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 뮤직 매거진 어워즈 - 2019년 5월호


간만의 포스팅. 4월은 잔인한 달이라고 했던가? 환절기가 무섭다고는 알고 있었지만 이정도 일줄이야. 거의 2주간에 걸쳐 컨디션이 엉망이었다. 좀 나아지나 싶었다가 지난 한주간은 정말 최악이었다. 금요일 밤부터 살아나 토요일 아침에 되어 보니 건강함의 고마움이 이정도였나 싶었다. 문득, 전원 교향곡 마지막 악장이 떠올랐다. 폭풍우가 지난 다음에 절로 떠오른 감사의 마음.



BBC 뮤직 매거진 어워즈 2019


음악 잡상을 담는 공간인 'music note'에 정말 오랜만에 글을 올리는 것 같다. 그동안 너무 소식이 뜸했던 것 같기도 하고, 결국은 나에게 남는 것은 음악이구나 싶었다. 


BBC 뮤직 매거진은 그동안 종종 포스팅 했듯이, 마냥 좋지만도 않고 그렇다고 아예 끊어버리지도 못하는 그런 애매한 관계(?)로 남아 있다. 


여전히 내 생각과 맞지 않을 때도 있지만 그래도 최신 경향을 살펴 볼 때에는 도움이 된다. 시간내서 내가 일일이 찾아 보지 않아도 어느 정도 정리된 형태로 제공되는 것이 나름 괜찮다. 


이번에는 어떤 음반이 상을 받았나 살펴 보면서 타이달이나 애플 뮤직에서 찾아 들어보는 재미도 있다. 예전엔 궁금하면 무조건 CD를 주문했어야 했지만 지금은 바로 검색해서 들어보면 그만이다. 


BBC 뮤직 매거진 - 2019년 5월호



올 해의 음반은 아이슬랜드 출신 피아니스트 비킹구르 올라프손의 바흐 앨범(DG). 클래식 신보의 경우, 타이달보다 애플뮤직이 좀 더 다양하고 많은 음반이 올라와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음질적인 측면에서 타이달 마스터 음원 MQA의 매력은 역시 비할바가 못된다. 


물론, 모든 음원이 MQA로 제공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유명 레이블 음원 위주로 찾아볼 수 있다. 이 바흐 앨범도 MQA로 들어볼 수 있다. 트랙이 35개나 되는데, 바흐의 다양한 건반악기 작품이 수록되어 있다. 빌헬름 켐프나 부조니, 라흐마니노프, 피아니스트 자신이 편곡한 버전도 들어있다. 


타이달 MQA 24/96khz음원을 오디르바나 프로그램으로 24/192khz로 업샘플링해서 퀘스타일 오디오 CMA400i를 통해  젠하이저 800S 헤드폰으로 듣는다. 이정도면 현재로서는 더 이상 뭐가 더 필요한가 싶다. 


바흐 : 타이달 MQA + 오디르바나



요즘 나의 음악 취향이라면, 바흐는 여전히 나쁘지 않지만 그렇다고 열광적인 탐닉의 대상은 분명 아닌 것 같다. 뭔가 하면서 틀어놓아도 나쁘지 않은 편안함과 지적인 만족감 까지. 그런 관점에서 볼 때 충분히 만족스러운 음반이다. 트랙이 많은 점도 이럴 때 장점이 된다. 


그 외 수상 음반들이 많이 있지만, 내 취향의 범주 내에서 눈에 들어 오는 것을 고르자면 딱히 그렇게 많지도 않다. 다닐 트리포노프/세갱 필라델피아의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음반(DG)이 협주곡 부문 수상. 



라흐마니노프 : 타이달 MQA + 오디르바나



트리포노프야 워낙 잘 하는 건 분명한데, 이제 나는 라흐마니노프는 잘 듣지 않는다. 차이코프스키나 라흐마니노프 같은 지극히 낭만적인 음악들이 요즘은 신파로 들린다. 차라리 프로코피에프나 쇼스타코비치를 듣는다. 


심드렁해서 그런지는 몰라도, 연주 역시 큰 감흥이 없다. 요즘 기준으로 볼 때 충분히 잘 한 정도? 그러고 보니 이것도 DG 음반인데, DG 특유의 녹음 스타일을 고수하고 있는 음반이다. 선명하게 소리를 잘 담아 놓기는 했는데, 다른 한 편으로는 좀 답답하기도 하다. 


라흐마니노프를 듣다가 말러로 옮겨타면 순간 눈이 번쩍 뜨인다. 녹음이 우선 다르다. 딱 요즘 스타일인데, 투명하고 시원하며 생생하다. 아담 피셔/뒤셀도르프 심포니의 말러 교향곡 1번이 관현악 부문 수상작. 



아담 피셔/뒤셀도르프 심포니의 말러 시리즈들 (타이달)



요즘 흔히 보는 것 처럼 오케스트라 자체 레이블 음반인데, 시원한 음향이 가장 큰 강점이다. MQA는 아니지만 16/44.1khz 음원으로 충분히 훌륭하다. 타이달에도 현재까지 출시된 음원이 모두 올라와 있는 듯. 현재 1,3,4,5,7, 대지의 노래까지 6종이 올라와 있다.


연주는, 딱히 개성적이지는 않으나 오디오적인 매력이 있어서 충분히 들을만 하다. 뒤셀도르프 심포니의 음향은 살짝 차갑고 투명한 현대적인 음색인데, 개성이 아주 강하지 않다 싶었더니 오페라 극장 반주를 주로 한단다. 


음악적으로 이거다 싶은 강한 호소력은 없지만 음향적인 매력은 무시 못하는 그런 음반. 어찌 보면 말러의 음악 그 자체를 감상 포인트로 잡아야 할 것이다. 1번은 언제 들어도 멋진 곡이고 이 음반에서 들을 수 있는 연주 또한 그렇다. 


충분히 즐길만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이 정도 수준에서 만족해야 하는 것이 오늘날의 현실인가 싶기도 했다. 그래도 투명하고 시원하며 적정선을 지키고 있는 수준급 말러 연주로서 추천할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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