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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assical Music/music note

사이먼 래틀 - 브람스 교향곡 (2008년 11월 1~14일)

by iMac 2009. 11. 29.


아이폰 기다리느라 기분이 뒤숭숭한 상태로 어제 하루를 날려버리고.. 오늘은 심기일전해서 그동안 미뤄두었던 베를린필 디지털 콘서트홀에서 여러 연주회들을 감상했다. 앞으로 이곳에 올라온 연주회 중 기억에 남는 것들을 포스팅해야겠다. 

최근에 EMI에서 래틀/베를린 필에 의한 브람스 교향곡 전집이 출시되었다. 반응이 꽤 좋은 편인데, 디지털 콘서트홀을 통해 감상한 느낌과 다르지 않은 듯 하다. 여러 번에 걸쳐 소개되고 있는데, 2008년 11월 1일, 8일, 14일에 걸쳐 전곡을 집중적으로 연주한 바 있다. 오늘은 미뤄두고 있던 1번과 2번을 드디어 듣게 되었다. 

이미 이전에도 포스팅한 바 있듯이 이들의 브람스는 의외로 멋진 연주이다. 간만에 베를린 필 답게 묵직하면서도 풍성하고 어두우면서도 투명하며 서늘한 대단히 매력적인 음색을 선사하는데 이루 표현할 길이 없을 정도로 멋지다. 래틀의 해석도 자연스럽기 그지없어서 딱히 흠잡을 구석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개인적으로는 브람스 교향곡 연주에 길이 남을 또 하나의 레퍼런스가 탄생한 듯 싶다. 개인적인 취향으로는 같은 오케스트라를 지휘한 아바도나(DG) 아르농쿠르의(Teldec) 전집을 가볍게 넘어서는 탁월한 수준이라고 생각한다.

아이맥에서 dx-usb를 통해 노스스타 dac로 연결해서 듣는 음향은 웬만한 CD음질을 가볍게 넘어선다. 원 소스가 최신 기술에 의한 고품질 음원이다보니 대강 세팅한 것인데도 효과만점이다. 이 연주를 듣고 있노라면 EMI에서 발매한 CD는 별로 기대가 되지 않는다. 아래와 같이 표지 사진도 난감한데다가 지금까지의 경험상 EMI에서 녹음한 래틀/BPO의 연주치고 음질이 마음에 쏙 들었던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CD버전을 구입할 일은 없을 것 같다.

EMI의 음반 디자인 참으로 안습이다.. --;


11월 1일은 하이든의 92번 교향곡과 브람스의 1번인데 둘 다 멋진 연주. 92번 '옥스포드'는 파리세트와 런던 세트의 사이에 끼어서 좋은 연주를 찾기 쉽지 않은 곡이기에 더더욱 반갑다. 1번 1악장의 경우 요즘 추세와는 다르게 반복을 생략하고 있는데 내 생각도 이 악장은 보다 자연스러운 흐름을 위해서는 반복이 없는 편이 더 좋다고 본다. 

11월 8일 연주회는 라르스 포그트와 협연한 브람스의 피아노 협주곡 제1번과 교향곡 제2번. 프로그램에 벵게로프를 대신했다고 되어 있는데 그럼 원래는 브람스의 바이올린 협주곡이었나? 아무튼 이 역시 둘 다 훌륭한데 피아노 협주곡쪽은 그럭저럭이다. 워낙 어렵고 경쟁자도 많은 작품이고 포그트의 독주도 열심히는 하고 있지만 압도적인 수준은 아니다. 


11월 14일은 3번과 4번 교향곡으로 마무리. 모든 연주들이 대단한 경지에 오른 수준이고 객석의 반응도 뜨겁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베를린 필의 음향 자체가 매혹적이다. 정말 좋은 세상이 되었다는 것을 실감한다. 


* 그나저나 내 아이폰은 아직도 '배송준비중'이라니... 내일은 받아볼 수 있을까? 아무래도 Show에 당한 듯... OT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