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람스 / 코른골트 바이올린 협주곡 : 니콜라이 츠나이더, 발레리 게르기에프, 빈 필 2006년 12월 실황 (RCA)
정말 오랜만에 들어본 브람스 바이올린 협주곡 신보. 브람스의 바이올린 협주곡이야 워낙 고금의 명반들이 즐비한 작품이기에 이제 웬만한 신보는 눈에 잘 들어오지도 않는 편인데다가 언제부터인가 게르기에프는 한때의 열광이 식으면서 요즘은 개인적으로 음반으로는 영 재미없는 지휘자가 되어버려서 평소같으면 거들떠 보지도 않을 그런 음반이었다.
그래도 이 음반을 집어들게 된 이유는, 이 음반이 정말 끝내준다고 강추하신 분이 있어서인데 다른 한편으로는 별로 재미없더라는 이야기도 있어서 호기심이 생겨서였다. 재미없으면 책임지삼~ 하고 구입을 했는데...
일단 브람스에 대해서라면 그리 나쁘지 않은 편이다. 무척이나 섬세한 연주인데 내가 많이 들어보지 않아서이겠지만 아무튼 지금까지 이것보다도 더 섬세한 운궁으로 연주된 브람스는 들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무척이나 고혹적인데 문제는 이게 취향에 맞지 않으면 별로일수도 있다는 것이다. 튼튼하게 조형된 강건한 모습을 기대한다면 영 답답할 수도 있다. 녹음도 볼륨을 좀 충분히 올려줘야 한다. 템포도 1악장의 경우 조금 느린 편인데 초반 관현악의 도입부는 음악의 흐름이 조금 정체된 느낌이다. 또박또박이라는 인상보다는 너무 조심스러운 느낌. 이래저래 게르기에프는 별 존재감이 없어 보이고 대신 빈 필의 여전히 아름다운 울림이 제몫을 다해주고 있다. 결론은 모든 이들을 만족시키기에는 약간 미지수라고 생각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문제는 코른골트로서, 이번에 이 작품을 처음 듣게 되었는데 듣고 보니 썩 괜찮게 다가왔다. 존 윌리엄스의 조상님이 여기 있었구나 싶을 정도로 영화음악풍의 감미롭고 호방한 작품. 작품 자체에 흥미가 생기고 보니 다른 음반들을 찾게 되었다.
그래서... 우선 가장 흔하게 눈에 띄는 샤함의 것 부터.. 워낙 유명한 음반이긴 한데 작품 자체에 관심이 없다보니 지금까지 10여년동안 그냥 '알고만 지내온' 음반이었는데 이번에 드디어 구입.
길 샤함, 앙드레 프레빈/런던 심포니 (DG) 1993
그리고 펭귄인가 그라모폰인가에서 훑어보고 고른 에네스의 음반까지...
제임스 에네스, 브램웰 토비/뱅쿠버 심포니 오케스트라 (onyx) 2006
다 듣고 난 결론은 놀랍게도 이번에 처음 들어본 제임스 에네스의 압승! 샤함의 음반도 유명한 연주이고 실제로도 정말 멋진 연주인데 에네스의 것은 그 멋진 연주보다도 더 멋진 기막힌 연주. 첫 도입부부터 음색이 정말...환상적이다! '그윽하다'라는 표현이 딱 들어맞는 순간인 것 같다. 연주가 시작되자마자 결론은 정해져버렸다.
제목을 나비효과로 적은 것이 시작은 츠나이더의 브람스였으나 코른골트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거쳐 결론은 제임스 에네스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레이블도 그렇고 해서인지 우리나라에서는 아는 사람만 알고 일반적인 인지도는 그리 높지 않은 바이올리니스트이지만 이번에 들어보니 정말 대단한 실력이다. 결론은 당장 에네스의 다른 음반들도 찾아봐야겠다는 것.
* 다 듣고 나니 츠나이더의 코른골트는 브람스만큼 인상적이지는 못한 것 같다. 그만큼 에네스가 심어준 인상은 강렬했다. 그래도 이번에 구입한 세 음반 모두 후회없는 선택이었으니 충분히 만족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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