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오노 나나미의 신작. 로마인 이야기가 끝나고 이제 끝인가 싶었는데 2권으로 새롭게 등장했다. 로마 이후의 지중해라.. 상당부분의 이야기는 기존에 이미 출판된 책속에 서술된 내용과 겹친다. 베네치아 공화국을 다룬 바다의 도시 이야기라든가 전쟁 3부작 등등.
기존의 책들과의 차이점이라면 겹치지 않는 부분 위주로 서술하고 겹치는 부분은 대략 훑고 지나가는 식이다. 숲을 그려나가는 식이고, 보다 자세한 나무는 그 책들을 참고하라는 식. 나야 이미 다 읽어 본 사람이니까 상관은 없는데, 아직 그렇지 못한 사람이라면 느낌이 어떨지 모르겠다.
그럼 새로울 것이 없는 책이냐 하면, 결코 그렇지는 않다. 그럴거라면 이렇게 두툼한 2권의 책이 나올리가 없지 않겠는가. 이 책을 통해 비로소 실감하게 된 것이 북아프리카를 정복한 이슬람 세력에 의한 해적활동의 양상에 대한 것이다. 그저 막연하게만 알고 있던 이슬람 해적의 활동이 이렇게까지 엄청난 것이었는지 몰랐었다. 이 사실을 제대로 알게 된 것으로도 이 책의 가치는 충분하다.
이 책을 읽고 나니 모차르트의 오페라 '후궁으로부터의 유괴'나 '차이데'의 배경에 대한 느낌이 완전히 달라졌다. 그전에는 그저 막연하게 해적에게 잡혀왔나보다 싶은 것이 전부였는데 18세기말까지 그런 식의 납치가 횡행했다는 것이고 그러한 사실이 오페라의 소재로 이용될 정도로 널리 알려진 심각한 사회문제였던 것이다.
아무튼 더 이상 뭐가 더 새로운 내용이 나올까 싶었지만 그것이 참으로 어리석은 생각이라는 것을 일깨워주었다. 세상에는 내가 아직도 모르고 있는 사실이 너무나 많은 것이다. 책도 좀 더 부지런히 읽어야겠다.
* 책을 읽고 나서 호기심에 이리저리 검색하다 보니 정말로 현재까지 몰타 기사단은 활동중이다. 심지어 4개국어로 된 홈페이지까지 운영중이다. 아직도 활동중이라는 이야기는 들었는데 이렇게 생생한 모습을 확인하고 보니 정말 놀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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