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건담
최초에 등장한 건담은 반다이에서 여러 차례에 걸쳐 새로운 버전으로 선보여왔다. 어차피 똑같은 녀석이긴 하나 그동안 제작기술이 발달해서 더 멋진 제품으로 출시한다는 의미도 있고 새로운 컨셉으로 재해석하는 의미도 있는데, 결국은 그걸 구입하는 나 같은 사람은 결국 상술에 놀아난(?) 셈이다.
처음엔 3.0이 나왔는데 2.0은 뭔 소용인가 싶었는데 조금 지나 보니 그게 아니었다. 나름대로 전혀 다른 개성의 제품이어서 여전히 인기도 있고 상품성도 충분해서 잘 팔리고 있는 상황. 한동안은 딱히 관심은 없다가 때때로 깔끔한 디자인이 끌리기도 해서 차츰 2.0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오리지널 디자인
2.0의 디자인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다들 그 디자인이 원작만화 그 자체라는 점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실제로 모양을 보면 철두철미하게 단순한 외장을 추구하고 있다. 복잡하게 색분할하고 세세하게 라인을 그려넣은 3.0에 비하면 하얀 도화지나 다름없다. 워낙 깔끔한 녀석이라 여기에는 데칼 하나 붙이고 싶지 않았다.
내부 관절은 그 무렵 스타일대로 상당히 정교하게 구성되어 있는데 그렇게 정성껏 만들고 나서 하얀 장갑으로 덮어버리니 다 만들고 나면 순간 허망하기까지 하다. 대신 만들고 나서 들어보면 아주 단단하고 묵직하다. 관절이 삐그덕 삐그덕 불안하게 덜렁거리는 3.0에 비하면 야무진 맛이 아주 그만이다.
빔 라이플의 디자인은 더 이상 손볼 곳이 없는 완성된 형태로서 3.0도 약간의 색분할 외에는 그대로 다시 사용하고 있으며 방패또한 세세한 차이는 있지만 디자인 자체는 큰 차이가 없다.
깔끔한 외관은 그 나름의 유니크한 매력이긴 한데 프로포션이 개인적인 취향으로 아주 완벽하게 느껴지진 않는다. 얼굴은 볼살이 좀 옆으로 퍼진듯 하고 헤드발칸의 색분할이 안되어 있는 점도 살짝 아쉽다. 어깨는 항상 문제인데, 2.0 이전까지의 모든 건담이 어깨와 상박의 비율 설정에 있어 고민을 거듭하는 모양새이다.
2.0의 팔은 적당한 크기와 비율로 잘 조형되었다고 생각하는데 어깨 장갑은 미묘하게 작게 느껴진다. 조금만 더 키웠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 발이 작아서 ‘전족’이라는 소리까지 듣는데 이것도 자꾸 보면 익숙해져서 딱히 작은 줄 모르겠다. 적어도 나에게 발은 크게 거슬려 보이지 않는다. 다만 필요이상으로 3단 분할된 발바닥은 굳이 그럴 필요까지 있었나 싶다. 움직이고 나면 다시 발을 평평하게 하는데 신경이 쓰인다.
이런 저런 아쉬움도 없지는 않으나 어쨌든 퍼스트 건담을 좋아한다면 2.0은 빼놓을 수 없는 모델이다. 건담신화를 시작한 80년대 초반 디자인을 그대로 보여주며 단단한 관절강도 덕에 훨씬 편안한 심리적 안정감(?)을 선사한다. '클래식한 디자인의 매력'으로 요약하고 싶다.
그러고 보니, 자쿠 2.0과 함께 만들었어야 할 녀석은 바로 이 녀석인 셈이다. 그나마 나중에라도 만들어봤으니 다행. 말그대로 구색을 갖춘 셈인데 다른 한편으로 생각하면 그런 구색을 내가 갖출 필요가 있나 싶다. 다시 한 번 반다이의 상술에 놀아난 것인가?
'Note > figure' 카테고리의 다른 글
RX-77-2 Guncannon (HGUC Revive ) (0) | 2017.01.01 |
---|---|
RX-78-2 Gundam (HGUC Revive ) (0) | 2016.12.29 |
RX-178 Gundam MK II (RG) (0) | 2016.12.16 |
RX-78-2 Gundam (MG 3.0) (0) | 2016.12.12 |
MS-06S Zaku II - MG 2.0 (샤아 전용 자쿠) (0) | 2016.12.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