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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assical Music/music note

쇼스타코비치 - 교향곡 정리

by iMac 2018. 7. 4.

일전에 쇼스타코비치 관련 독후감을 올리면서 요즘 쇼스타코비치에 푹 빠져 있다고 한 적이 있다. 음악을 좋아하는 취향도 일종의 '유행'이 있음을 느끼곤 한다. 그런 관점에서 요즘의 나에게는 쇼스타코비치가 최신 유행인 셈이다.



바실리 페트렌코 / 로열 리버풀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Naxos) - 11CD




지난 번 포스팅에서 밝혔듯이, 나 자신 그 동안 나름 쇼스타코비치를 좋아한다고 생각했던 것이 지금 돌아보니 정말 피상적이고 귀에 잘 들어 오는 몇 몇 대목만 즐겨 들었던 정도일 뿐이라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 


서두에 적은 것 처럼, 유행이라는 관점에서 생각하면 음악을 처음 듣던 중, 고등학교 시절의 내 사랑 중 하나였던 차이코프스키의 교향곡들은 이제는 잘 손이 가지 않는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여전히 변함없는, 아니 더더욱 좋아하게 되는 것은 역시 베토벤. 


베토벤은 논외로 하고 그 외 지금 현재 가장 열심히 듣고 있는 것이 쇼스타코비치인데, 쇼스타코비치의 교향곡 전반에 대해 한 눈에 들어오는 목차 비스무리한 것을 만들어 보고 싶었다. 



쇼스타코비치 - 교향곡 목록


쇼스타코비치는 생전에 15번까지 교향곡을 발표하면서 나름 성공한 교향곡 작곡가로서는 처음으로 9번의 저주를 깬 케이스. 그게 음악 듣는데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일종의 가십으로 흥미롭긴 하다. 


교향곡 제1번 f단조 op.10 (1925 - 19세)


교향곡 제2번 B장조 '10월 혁명에 바침' op.14 (1927 - 21세)


교향곡 제3번 Eb장조 '5월1일' op.20 (1929 - 23세)


교향곡 제4번 c단조 op.43 (1936 - 30세)


교향곡 제5번 d단조 op.47 (1937 - 31세)


교향곡 제6번 b단조 op.54 (1939 - 33세)


교향곡 제7번 C장조 op.60 (1941 - 35세)


교향곡 제8번 c단조 op.65 (1943 - 37세)


교향곡 제9번 Eb장조 op.70 (1945 - 39세)


교향곡 제10번 e단조 op.93 (1953 - 47세)


교향곡 제11번 g단조 '1905년' op.103 (1957 - 51세)


교향곡 제12번 d단조 '1917년' op.112 (1961 - 55세)


교향곡 제13번 b단조 '바비야르' op.113 (1962 - 56세)


교향곡 제14번 g단조 '죽은 자의 노래' op.135 (1969 - 63세)


교향곡 제15번 A장조 op.141 (1970 - 64세)



이렇게 정리해 놓고 보니 평생에 걸친 노작들이라는 점이 실감난다. 음반은.. 워낙 들을만한 음반이 많긴 하지만, 요즘은 바실리 페트렌코의 낙소스 전집을 일종의 텍스트 삼아 듣고 있다. 그 외 각각의 곡에 따라 생각나는 음반을 추가로 골라 듣는 편. 


바실리 페트렌코의 낙소스 전집은 나름 무척 맘에 들어서 한 장 한 장 낱장으로 열심히 장만했던 기억이 있다. 문제는 장만은 해놓고 꽤 오랫동안 열심히 듣지는 않았다는 것. 그래도 언젠가는 이렇게 좋아할 날이 오나보다. 열심히 듣기는 하는데, 요즘은 대부분 타이달+오디르바나로 듣고 있다는 것이 함정. 


낱장으로 구입하면 페트렌코의 사진이 들어간 종이 커버가 씌워져 있는데, 커버를 벗기면 보이는 CD 표지는 모두 쇼스타코비치의 사진들이다. 나름 괜찮은 구성이고, 그만큼 낙소스에서 자신을 갖고 공들여 발매했다는 것이 느껴진다. 





스타일별 구분 



요즘 한창 듣고는 있는데, 여전히 이 작품들을 이해하는 과정은 현재진행형이다. 전체적인 윤곽과 미시적인 부분 모두를 다 이해하지는 못하고 있기에 우선 작품의 스타일을 내 나름대로 묶어서 다음과 같이 생각하고 있다. 


  • 1, 9, 15번


경쾌하고 유머러스하며 투명한 울림의 멋진 작품들. 15번은 이전까지 몰랐지만 요즘 들어 새삼 들으면 들을 수록 아무 생각 없어지는구나 싶은 기묘한 작품이다. 달관의 경지? 해탈의 경지? 피아니시모로 끝나는 순간이 이토록 짜릿하다니. 


  • 2, 3번


아직까지 손이 잘 안가는 작품들. 다분히 실험적이고, 시대 분위기를 직접적으로 반영하고 있는데, 그게 아직은 낯설다. 과연 앞으로도 즐겨 들을 수 있을까? 물론 장담할 수 없다.


  • 4, 6, 8번


셋 다 장대하고 듣다 보면 어딘지 모르게 분위기가 비슷한 1악장으로 시작한다. 전체적으로 이해하기가 쉽지 않은 곡들이라는 공통점. 그래도 그나마 6번이 과장된 분위기로 이해하기 쉽게 끝난다. 


  • 5번, 10번


둘 다 모범적인 4악장 구성에 짜임새 있는 작품이라는 점에서 비슷하게 느껴진다. 압도적인 성공작이라면 역시 5번이지만 10번도 꽤 인기 있는 작품이다. 


  • 7, 8번


8번이 또 나와서 이상하긴 하지만, 전쟁시기의 작품이라는 점에서 둘을 같이 묶는 것도 가능하다. 둘 다 장대한 규모라는 점은 비슷하다. 그래도 요즘은 들을 수록 8번이 한 수 위라는 생각이 든다. 


  • 11, 12번


두 곡은 굳이 이렇게 하지 않아도 자연스레 하나로 묶을 수 밖에 없어 보인다. 예전에는 제목만 보고 어딘지 모를 불편함을 느꼈는데, 요즘은 오히려 잘 듣고 있다. 이 곡들은 결코 그렇고 그런 프로파간다가 아니다.


  • 13, 14번


11, 12번에서 보여준 전형적인 묘사음악적 분위기에서 돌연 이런 도발적인 작품들이 이어지다니. 아직 오롯이 다 이해하지는 못하고 있지만, 가히 압도적인 작품들이다. 






일단, 여기까지 요즘 내가 쇼스타코비치의 교향곡을 듣고 있는 관점을 대략 정리해 보았다. 전체적인 목록을 한데 모아두니 종종 들여다 보기에도 좋을 듯. 각각의 작품에 대한 느낌은 역시 장담은 못하지만, 차츰 포스팅할 기회가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