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간 동안에는 다행히 별 탈 없었는데, 이번 주에는 감기에 걸려 한동안 고생했다. 아직 진행 중이지만 그래도 좀 살만 해져서 포스팅을 올려본다. 날씨는 그토록 끔찍했던 더위가 무색하게 겨울로 직행하고 있다.
베토벤 호텔 305호
베토벤 호텔 305호
숙소에 도착해서 체크인을 하고 방에 도착하니 305호는 다름 아닌 '베토벤'. 그러고 보니 이 호텔이 올해 초 리모델링을 완료했다고 안내 메일을 받았었는데 과연 전에 없이 각 방에 이름을 붙여 놓았다.
베토벤 호텔에서도 베토벤방으로 배정되어 기분이 좋았다. 3층의 다른 방들은 리스트, 하이든, 슈베르트 등등 다른 작곡가들이다. 참고로 다른 층은 음악가가 아닌 다른 분야 예술가들로 구성된 듯. 미술가들의 층에는 클림트방 등등.
2년전 방보다 조금 더 크고 리모델링 되었다는 점이 바로 느껴지는 깔끔한 실내와 욕실이 눈에 들어오는 가운데 무엇보다도 전망이 월등히 좋은 방이었다. 창밖으로 안 데어 빈 극장(피델리오가 초연된!)과 방 구석 소파쪽으로는 나슈마르크트 시장이 바로 보인다.
방안 곳곳에 베토벤 석고상, 악보, 책, 피델리오 초연당시 공연 포스트 등등 음악적인 인테리어들이 곳곳에 배치되어 있다. 클래식한 디자인의 전화기 옆 보면대에는 피아노 편곡판 베토벤 서곡집 악보까지. 아무튼 일단 방은 기대 이상으로 대만족.
사이공
일정상, 숙소에 도착하면 현지시각 저녁 7시쯤 되기 때문에 저녁식사 계획을 세웠다. 9월 22일 토요일 저녁, 어디서 무얼 먹을 것인가인데, 마침 호텔 근처에 베트남 쌀국수집이 있다고 한다. 여행책자에도 소개되고 있는 곳이기도 하고 가깝기도 하고, 비행기에서 내린지 얼마 되지 않아 많이 먹기도 그렇고 해서 쌀국수집으로 결정.
호텔의 위치와 사이공의 위치는 지도상 한 블럭의 맞은편 대각선 꼭지점이라고 볼 수 있다. 호텔을 나와 우회전 두 번하면 큰 길가 모퉁이 위치한 식당을 바로 찾을 수있다. 규모도 꽤 크기 때문에 찾기 쉽다.
식당 내부 분위도 제법 크고 베트남 식당 같은 분위기가 제대로 난다. 간단히 소고기 쌀국수로 주문하고 목이 마르니 오스트리아 탄산음료 알름두들러(Almdudler) 1병 주문.
알름두들러는 나중에 포스팅하겠지만, 2년전 마시고 정말 좋았던 기억에 이번에는 여행내내 식당에 가면 꼭 주문해서 마셨다. 사과주스 맛 탄산음료.. 라고 하기에는 뭔가 맛이 미묘한데 아무튼 마시다 보면 묘하게 중독되는 맛이다. 허브도 들어갔다고 하고 마시다보면 계속 끌린다. 아무튼 2년만에 다시 만나 무척 반가웠다.
쌀국수의 맛은, 오래 전 베트남 출장시 먹었던 쌀국수의 맛을 순식간에 소환하는 그런 맛. 숙주도 조금밖에 안주고, 우리 나라에서 맛보는 쌀국수와는 확실히 느낌이 다르다. 좀 더 베트남 현지 느낌이 물씬 나는 맛. 특유의 향신료 냄새를 싫어하는 분에게는 추천할 수 없지만, 일단 우리는 잘 먹긴 했다.
오랜 비행으로 피곤한 상태에서 따끈한 국물이 들어가니 일단 잘 먹기는 했는데, 고기가 너무 퍽퍽해서 아쉬웠다. 한 그릇에 10.9유로였는데 가성비를 생각하면 반반이다. 따끈한 국물과 쌀국수 면이라면 추천할만 하지만, 종합적인 만족도는 보통. 결론은 두 번 가지는 않을 것 같다.
카페 무제움
사이공에서 쌀국수 간단히 먹고, 카페 무제움에 가서 커피를 마시는 것..이 일단 첫날의 계획이었다. 계획은 계획일 뿐, 현지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는 것인데, 일단 첫 날 계획은 계획대로 진행되었다.
2년 전에는 호텔 근처에 있고 너무 빤히 보여서 가지 않다고 딱 한 번 가보고 아쉬워 했던 카페 무제움. 2년만에 다시 찾았다. 이곳은 1899년에 영업을 개시했다고 하는데, 클림트 등 예술가들의 단골 카페로도 유명하다. 이름이 왜 무제움인가 했더니 근처에 미술사 박물관이 있어서 그랬다고. 나중에 포스팅하겠지만, 미술사박물관은 이번 여행의 정점 중 하나였다.
2017/02/06 - [Travel/europe] - 2016 비엔나 #11 (2016.5.22) - 카페 무제움, 카를 교회
쌀국수로 식사를 하고 와서 멜랑주와 프란치스카너 한 잔씩만 주문. 푸근한 소파에 앉아 쉬면서 시간을 보내는데, 피로가 한꺼번에 몰려오는 듯 하다.
여행에서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컨디션인데, 솔직히 이번 여행의 시작은 최상의 컨디션이 아니었다. 거기에 장시간 비행 후 시차에 의한 피로까지 더해져서 몇 일 고생했는데, 아무튼 처음 시작은 좀 걱정이었다.
커피를 마시면 푹 쉬긴 했으나 동시에 너무 졸리기도 해서 카페를 나와 오페라 극장까지 걸어갔다 왔다. 여전히 멋진 자태를 보여주는 슈타츠오퍼. 꽃보다할배 시리즈의 마지막에서 본 화면에서 불과 석 달 정도 지난 시점이라 큰 차이가 없어 보였다. 꽃할배 시리즈에서 중간 테라스 부분을 공사하고 있어서 살짝 아쉬웠는데 여전히 공사중.
아무튼 여기까지 둘러보고 호텔로 돌아왔다. 대략 저녁 10시. 내일부터 본격적인 일정을 시작해야 하는데, 몸은 천근만근이고 설상가상으로 일기예보를 보니 비가 온다고. 아무튼, 일단 이렇게 첫 날 일정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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