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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assical Music/music note

apple music - 롯데콘서트홀 개관공연 실황 (DG)

by iMac 2017. 2. 18.

롯데 콘서트홀 오프닝 콘서트


베토벤

레오노레 서곡 제3번


생상

교향곡 제3번 '오르간'


최성환

아리랑 환상곡


정명훈, 지휘

신동일, 오르간

서울 시향 (DG)







롯데콘서트홀


이래저래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롯데월드에 심지어 콘서트홀까지 생겼다는 말에 정말 반신반의 했던 것이 언제인지 모르게 어느새 오프닝 공연도 열리고 이어서 여러 공연이 이어졌다. 이제 서울시향은 이곳과 예당 두 곳에서 연주회를 여는 모양. 공연장 내부 사진으로 볼 때 나름 멋지게 최신식으로 지어져서 궁금하긴 한데, 여전히 가보고 싶은 엄두는 나지 않는다. 


사람에 따라서는 기우라고 할 수도 있지만, 여전히 뭔가 찜찜한데다 현실적으로 집에서 너무 멀다. 공연이 대부분 저녁시간이라 예당도 찾아가려면 회사에서 연가를 내던가 해야 가능하기에 그보다 더 멀리 떨어진 롯데콘서트홀은 나에게는 현실적으로 계륵. 아무튼, 궁금하긴 한데 갈 엄두는 안나던 차에 개관공연 실황음반이 애플뮤직에 올라왔다. 일단, 세상 좋아짐을 다시 실감.



녹음


소리가 좋다고 이래저래 소문이 자자했지만, 사실 이 부분은 상당부분 주관적인지라 내가 듣지 않으면 알 수 없다. 오랜 세월 검증된 빈 무직페라인같은 곳의 소문과는 달리 봐야 하니까. 일단 실황임을 감안해도 녹음으로 듣는 소리는 그런대로 나쁘지 않다. 최소한 얼마전 들어본 런던심포니의 LSO실황 음반의 퍽퍽한 소리보다는 훨씬 풍성하고 좋게 들린다. 


잔향이 좀 풍성한 편이지만 아주 심하지는 않은데 그렇다고 해상도가 아주 좋은 편도 아니어서 살짝 애매한 편이다. 요즘 나오는 칼 같은 해상도와 생생한 현장감을 전해주는 식의 음향과는 조금 느낌이 다르다. 다이내믹 레인지의 낙폭이 크지 않게 들려서 전체적으로 입체감이 살짝 부족하게 들리고 모든것이 부드럽고 풍성한 울림 속에 감싸여 있는 듯한 느낌. 그래도 전체적인 밸런스는 나쁘지 않아서 듣기에 편안하긴 하다. 


연주회장에 가 본 것이 아니고 전적으로 음반만 듣고 이 곳의 소리가 어떻다고 판단할 수는 없고 녹음된 소리만 놓고 판단하면 전체적으로 아주 크리미한 소리이다. 이것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상대적으로 지금까지 서울시향이 DG에서 발매했던 음반들에서 들려준 예당에서 녹음된 소리보다 선명하게 날선 느낌이 부족한 것은 분명하다. 아주 좋은 평가를 받았던 말러 녹음들과 비교하면 완전히 다르다는 것이 바로 느껴진다. 고급스러운 울림이지만 보다 선명함을 원하는 내 취향에는 결론적으로 좀 아쉽다.



연주


일단 서울시향의 앙상블은 크게 흠잡을 데가 없다. 객관적인 완성도에 있어서 엄청난 감동 까지는 아니어도 대단히 안정감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하고 싶다. 일단 이정도 완성도는 되어야 맘 편하게 들을 수 있으니까. 우리나라 오케스트라 중에서 이 정도로 안정감 있는 목관 앙상블을 들려주는 단체를 보지 못했다. 목관앙상블이 짜임새를 갖추지 못하면 전체적인 울림이 허전해 진다는 것을 그렇지 못한 연주들을 보면서 최근에야 깨달았다. 기술적으로 최소한 이정도 완성도는 갖추어야 다음단계인 취향의 문제로 넘어갈 수 있다. 


일전에 빈 필 연주회 후기에서도 썼듯이, ( 2016/12/09 - [Classical Music/concert] - 정명훈 & 빈 필하모니 (2016.11.2) ) 요즘 내가 듣기에 정명훈 지휘자는 베토벤 작품과 상성이 잘 맞지 않아 보인다. 비록 연주 직후 서곡부터 힘찬 브라보가 터져나오긴 했지만 솔직히 레오노레 서곡에서 내가 기대하는 소리는 아니었다. 모든 것이 너무나 풍성하고 아름답기만 하다. 녹음의 성향도 해석과 맞물려 더더욱 그렇게 들려서 더 그런 듯. 첫 화음부터 내가 알던 그 작품이 맞나 싶을 정도로 낯설다. 


우리 나라 연주회장으로는 처음으로 제대로 된 오르간 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점에서 생상의 오르간 교향곡을 선택한 듯 한데, 연주효과까지 고려했을 때 나쁘지 않은 선곡이다. 녹음의 방향이 여전히 아쉽긴 하지만 오히려 이 작품에서는 작품 특유의 신비로운 이미지와 잘 맞아 떨어져서 시너지효과를 내고 있다. 선명함은 떨어지지만 소리의 결은 소홀함이 없이 잘 살아있어서 나쁘지 않고 앞서 썼던 것처럼 밸런스가 아주 좋아서 모든 것이 듣기에 편안하다. 오르간 소리도 선명하면서도 나머지 소리를 위압적으로 덮어버리지 않고 오케스트라와 아주 균형을 잘 맞추고 있다.



정명훈/바스티유 (DG) 1991 - 여전히 이게 더 좋다!



오르간 교향곡이야말로 정명훈 지휘자의 장기 중의 하나이기에 연주의 수준은 충분히 만족스럽게 즐길만 하다. 예전 바스티유 녹음(DG)에서 들려준 젊은 패기와 비교하면 모든 것이 원숙해지고 여유로워진 느낌. 바스티유 녹음은 처음듣고 그 완성도와 넘치는 활력에 정말 깜짝 놀랐던 기억이 있어서 좋아하는데 개인적인 취향으로는 녹음의 성향이나 보다 싱싱하게 다가오는 패기넘치는 모습 덕에 시나 예전 녹음이 더 좋게 들린다.


실제 연주회장에서 듣는 소리는 어땠을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객관적인 완성도는 흠잡을 데 없어 보이고 객석의 환호성도 당연해 보인다. 가보고 싶긴 하나 가지는 못하고 있는 사람 눈 앞에 이렇게 떡 하니 애플뮤직 신보로 나와서 들어보게 된 것은 일단 대만족이다. 이 소리만 가지고 전부 다 알수는 없지만 일단 녹음에 담긴 소리는 긍정적인 면이 많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딱히 내 취향을 만족시키는 편은 아니다. 


퍽퍽한 소리보다는 분명 낫지만 아주 고급스러운 완성도 높은 소리라고 하기에도 어딘가 어중간하다. 소리에 대한 판단은 어디까지나 취향의 영역이니 가능하면 일단 들어보시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