타격을 입지 않았을까 하는 상상도 해본다. 물론 달달한 디저트를 생각하면 어떻게 해서든 주문을 했겠지만.



데멜(Demel)




이곳은, 찾아보면 1786년부터 시작했다고 하고 황실이 사라진 지금도 황실에 납품하는 빵집이라는 식의 표현을 상표처럼 사용하고 있다. 아무튼 워낙 유명한 장소인데다 매장 면적이 넓지도 않아서 찾는 사람은 많고 앉을 자리는 없는 그런 곳이다. 




일단 매장에 들어서면 작지만 진열장을 가득 메운 각종 디저트류가 보는 사람을 말그대로 유혹한다. 뭐라도 하나 꼭 사고 나와야 할 것 같은 분위기 속에 용케 매장 내 카운터 같은 장소에 자리를 잡았다. 마침 계산을 끝내고 일제히 일어선 사람들이 있어서 그 앞에 얼른 서 있다가 안내를 받고 앉았다. 이곳은 문앞에서 대기하는 그런 방식은 아니어서 요령껏 둘러보다가 앉으면 되는 듯. 





이 장소는 꽃보다 할배 감독판에서 김용건씨가 앉았던 장소였는데, 다녀와서 그 영상을 다시 찾아보니 카운터 뒤 편에서 노련한 미소를 장착(!)하고 분주히 손님을 응대하는 직원분은 그 때 그대로였다. 정신없이 바쁘게 움직이면서도 상냥한 태도로 손님들에게 서빙하는 모습이 노련하면서 매력적인 분이었다. 





멜랑주와 핫초코, 그리고 조각 케잌을 각각 하나씩 주문했는데, 그 중에서 기억에 남는 것은 역시 에스테르하지 토르테(Esterházy torte). 주문할 때는 진열장을 둘러보면서 그저 먹어보고 싶은 것으로 고른 것이었는데, 주문하자 직원분이 바로 'Good choice!'라고 말했다. 나중에 찾아보니 빈 일대에서는 아주 유명한 토르테였다. 이 집안은 어마어마한 대귀족이자 하이든의 고용주였던 것으로 유명한데 알고 보니 이런 것으로도 이름을 남기고 있었다.



오른쪽이 에스테르하지 토르테. 강추!!



주문할 당시에는 어느 정도 유명한 메뉴였는지 몰랐지만, 일단 먹어보니 왜 'Good choice'였는지 알것 같았다. 뭐라 맛 표현을 하기 힘든데, 아무튼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당연히 꼭 먹어볼 것이다. 자허 토르테와 마찬가지로 다른 카페에서도 팔고 있을 것 같다. 가게별로 맛이 어떤가 먹어보고 싶은데, 데멜을 능가할 만한 곳이 있을까 싶긴 하다.


에스테르하지 토르테도 좋았고, 핫초코도 좋았는데 너무 달지도 밋밋하지도 않은 깊이가 있는 맛이었다. 핫초코에서 어떻게 이런 맛이 날 수 있을까?




 

모차르트 기념관, 애플스토어





데멜에서 맛있는 간식을 먹고 나와 남은 시간 부지런히 움직였다. 콜마르크트 거리, 그라벤 거리를 지나 케른트너 거리를 지나 오페라 극장을 거쳐 호텔로 돌아가는 코스. 


성삼위일체상은 해뜰 무렵이 제일 보기 좋다는 말이 무슨 뜻인지도 이 때 알았다. 낮시간에는 양편 건물 그림자로 가려져서 탑 전체가 사진 속에 예쁘게 담기지 않는다. 그라벤 거리를 지나면서 꽃할배 숙소도 찾았다. 그 외 돌아다니다 보니 곳곳에 어느 곳은 슈베르트가, 어느 곳은 살리에리가 살았었다는 표지판도 볼 수 있었다. 



꽃할배 숙소 입구슈베르트살리에리



슈테판 성당 바로 뒤편에 조금 들어가면 모차르트 기념관이 있다. 슈테판 성당 뒤편이면 당시에도 완전 시내 중심지여서 방세가 비쌌을 것 같은데, 내가 생각해도 모차르트가 경제적으로 너무 무리한 생활을 했던 것 같다. 



슈테판 성당모차르트 기념관



이곳은 한국어 오디오 지원도 되고 내부 규모도 전날 본 베토벤 기념관에 비해 훨씬 크고 잘 꾸며져있긴 했지만, 의외로 감흥은 덜했다. 오디오 해설은 라디오 드라마 처럼 내용이 다소 길고 장황한 느낌. 시간에 쫓기듯 둘러본 탓도 있겠지만, 기대했던 것에 비해 살짝 아쉬웠다. 잘 꾸며졌지만 깊이가 없는 공허함? 소박하지만 깊은 울림을 남겼던 베토벤 기념관에 비하면 그렇게 느껴졌다. 


Apple Store Vienna

Apple Store Vienna 지도

오스트리아 Wien Innere Stadt


 모차르트 기념관을 나와 케른트너 거리를 부지런히 둘러보며 가다가 드디어, 애플스토어에 들렀다. 이 때가 나로서는 공식 애플스토어는 처음 들어가 본 것이었다. 사진으로는 애플스토어의 전시 모습을 본 적이 있지만 실제로 본 것은 처음이라 역시 신기한 경험이었다.





이곳에서의 소득은 역시, 아이폰 XS-Max. 방문 무렵 마침 신형 아이폰 시리즈가 출시된 시점이었고, 오스트리아가 1차 출시국에 포함되어 있어서 이제 막 나온 따끈따끈한 신제품을 만져본 셈인데, 예상과 달리 들어보니 크긴 해도 못들어줄 정도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때의 경험 덕(?!)에 얼마 후 실제로 아이폰 XS-Masx를 선택하게 된 것.


2018/11/06 - [Note/gadget] - 아이폰 XS - Max 사전예약 도착




알베르티나슈타츠오퍼



애플스토어를 나와 이제는 정말 마지막이구나 하는 생각으로 주변 풍경을 눈에 담으며 호텔로 돌아갔다. 여행기간 동안 숱하게 보았지만, 봐도봐도 질리지 않는 알베르티나, 오페라 극장 등등. 마지막 날이 되니 날씨는 또 왜 이렇게 좋아진 것인지. 이제는 집에 가는 일만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