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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assical Music/music note

신보 감상 후기

by iMac 2008. 9. 18.
최근에 이런저런 기회가 닿아 왕창 감상하게된 음반들에 대한 비공식(?) 후기들... ^^


리치아 알바네제 - 왕년의 명가수인데 이제는 확실히 파묻히다시피 한 듯. 그래도 이렇게 들어보니 나쁘지 않다. 
첫 곡인 토스카는 그다지 인상적이지 못한데 사실 이건 칼라스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그냥그렇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다음부터는 그럭저럭 들어줄만.. 내지를 읽어보니 내 생각을 꿰뚫어본듯한 내용이 있어서 깜짝 놀랐다는. 음반만으로 그녀를 판단하는 것에 대한 우려의 내용인데 실제 무대에서는 토스카로도 대단한 명성을 얻었다고 한다. 
놀라운 점 - 1915년생인 이 할머니가 아직도 살아있다는..  정말인가 싶어 인터넷에서 검색해보니 자신의 이름을 딴 콩쿠를 주재하고 있고 2008년도 우승자와 찍은 사진도 있다. 단, 왕년의 미모가 사라져 버린 점은 너무나 가슴아프다.

에일린 파렐의 바그너는.. 의외로 할말이 없다. 의문의 여지 없이 압도적이다보니 더더욱 할말이 없다는. 

미국에서 태어난 것이 이런 경우 좀 안타깝다는 생각이다. 그녀가 만약 독일이나 스칸디나비아, 하다못해 영국에서 경력을 쌓았어도 대단한 바그네리안 소프라노로 집중적인 커리어를 쌓았을 것 같다. 그러기에는 너무나도 미국인다운 삶을 살아간 것 같다. 

 
안나 모포는... 확실히 그녀의 놀라운 미모에 비하면 오늘날 성악가로서의 평가는 그야말로 안습이다. 우선 나부터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프로필 사진들은 언제나 흐뭇하지만.. 노래가 별로니... 

그래도, 이 음반에 실린 내용들은 전반적으로 들어줄만 하다. 사실 그 상당부분은 대단한 상대역들 덕분이라 할 수 있으리라. 의외로 마농이 들어줄만 했다. 그래도 내가 모포를 열심히 찾아들을 일은 없을 것 같다. 


클렘페러의 화란인... 우선 고백할 것은 화란인은 그다지 내가 애호하는 바그너 작품이 아니다. 그래도 이 연주는 인정할만 하다. 가수들도 모두 열창인데다가 클렘페러의 무뚝뚝한 해석에도 불구하고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는 기적적으로 연주해 내고 있다. 

사실 이 음반은 거의 10년도 넘은 옛날 해적판으로 구한 적이 있었다. (Hunt레이블로 기억한다. 기억이 가물가물..) 그 때는 그게 해적판인지 어쩐지도 모르던 왕초보 시절이었다. 아마 그걸 EMI음반으로 착각하고 집어든 것 같다. 무리도 아닌 것이 가수진도 거의 동일하다. 문제는 음질이 참으로 안습이었던 것으로 기억나고 그래서 그후로 상당기간 클렘페러마저 무척 싫어하게 만들었던 안좋은 추억의 음반이었는데 이제 그 추억은 접어둬도 좋을 것 같다. 최상의 음질은 아니지만 그런대로 들어줄만한 스테레오실황녹음. 실황의 미묘한 움직임이 더해지니 클렘페러의 연주에 날개라도 붙은 것 같다.


TDK의 타이틀들은 어느정도 수준의 내용을 보장해주긴 하기에 큰 걱정(?)없이 감상을 시작했는데 들여다보니 한국 테너와 중국인 여성 지휘자가 나온다는 이유때문에 수입한 것이 아닌가 싶다. 
그렇다고 뭐 연주가 형편없다는 말이 아니라, 굳이 이걸 사서 볼 엄청난 메리트는 없어 보인다는 이야기. 
처음에는 나폴리의 산 카를로 극장공연인줄 알았는데 오페라단은 맞는데 장소가 로마시대 유적지에서의 야외공연이다. 왠지 사기당한 듯한 기분. 공연장소는 뒷면에 조그맣게 써 있긴 한데 척 봐서는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공연이 이루어진 바이아라는 소도시는 나폴리만의 서쪽끝자락에 위치하고 있다. 궁금하신분은 구글어스로 검색해 보시라. 지도상 포추올리의 왼쪽 맞은편에 위치한다.
하여튼... 실제 그 자리에서 관람한 사람들은 좋았겠지만 이런 경우 음향의 문제로 성공한 타이틀은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이다. 들릴거 다 들리지만 어디까지나 울림이 아니라 근접 마이크에 의한 소리이다보니... 
달리 생각해보면 내 입맛이 상당히 까다로운 것 같기도 하다. 
나폴리만 관광가이드같은 보너스 영상이 더 재미있다는 아이러니...


자넷 베이커의 75세 생일 기념 음반. 역시 이런 류의 컴필레이션 음반에 대해서는 딱히 할 말이 없다. 부디 무병장수하시길 기원할 따름이다. 
6~70년대 전성기 시절의 녹음들로 다들 들어줄만 하다. 그렇긴 하지만 이걸 사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나만 해도 컴필레이션 음반은 거의 사지 않는 편이다. 차라리 오페라 전곡을 사긴 해도 말이다. 


파페의 DG 이적 첫 독집앨범! 
파페가 조그마한 단역으로 처음 등장했던 때를 나는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자발리쉬 지휘의 마이스터징거에서 야경꾼으로 나왔었는데 - 유감스럽게도 그 음반은 처분해버렸다 -그 배역은 예전에 카라얀반에서는 젊은 시절의 쿠르트 몰이 불렀었다. 그래서 당시 나는 이 심상치 않은 목소리의 주인공 역시 대형가수가 되지 않을까 상상했었는데... 실제로 그렇게 된 것이다! 파페를 보면서 내귀가 확실히 틀리지 않았다는 자신감을 가진다. 
녹음도 좋고 목소리도 좋고 다 좋다.  그래도 돈주고 살만한거냐고 묻는다면...?  독집 앨범중에 사고 싶은 것이라면 요즘은 안나 네트렙코밖에 없지 싶다. 이런 종류의 음반들이 으레 그렇듯 너무 잘 부르려고 한 것 같다. 
바그너는 좀 아쉽다. 라인의 황금에서의 보탄은 너무 단편적이고 마르케왕은  전곡판보다 흐름이 덜 자연스럽다. 차라리 보탄의 고별을 부를것이지..


EMI의 The Opera Series - 그야말로 안습이다. 이런 명반들이 이런 옷을 입고 창고 대방출처럼 쏟아져 나오다니. 아무튼 이게 현실이다. 그래도 이렇게라도 나오는게 어디냐 싶다는. 카일베르트의 마탄의 사수는 아직 없다면 당장 집어들라고 권하고 싶다. 이 작품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다면 말이다. 개인적으로는 클라이버보다 솔직한 연주라고 생각한다. 
별다른 리마스터링 표시는 없지만 경험상 옛날 CD보다는 요즘 제작된 것들이 음질적으로도 좋은 것 같다. 내가 가지고 있던 도시바판보다 훨씬 묵직한 중량감이 맘에 든다. 도시바 등 일본 국내 발매반들에 대해서는 요즘 상당히 회의적인 생각이 든다. 

하이팅크의 코지 판 투테... 의외로 나쁘지는 않다만 요즘 솔직히 코지는 상큼하고 멋들어진 경쟁자들이 너무 많다. 더더구나 이런 염가옷을 입고 나오면... 


에네스쿠의 유일한 오페라라는 외디프.. 80년대 당시로서는 가능한한 초호화 캐스팅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작품자체가 너무 알려지지 않은 것이 문제. 처음 들어보았지만 그리 나쁘지 않다. 적당히 현대적이면서 그리 난해하지도 않고 장면이 잘 그려진다. 재밌는 장면이라면 스핑크스와의 수수께끼 대화장면이다. 마리아나 리포브체크가 스핑크스를 불렀는데 히스테리컬한 가창이 아주 코믹하다. 


이건 말그대로 레바인의 토스카라고 해야겠다. 그만큼 레바인의 존재감이 압도적이다. 본인은 아쉽긴 하겠지만 역시 레바인은 전설적인 오페라 지휘자로 자리매김해야 할 것이다. 
가수들 모두 나름대로 잘 해주었지만 그 정도 가지고는 경쟁자들을 물리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지휘자의 마술이 오히려 나름 명가수들인 이들의 존재감을 희석시켜버렸다. 


요새 한창 이리저리 알아보고 있던 작품인지라 이 음반의 등장은 내심 반가웠다. 찾으려 해도 보이질 않았는데 그러던 참에 이렇게 나타났으니 말이다. 낙소스의 아리아드네는 참 희한한 작품이라고밖에 설명이되지 않는데 아무튼 이 음반도 그닥 만족스럽지는 않다. 개인적으로 집착하는(?) 대목인 프롤로그의 작곡가 캐릭터가 여전히 불만스럽다. 



개인적으로 나비부인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이 작품을 들여다 보면 푸치니가 종종 '키치'로 욕을 먹는 이유에 동의하고 싶을 정도. 물론 전적으로 동의하지는 않지만 적어도 이 작품은 영 맘에 안든다. 그런데 푸치니 본인은 이 작품이 그렇게 맘에 들었단다. 보고 또 보고... 그때마다 좋아서 싱글벙글이었다니... 쩝...
그건 그렇다 치고 이 음반은 54년 녹음인데 55년의 칼라스/카라얀판보다는 이게 훨씬 나은 것 같다. 칼라스 빼면 아무것도 남는게 없는 것보다는 이쪽이 구석구석 균형이 잘 잡혀있다. 듣고보니 의외였지만 정말이다. 앙헬레스도 잘하지만 스테파노와 곱비의 존재감은 비할바가 없다. 이무렵 스테파노는 정말 이렇게 잘불러도 되나 싶을 정도이다. 


글라인드본 오페라 자체제작 레이블로 나온 호화판 장정의 피가로의 결혼. 
뭔 돈이 있어서 이렇게 하드보드로 멋지게 만들었나 싶었는데 전부 메이드 인 차이나였다. 중국의 위력을 이런 곳에서까지 실감할 줄이야. 

62년의 실황으로 연주는 기대이상, 아니 거의 기적적인 수준이다. 이정도로 균형잡힌 캐스팅을 구성하기란 쉽지 않다. 오페라 음반을 많이 들어봤으면 알것이다. 모노에 실황녹음이지만 소리는 그런대로 들어줄만 하다. 
연주가 나쁘지는 않은데, 이 역시 얼마나 많은 사람이 살지가 미지수다. 

모 잡지의 소개에서는 생략이 전혀 없다고 했지만 4막에서 마르첼리나의 아리아 하나가 생략되어 있다.(25번) 19세기 중반까지의 오페라들은 모두 곡에 번호가 붙어 있고 트랙번호에 붙어 있는 번호만 읽어봤어도 24번에서 26번으로 건너뛰는 것이 보일텐데... 거기에다 양호한 스테레오 음향이라고 했다. 내가 듣기엔 이건 아무리 들어봐도 모노녹음이다. 도대체 나랑 같은 음반을 들은 건지 궁금해진다. 




헥헥헥... 이렇게 써놓고 보니 정말 많다. 이걸 다 들었단 말인가? 내가 생각해도 대단대단... 이제 마지막 메인디쉬가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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