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헤드폰으로 음악을 듣는 것은 내 취향이 절대 아니다. 하지만 여름이 되면 늘 헤드폰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곤 했다. 창문을 활짝 열어 놓고 바그너나 브루크너를 듣기란 쉬운 일이 아니니까. (아직까지 집에 에어컨을 달지 않았다. 창문 열고 선풍기 돌리고 있으면 그런대로 지낼만 하다는...)
아무튼 정말 오랜동안 생각만 하던 헤드폰을 장만하게 되었다. 물론 스피커를 대신하는 것이기 때문에 아무거나 살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렇다고 주력은 결코 아니고 주로 여름에 사용할 목적이기 때문에 너무 고가도 곤란하다.
거기에 헤드폰은 착용시 머리가 아프지 않아야 한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사람마다 두상이 다 다르기 때문에 착용감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고 결론은 직접 착용해 봐야 안다.
아무튼, 이런저런 검토 끝에 들여 놓은 것은 오스트리아 AKG사의 K601모델. 상위 모델인 K701과 K702가 있지만 가격이 너무하다 싶고 실제 가서 만져보니 701도 현재 601정도 가격이 적당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모델의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은 것이 어느 일본 애니메이션 때문이라나 뭐라나..
아무튼, 결론은 아주 만족스럽다. 개인적으로 저역이 붕붕거리는 것도 질색인지라 깔끔하게 제어된 것이 딱 마음에 든다. 클래식에 잘 어울린다는 소문이 사실인 듯. 섬세하면서 전체적으로 밸런스가 잘 맞은 중용적인 음색. 공간감도 대단하고... 일단 듣는 재미가 쏠쏠하다. 헤드폰에 열광하는 사람들이 왜들 그러는지 충분히 이해가 간다.
착용감도 나로서는 그닥 나쁘지 않다. 윗 머리가 좀 눌리긴 하지만 불편한 정도는 아니다. 아무튼 헤드폰을 구매하기 전에 직접 착용해 보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런 헤드폰에는 헤드폰 앰프도 필요한 법이고 실제로 현재 나의 오디오 시스템에는 헤드폰 단자가 없기 때문에 선택의 여지가 없이 앰프를 구입해야만 하는 상황. 이것 역시 앞서 말한 헤드폰 구매조건과 동일하다. 이미 컴퓨터 소스도 노스스타 dac에 물려서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요즘 유행하는 usb기반 제품도 꼭 필요한 것이 아니다. 너무 덩치가 크지 않으면서 깔끔한 스타일을 찾다 보니 ortofon 제품이 적당해 보였다.
역시 만족. 작고 깔끔한 디자인이 맘에 든다. 볼륨 조절을 손으로 해야 하는 점이 쬐끔 불편하지만 이것으로 대강 Head-fi 시스템을 구축했다. 헤드폰 매니아도 아닌 나로서는 이정도면 대만족. 이번 여름 음악감상은 이 시스템으로 기분 좋게 지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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