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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assical Music/music note

빌데 프랑 - 바이올린 소품집 'Homage' (apple music)

by iMac 2017. 12. 4.

바이올리니스트



이 세상엔 참으로 많은 바이올리니스트가 존재한다. 이러한 현상은 사회 다른 모든 분야 마찬가지이니 딱히 새삼스러울 것도 없지만, 아무튼 최근에 새롭게 진가를 알아보게 된 연주자가 있어 포스팅해본다.

빌데 프랑은 노르웨이 출신 바이올리니스트로, 검색을 해 보니 우리 나라에도 온 적이 있었다. 그 때에는 별로 관심이 없다가 이번에 불현듯 그 존재(!)를 알아보게 되었다. 

빌데 프랑의 이름은 베를린 필 디지털 콘서트홀에서 처음 제대로 접하게 되었다. 그 전에도 이리 저리 본 적은 있었지만 주의 깊게 들어보지는 않았었다. 그러다 이름을 알게 된 것이 노르웨이에서 있었던 베를린 필의 2016 유럽콘서트. 

사실 이 때도 잘 들어보지는 않았다. 희한하게 외모에 대한 편견(!?)도 있어서, 연주하는 자세가 딱히 맘에 들지 않아서 그랬던 것 같다. 그러고 보면 이 사람, 키가 크고 길쭉길쭉해서 자세가 꽤 특이하다. 신체 조건상 어정쩡한 그런 자세가 나올 수 밖에 없어 보인다. 


Homage



그동안 아무 관심도 없다가 갑자기 이렇게 뒷북인 것은, 얼마 전 애플뮤직에 올라온 소품집 'Homage' 덕분이다. 사실은, 와이프가 이걸 하루에 두 번 세 번 연달아 들으면서 이걸 강추해서 들어보게 된 것이다. 

일단 들어보니 달리 뭐라 할 말이 없어졌다. 예리하고 서늘한 현의 울림에 그녀만의 개성이 느껴진다. 일단 그것만으로 인정할만 한데, 음악의 만듦새가 대단히 만족스럽다.

아름다운 선율은 충분히 만끽하면서도 순간순간 깜짝 놀랄 정도로 과감하기도 하고 팽팽하게 긴장의 끈을 단단히 부여잡기도 한다. 이정도 실력은 되어야 세계 정상급으로 명함을 내밀만 하구나 싶었다. 

또 한가지 정말 칭찬하고 싶은 것이, 선곡의 센스가 아주 탁월하다는 점이다. 그저 그런 소품집과는 확실히 차별성을 보여준다. 상당 부분 이런 류의 소품집에서 듣기 힘든 곡들이 대부분이지만 그렇다고 생경하거나 그렇지 않고 듣다 보면 빨려들어가는 매력이 가득한 멋진 선곡들이다.


제목이 '오마쥬'인 이유에 대해서 애플뮤직 에디터 노트에 소개된 내용을 보면 크라이슬러, 시게티, 아우어 등 바이올린 황금시대 거장들이 즐겨 연주했던 앙코르 소품들을 오마주했다고 한다. 실제로 상당 수 작품들이 아우어, 크라이슬러, 시게티, 하이페츠 등의 편곡 작품들이다.

일단, 이렇게 한 번 꽂히고 나니 그동안 무관심했던 것을 만회하기 위해 이리저리 뒤져 보게 되었다. 좀 더 들어봐야겠지만 콘골트의 협주곡도 (그라모폰사 수상음반!) 대단히 훌륭했다. 


베를린필 디지털 콘서트홀을 찾아보니 12월 23일 이반 피셔의 지휘로 바르토크 바이올린 협주곡 1번 협연이 예정되어 있다. 이것도 상당히 기대된다. 아무튼, 이 세상 수 많은 바이올리니스트 중에서 또 한 사람 관심을 갖고 귀기울여 보고 싶은 연주자 한 명을 발견했다. 이번 음반은 그런 의미에서 더더욱 소중한 기록일 것이다. 적극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