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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assical Music/music note

카라얀 녹음 전집 박스 개봉기 (DG, Decca)

by iMac 2017. 12. 9.


얼마 전 기존에 가지고 있던 카라얀 세트들을 처분하고 장만한다고 포스팅했던 카라얀 전집에 대한 개봉기를 올려본다. 사실, 도착은 벌써 했는데 차일피일 미루다 포스팅이 좀 늦어졌다.


카라얀 녹음전집


구성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Herbert von Karajan, 1908~1989) 은, 뭐 그야말로 사골국물 처럼 음반회사에서 우려먹는 존재 중 으뜸이라 하겠는데, 이미 대부분 가지고 있어서 심드렁하면서도 결국은 지갑을 열 수 밖에 없었다.

기존에 발매되었던 음반 들을 모두 모아 오리지널 LP커버 디자인을 살려 담아 놓은 것으로, 구성은 크게 나누어 다음과 같다.


  • 카라얀 초창기 녹음 : 1940년대 카라얀 초창기 녹음 8장. DG에서 발매했던 것과 그 외 다른 레이블에서 나왔던 브루크너 교향곡 8번 녹음(2~3악장)도 포함되어 있다. 특히 1944년 녹음인 브루크너는 4악장만 초창기 테스트 스테레오 녹음인 진귀한 기록.

  • 1960년대 DG 녹음 (82CD)

  • 1970년대 DG 녹음 (82CD)

  • 1980년대 DG 녹음 (78CD)

  • DG, Decca 오페라 녹음 (70CD)

  • Dccca 관현악 녹음 등 (10CD)

  • DG/Unitel DVD (24DVD)

  • 1963년 베토벤 교향곡 전집 & 바그너 니벨룽의 반지 전집 (2 Blu-ray Audio)






개봉기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막상 받고 보니 이런 류의 전집 중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덩치였다. 내 경험 상 이 전에 가장 큰 것으로는 나무 상자에 담겨 있었던 마리아 칼라스 전집이었는데 이번 것은 그것을 가뿐히 능가한다.


무거워서 박스에서 꺼내기도 좀 힘들었다. 단단한 스폰지 같은 완충재가 감싸고 있는데 구조적으로 벗겨내기 좀 애매했다. 

아무튼 다 걷어내고 나면 드디어 박스가 모습을 드러낸다. 상자를 둘러싼 종이 커버를 걷어내면 진짜 상자가 나오는데, 겉에 무덤덤하게 작은 스티커로 원산지가 붙어 있다.



포장 상자는 표면 재질이 우둘두둘한 것이 제법 고급스럽고 인쇄도 금장으로 번쩍거린다. 처음 뚜껑을 벗길 때 잘 안벗겨졌는데, 안에 보호용 커버같은 것이 들어 있어서 그렇다. 나중에 벗겨내고 나면 비교적 적당한 마찰감으로 씌웠다 벗겼다 할 수 있다.

자세한 구성은 일전에도 링크했던 영상을 참고하시면 될 것이다. 박스 상단에는 큼직한 책자가 들어 있는데 한정판이라고 숫자가 써있다. 



목차를 펼치면 영어, 독일어, 일본어로 구성된 것이 보인다. 역시, 일본의 카라얀 사랑은 여전한가 보다. 그래도 제대로 된 카라얀60, 카라얀70 시리즈를 성공시켰던 것이 우리나라 기획이었던 걸 생각하면 이래저래 아쉽다.


장단점



굳이 장단점을 적고 말고 할 대상은 아니지만, 기존에 보유하고 있다가 처분한 국내 기획 세트와 비교하면 사소한 장단점이 보인다. 

장점이라면, 익히 들었던 대로 본사 발매반이어서 확실히 커버사진의 해상도가 월등히 뛰어나다. 기존 국내 발매반도 무척 공을 많이 들였다고는 하나 해상도나 인쇄상태가 이것만 못하다. 그런 점에서 음반 하나 하나 뽑아들고 커버 사진 들여다 보는 재미가 있다.



단점이라면, 역시 커버사진 문제이다. 무슨 소리냐면, 음반 구성 방식이 완전히 오리지널 LP구성과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단적으로 제일 맘에 안드는 것이 70년대 베토벤 교향곡 녹음 중 5번과 7번이 4번과 6번에 합쳐져 있다는 것. 

카라얀의 70년대 베토벤 교향곡 앨범은 각각의 교향곡 번호를 디자인화 했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멋진 디자인인 5번과 7번을 가장 심심한 4번, 6번 디자인에 합쳐버려서 볼 수 가 없다. 음악 듣는데에는 아무 지장이 없지만 아쉬운 건 분명하다. 해상도가 좋으니 더더욱 아쉽다.



잘 들여다 보면 이런 식의 구성이 좀 더 있다.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1번과 2번이 한 장에 들어간 것도 그렇고, 이런 식의 정점은 데카 관현악 녹음세트이다. 일부 일치하는 곡도 있지만 대다수가 앨범표지와 수록곡이 전혀 관계없이 별개이다. 

기존의 9장 음반 구성을 그대로 사용하다 보니 오리지널 LP커버와는 디자인과 수록곡을 일치시키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한 것이다. 책자를 보면 곡은 찾을 수 있으나 좀 황당한 것은 어쩔 수 없다.

아무튼, 결론적으로 사소한 아쉬움은 있으나 들여놓은 것 자체를 후회하지는 않는다. 사실 카라얀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말이 많지만 그러한 논쟁이나 평가 상당수가 그가 남겨 놓은 녹음들의 진짜 음악적 가치와는 거리가 멀게 느껴진다. 카라얀에 대한 '이해'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라고 생각한다. 나 자신부터 그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