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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assical Music/music note

베를리오즈 : 트로이인

by iMac 2007. 8. 18.
   
무더운 여름 날씨.. 장마같던 비가 그치고 찜통 더위가 계속 되고 음악 듣기에는 참 좋지 않은 계절이다.

이 무더운 여름의 성과라면, 드디어 베를리오즈의 오페라 트로이인이 귀에 들어오기 시작했다는 점.

이제 막 좋아지기 시작한 작품이라 생각을 정리해볼 단계는 아니고 일단 음반 추천을 겸해서 짤막하게 정리하자면~

우선적으로 추천하고 싶은 것은 가디너의 샤틀레 극장 실황 DV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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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디너 - 2003년 파리 샤틀레 극장 실황


가디너가 지휘하는 혁명과 낭만의 오케스트라의 근황을 엿볼 수 있는 연주로 정말 대단한 연주를 들려준다.  처음 접하기에는 다소 긴 이 작품을 익히기에 좋다. 장면장면 하나하나 익혀 나아가다 보면 전체적인 얼개가 머리속에 들어오게 되는데 음악과 무대 정경을 함께 기억하는 방식이 꽤 효과적인 것 같다. 거대한 거울을 배경에 사용한 연출은 한마디로 압도적으로 나중에 좀더 찬찬히 글을 올려볼까 한다. 깔끔하고 상징적이며 '적당히' 현대적인 연출도 무척 호감이 간다. 가수들도 모두들 열연으로 크게 흠잡을 구석이 없어 보인다. 가수들 대부분이 가창력은 물론 비쥬얼(!)이라는 측면에서도 크게 나쁘지 않아서 만족스럽다.

음반으로는, 역시나 이 작품을 두번이나 녹음한 베를리오즈 스페셜리스트인 콜린 데이비스경의 LSO라이브로 듣고 있다. 필립스에서 출시한 예전 녹음도 궁금한데 CD4장 구성의 대작인지라 일단은 최신반으로 만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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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린 데이비스 - 2000년 LSO 바비칸 센터 실황


LSO라이브의 음향은 아무래도 이들의 본거지인 바비칸 센터가 녹음에 불리하기로 유명한 곳인 만큼 어쿠스틱의 측면에서 아쉬움이 큰데, 그런 측면에서 볼때 이 음반은 그중에서도 다른 LSO시리즈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보다 더 듣기 좋은 음향을 들려준다. LSO라이브 시리즈의 다소 퍽퍽한 음향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좋은 오디오가 필수적일 듯. 오디오가 좋아질수록 점점더 호감이 가는 연주들로서 공간감의 문제는 있지만 적어도 해상도는 문제가 없다.

캐스팅을 비교해보면 관록의 데이비스 휘하에 포진한 호화 배역이 좀더 호소력이 있지만 가디너 쪽도 크게 모자라지는 않는다. 장면에 따라 상호간에 우열이 존재하기 때문에 비교 감상의 재미가 있는데 가디너의 활기찬 연주를 듣고 있으면 이보다 더 잘할 수 있을까 싶지만 데이비스의 것을 들어보면 노대가의 노련한 지휘솜씨도 결코 만만치 않음에 감탄하게 된다.

무엇보다도 베를리오즈의 이 불운한 대작에 재미를 느끼기 시작한 것이 가장 큰 성과이며 이토록 훌륭한 연주가 존재함에도 감사하게 생각한다. 좀더 열심히 들어보고 제대로 된 감상을 정리해 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