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assical Music/beethoven43 베토벤 교향곡 제6기 #7 - 라인스도르프 / 번스타인 우려했던 대로, 베토벤 교향곡 전곡음반 듣기 프로젝트(?)가 지지부진해졌다.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고, 보다 빠른 진도를 위해 라인스도르프와 번스타인의 전곡음반을 한 번에 포스팅해본다. 한 번에 글을 올리는데에는 앞서 말한 이런 저런 이유가 있겠지만, 결론적으로 둘 다 내 취향에 자주 손이 가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에리히 라인스도르프/보스턴 심포니 오케스트라 (1962~1969) 라인스도르프는(Erich Leinsdorf, 1912~1993) 나에게는 거의 낯선 지휘자이다. 베토벤 교향곡 전곡음반 이전에는 딱 하나 데카에서 녹음한 바그너의 발퀴레 전곡 음반 하나가 유일한 음반이었다. 오스트리아 빈에서 태어난 유태계 지휘자로서 자연스레 2차대전 무렵에 미국으로 건너와 활동을 하게 된 경우인데 지금.. 2017. 10. 4. 베토벤 교향곡 제6기 #6 - 조지 셀/클리블랜드 오케스트라 베토벤 교향곡 전곡에그몬트 서곡, 슈테판 왕 서곡, 피델리오 서곡조지 셀, 지휘 / 클리블랜드 오케스트라 슈베르트와 겨울 나그네가 내 머리속을 온통 차지하는 통에 베토벤 프로젝트 마저 한켠에 밀쳐둔 상황이던 어느날 아침, 출근길 운전 중에 라디오를 켜니 마침 베토벤 교향곡 7번 1악장 후반부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이런 경우야 말로 말 그대로 '블라인드 테스트'인 셈인데, 제법 멋진 연주라고 생각하며 마지막 방송 멘트를 들으니 조지 셀/클리블랜드의 연주였다. 그래, 비록 평소에 내 손길이 잘 닿지는 않았지만 역시나 충분히 인정할만한 연주임에는 틀림없구나 싶었다. 그러고 보면 셀의 전집 중 7번 녹음이 그 중에서도 특기할만한 멋진 연주인 건 사실이다. 단호하고 전투적인 짜릿함. 꼬장꼬장 나에게 있어서 조지 .. 2017. 7. 10. 베토벤 교향곡 제6기 #5 - 프란츠 콘비취니/게반트 하우스 오케스트라 독일적인 음향에 대해서 종종 '독일적'인 음향이라는 표현을 보곤 하는데, 이게 사실 딱히 어떤 소리를 뜻하는지 글로 표현하기 쉽지 않다. 다소 막연한 표현이라고 생각되는데, 음악을 언어로 묘사한다는 것 만큼 부질없게 느껴지는 시도도 없을 듯 하다. 그럼에도 흔히 사용하는 '독일적'인 음향이라 묘사되는 오케스트라 음향에 대해 굳이 내 나름대로 적어보자면, 어두운 음색에 힘이 가득 실려 묵직하게 가라앉은 음향 정도로 생각된다. 과연 이것이 '독일적'인 음향이란 말인가?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 프란츠 콘비취니(Franz Konwitschny, 1901~1962)는 그야말로 안타깝게 때이른 나이로 세상을 떠난 지휘자였다. 위스키를 너무 좋아했다고 하는데, 아무래도 과음이 원인이었던 것 같다. 그가 남겨 놓은 녹.. 2017. 5. 18. 베토벤 교향곡 제6기 #4 - 클뤼탕스/베를린 필 또 다른 프랑스인(?) 앞서 살펴본 몽퇴의 멋진 녹음이 진행되는 한 편으로 프랑스인은 아니지만 프랑스인처럼 생각되는 지휘자가 몽퇴 만큼이나 의외로 베를린 필과 베토벤 교향곡을 녹음한다. 나름 올드팬들 사이에서 상쾌하면서도 기품있는 연주로 높이 평가받는 클뤼탕스의 녹음이 그것이다. 프랑스인의 베토벤 그2 앙드레 클뤼탕스(André Cluytens, 1905~1967)는 이름만 보면 프랑스 지휘자인데, 정확히는 프랑스어권 벨기에 태생 지휘자이다. 물론 프랑스어권 출신이다보니 음악적 경력의 상당부분을 프랑스 악단과 함께 했기에 프랑스 지휘자로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그렇기는 해도 경력이 프랑스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어서 빌란트 바그너의 초청으로 바이로이트 페스티벌에서 여러 차례 지휘하기도 했다. 몽퇴나 샤를 뮌.. 2017. 5. 17. 베토벤 교향곡 제6기 #3 - 피에르 몽퇴 세계를 지휘한 프랑스인 피에르 몽퇴(Pierre Monteux, 1875~1964)에 대해서 언젠가 '세계를 지휘한 프랑스인'이라는 표현을 들어본 적이 있다. 충분히 그럴만 한 것이, 몽퇴의 경력을 대략 훑어보기만 해도 프랑스 뿐만 아니라 보스턴, 샌프란시스코, 메트로폴리턴, 런던이라는 이름이 눈에 들어온다. 그 시절 지휘자로서 이 정도 활동범위를 보여 준 사람이 그리 많지 않다. 그 뿐인가? 스트라빈스키의 봄의 제전 초연 지휘자라는 타이틀은 영원히 몽퇴의 이름과 함께 한다. 물론 몽퇴 본인은 이 작품을 그리 좋아하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있긴 하지만, 아무튼 20세기 음악의 중요 작품 초연 지휘자로서도 그 이름을 굵게 새겨 놓고 있는 것이다. 이쯤 되면 '세계를 지휘한 프랑스인'이라는 호칭이 부끄럽지 않다.. 2017. 5. 15. 베토벤 교향곡 제6기 #2 - 오토 클렘페러 전혀 다른 생각 사람 머리 속 생각이 이렇게 다를까 싶다. 같은 사물, 상황을 두고도 사람들마다 인식의 차이가 엄청나다. 음악에서도 마찬가지. 앞서 살펴본 브루노 발터의 베토벤과 비교하면 클렘페러의 베토벤은 전혀 다른 세계를 그리고 있다. 불사조 오토 클렘페러(Otto Klemperer, 1885~1973)는 브루노 발터와 마찬가지로 유태계 독일인 지휘자로서 1876년생인 발터보다는 9살 정도 연하이고 생전의 말러와 인연이 있었던 사람으로서 공통점이 있다. 그 외에 존경했던 선배 말러와 마찬가지로 작곡가이기도 했다는 점까지 비슷한데, 공통점은 대략 거기까지인 듯. 예전에는 만년의 발터가 만들어낸 푸근한 음악 스타일 덕에 발터에 대해 고매한 인격자 처럼 추앙하던 분위기였는데 그건 어디까지나 막연한 상상이었.. 2017. 5. 13. 베토벤 교향곡 제6기 #1 - 브루노 발터/컬럼비아 심포니 베토벤 교향곡 전곡 & 리허설 녹음 (4, 5, 7, 9번)코리올란 서곡레오노레 서곡 제2번바이올린 협주곡 (지노 프란체스카티)브루노 발터, 지휘 / 컬럼비아 심포니 오케스트라 베토벤 교향곡 시즌6 - 스테레오 녹음 시대 베토벤 교향곡의 주요 녹음들을 연대기식으로 정리해 보고자 하는 나름 야심찬(?) 계획으로 포스팅을 하고 있는데, 모노럴 시대까지 어찌어찌 하고 본격 스테레오 시대로 접어들자 어느새 좀 질려버린 듯 하다. 좋은 것도 한 두번이지 싶긴 하다. 그래도 시작은 했으니 꾸준하게 하나씩 살펴보지 않으면 영영 좌초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에 음반을 집어든다. 한 시대의 마무리 브루노 발터(Bruno Walter, 1876~1962)와 컬럼비아 심포니의 전집은 뭐, 말이 필요없는 과거 추억의 명반이다. .. 2017. 5. 11. 베토벤 교향곡 제5기 - 50년대 모노럴 녹음 정리 50년대 모노럴 녹음 베토벤 교향곡 음반 정리 시리즈가 이제 중요한 고비를 넘긴 것 같다. 50년대 모노럴 녹음까지 대략 훑어보았으니 이제 다음은 본격적인 스테레오 녹음시대로 넘어갈 차례. 예전에는 푸르트벵글러나 토스카니니 시대의 베토벤 연주를 범접하지 못할, 혹은 재현불가능한 지고의 영역 쯤으로 생각했었는데 요즘은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물론 요즘은 분명 예전에 비해 클래식 음악이 쇠퇴한 시대가 맞지만, 베토벤 교향곡의 연주는 여전히 새로운 트렌드에 맞추어 진화해 가고 있다. 오히려 옛날에 불완전한 앙상블로 허술하게 연주하던 것에 비하면 비교가 불가능할 정도로 기술적으로 높은 완성도를 갖춘 연주를 들을 수 있다. 그것이 바로 음악적 설득력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기술적 발전과 베토벤 자필 악보의 .. 2017. 4. 10. 베토벤 교향곡 제5기 #6 - 카를 슈리히트 프랑스산 베토벤 앞서 '미국산 베토벤'이라고 포스팅 한 적이 있는데, 이번엔 '프랑스산'이다. 베토벤 교향곡이라고 하면 전형적인 독일 음악이라는 생각이 먼저 들긴 하지만, 베토벤 음악의 그 끝을 알 수 없는 깊이를 생각할 때 이런 식으로 특정 짓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며 다른 한 편으로는 엄청난 실례라는 생각도 든다. ( 2017/03/25 - [Classical Music/beethoven] - 베토벤 교향곡 제5기 #3 - 미국산 베토벤 )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인들이 연주한 베토벤은 썩 내 취향이 아니었다. 그러고 보니 카라얀이 필하모니아를 지휘한 녹음은 '영국산 베토벤'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 일단 영국 까지는 어딘지 모르게 유럽에 속하며 어느 정도 게르만 문화권과 가깝다는 생각으로 넘어갈 만.. 2017. 4. 8. 이전 1 2 3 4 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