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도 더웠던 올 여름. 5월에 유럽여행을 다녀온 터라, 여름 휴가는 적당히 건너 뛸 생각이었지만 그래도 잠깐 짬을 내서 짧게 하루 여행을 다녀오기로 했다. 다들 아시다시피 올 여름은 정말 진절머리나도록 더웠기에 밖에 돌아다닐 엄두조차 나진 않았지만, 그래도 뭔가 아쉽기도 해서 사람 많은 장소를 그리 좋아하지 않는 우리 커플은 어디 조용한 수목원이나 강변 구경이나 다녀오자 싶었다.
그렇게 해서 8월의 어느날 밤 훌쩍~ 경기도 남양주 쪽으로 떠나 북한강변의 호텔에서 1박.
경기도 남양주 북한강변에 위치한 호텔 하이마트.. 빈에 다녀온지 알마 되지 않아서 그런지 독일어 이름이(하이마트, Heimat - 독일어로 ‘고향’이라는 뜻) 맘에 들기도 해서 호텔스닷컴 어플로 덜컥 예약. 그런데 체크인시 예약내역이 확인이 안된다고 해서 좀 애먹었다. 처음에 프런트에서는 일단 키를 받아 올라 왔는데 다시 연락이 와서 예약내역이 확인이 안된단다.
나중에 알고 보니 호텔스닷컴에서 호텔측에 보내 주는 예약내역이 없더라는.. 분명히 아이폰 어플과 예약 확인 메일에는 틀림없이 결재까지 다 된 것이 확인되는상황. 호텔스닷컴에서 보내주지 않은 것인지, 아니면 호텔측에서 받았는데 분실한 것인지, 내 입장에서는 정확히 어느 쪽이 실수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내 예약내역이 확인되지 않는 상황이라 카운터 직원 분도 당황하고 나도 황당하고 어찌어찌 겨우 연락해서 잘 확인되긴 했는데 날도 더운데 이런 적도 처음이라 좀 짜증스러웠다. 유럽 여행 때는 내내 아무 문제가 없었는데 정작 국내 호텔에서 이런일이 생기다니.
이런 일이 처음이라 어찌 해야 하나 순간 멘붕이었는데, 일단 어플에 있는 상담 번호로 전화를 하니 계속 통화중. 밤 늦은 시간 전화하는 것이라 연결은 잘 될지 불안하기도 하고.. 이런 류의 ARS 상담 전화는 어디든지 대기 시간이 지독히도 길다. 한차례 끊었다가 두 번째 걸고 한참 기다린 끝에 겨우 연결.
아무튼 한참만에 상담원과 연결이 되어 자초지종을 설명하니 전화를 끊지 않은 상태에서 프런트로 전화가 오고 예약내역 팩스가 새로 도착해서 잘 마무리되었다. 그런데 정작 그날이 주중이라서 어차피 공실이 많아서 예약이 필요 없었다는 것이 함정. 이럴거면 차라리 예약없이 가거나 그냥 호텔에 바로 전화 예약을 하는 편이 낫겠다 싶었다. 이럴 때는 오히려 예약을 괜히 해서 피곤하기만 한 아이러니한 상황.
결론은 짧은 해프닝을 잘 마무리하고, 에어컨 빵빵하게 틀고 잠 잘자고 일어나서 조식 시간 전까지 호텔 주변 한바퀴 산책.
아침에 일어나 앞쪽에서 바라본 호텔의 겉모습은 깔끔하고 디자인이 이름처럼 유럽 어딘가의 휴양지 처럼 생겨서 멋지긴 한데, 내부시설은 시간이 80년대로 거슬러 올라가 멈춰버린 듯 다분히 옛스럽다. 적당히 머물기엔 문제없는 수준이지만 최신식의 세련됨을 기대한다면 실망일 듯. 그래도 우리는 나름 옛날 분위기 난다고 재밌게 생각했다. 이런 살인적인 무더위에 누진세 걱정없이 빵빵하게 에어컨을 틀어놓고 쉴 수 있으니 그것으로 충분히 피서지에 온 보람은 있지 않은가?
뒤돌아 보면 북한강변이 눈 앞에 널찍히 펼쳐져 보여서 좋다. 아침 일찍부터 제트스키를 즐기는 부지런한 사람들이 많더라.. 아침 일찍 호텔 주변을 둘러보며 산책하기 좋은 풍경인데, 강변이라 비교적 선선하면서도 습기가 많아서 그렇지 않아도 습하고 무더운 날씨 탓에 수상스포츠를 즐길 사람이 아니라면 오래 돌아다니기엔 그닥 쾌적하지 못했다.
든든한 조식!
든든한 조식!
조식시간에 식당에 가니 어디선지 하나 둘 투숙객 일행이 나타나서 제법 많은 사람들이 자리했다. 일반적인 호텔들 보다는 조금 늦은 8:30 이후부터 조식을 제공하는데, 토스트/커피와 함께 앉은 자리로 서빙해 주는 조식은 다 먹고 나면 제법 든든해서 그날 하루 일정을 소화하기에 충분하다.
다만, 조식 시간이 상대적으로 늦기 때문에 점심시간도 좀 뒤로 늦어지게 된다. 제법 든든해서 꽤나 오랜 시간 전혀 시장한 줄 모르고 돌아다녔다. 식사 후 등산이나 수영같은 운동을 하지 않을 거라면 점심식사 일정에 참고해야 할 듯.
체크인의 혼란이(이런 경우 어떻게 해서 해결하면 되겠구나 하는 좋은 경험으로 생각) 좀 아쉬웠지만, 호텔의 위치나 시설, 서비스 등은 그럭저럭 만족스러운 편. 단, 앞서 적은대로 내부시설이 80년대풍이라는 점은 호불호가 갈릴 듯. 아무튼 개인적으로는 다음에도 기회가 된다면 또 이용하고 싶은 호텔이었다.
든든하게 아침식사를 마친 후 다음 일정은 인근에 위치한 제이든 가든 수목원으로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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