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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assical Music/music note

BBC 뮤직 매거진 -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제10번 / 안드리스 넬손스 (DG)

by iMac 2017. 3. 17.


BBC 뮤직 매거진 2016년 6월호


BBC 뮤직 매거진에 'Building a Library'라는 매월 연재되는 코너가 하나 있다. 말 그대로 유명 작품 하나 골라서 간단한 소개와 함께 디스코그래피 구성을 위한 추천음반 소개 코너. 뒤적뒤적 하다가 하나 눈에 띄는 것이 있어 포스팅해본다.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제10번


안드리스 넬손스(Andris Nelsons, 1978~) 라트비아 출신 지휘자로, 동향의 대선배 지휘자 마리스 얀손스의 문하생으로 현재 각광 받는 차세대 거장 지휘자 후보라 하겠다. 개인적으로 영상에서 보는 그의 지휘모습은 그닥 별로지만, 그가 만드는 음악에 활력이 넘친다는 점 만큼은 인정한다.


어느새 베를린 필 차기 상임지휘자 후보로까지 언급되었을 정도로 괄목할만한 성장을 보여주었는데, 보스턴 심포니 지휘자로서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실황녹음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이 음반이 처음 나왔을 때 개인적으로도 기대가 무척 컸다. 이 사이클이 완성된다면 아마도 DG로서는 단일 지휘자에 의한 제대로 된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전집을 처음으로 갖추게 되는 셈이다. 


10번 외에도 5, 8, 9번 음반도 역시 발매되었다. 아무튼 BBC 뮤직 매거진 2016년 6월호 해당 코너에서 베스트 레코딩으로 선정해서 소개하고 있는데, 역시나 이런 부분에서 내 생각과 좀 다르다. 이런 순간과 마주칠 때마다 음악 듣기는 전적으로 내 감각에 의존해야겠다는 걸 새삼 실감한다.


이 음반은 사실 꽤 많은 분들도 좋게 들은 걸로 알고 있다. 사실 제법 훌륭한 연주이고 듣기에도 무척 좋은 녹음임에 틀림없다. 실황인지라, 마지막 청중의 열광적인 반응도 그럴 듯 하다. 넬손스는 평소대로 활기 넘치는 음악을 만들어주고 있으니 나름대로 괜찮은 편이지만, 결론은 내가 바라는 쇼스타코비치가 아니었다. 


전반적으로 내 취향에는 긴장감이 부족하고 지나치게 낙천적이다. 그것이 순간순간 듣기에 좋은 건 사실이지만 전체적으로 모아놓고 보면 내가 기대하는 방향과 영 다르다. 음색의 문제는 미국 오케스트라라서 그런지도 모른다는 내 나름의 편견도 작용한다. 음색 자체가 전반적으로 너무 밝아서 쇼스타코비치 작품에서 기대하는 음울함 맛이 아쉽다. 그러다보니 종종 피도 눈물도 없이 무자비한 음악이라는 생각이 들곤 했던 2악장 스케르초도 내 취향엔 좀 밋밋하다. 객관적으로 멋지게 들리는 연주이자 녹음이라는 점은 충분히 인정하지만, 개인적으로도 기대가 컸던 만큼 아쉬움도 컸던 음반.



그 외의 추천


므라빈스키스크로바체프스키


이 외에는 므라빈스키(1954), 카라얀(1969, 모스크바), 스크로바체프스키(1990)를 추천하고 있는데 이 셋 모두 애플뮤직에서 들어볼 수 있다. 과거의 녹음들 중에서 꼽은 추천으로는 여기에 빠진 것들에 대해 이의가 있을 수 있겠지만 적어도 추천된 연주들 각각은 나름대로 충분히 훌륭한 연주로 수긍할 수 있는 것들이다. 


앞의 두 연주야 워낙 유명한 것들이지만 특히나 이번에 스크로바체프스키/할레 오케스트라의 연주를 알게 된 것은 훌륭한 소득이다. 이럴 때면 또 잡지의 도움을 인정하게 되기도 한다. 노거장의 실력이 빛을 발하는 멋진 연주인데다 대표작 5번과 커플링된 드문 구성인 점도 매력적이다. 




그런데 이 코너에는 항상 맨 마지막 모서리에 'Avoid..' 라는 칸이 있다. 선택을 권하지 않는 음반 정도로 생각되는데, 여기에 카라얀의 1981년 녹음이 올라가 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나름 논란이 있을 수 있다. 카라얀의 10번 중에서는 여전히 60년대 녹음이 더 낫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기 때문인데, 나는 다 좋지만 그래도 아직까지는 81년 녹음 쪽에 손이 더 간다. 여기서 또 한번 생각이 엇갈린다.



나의 추천



이번 BBC 뮤직 매거진의 추천은 또 한번 내 생각과 어긋나버렸다. 아이러니하게도, 베스트 추천보다는 그 외 추천 중 스크로바체프스키의 연주를 알게 된 것이 진정한 소득이 되었다. 그렇게 나름의 소중한 소득도 있고 생각할 기회를 만들어 준 점은 인정. 


그래도 좀 아쉬우니 내 추천을 하나 꼽자면 단연 바실리 페트렌코/로열 리버풀 필하모닉 오케스트라(Naxos) 녹음. 정말 칼날같은 연주로 현재로서는 개인적으로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전집 추천 1순위이다. 바실리 페트렌코의 녹음에 대해서는 나중에 따로 자리(?)를 마련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