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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e/diary

푸치니의 여인

by iMac 2011. 11. 20.



푸치니의 집에서 일하다가 푸치니의 아내로부터 푸치니와의 불륜을 의심받고 비극적으로 자살한 도리아 만프레디 사건을 다룬 영화. 전유럽을 떠들썩하게 했던 스캔들이었던 만큼 영화의 소재로도 흥미진진하게 생각되고 예전에도 다큐영화 형식의 작품을 본 적이 있다.

아무튼.. 푸치니는 오페라 하나 작곡할 때마다 모델로 삼은 여인이 있었고 그들과 연애를 했다고하는데 서부의 아가씨 만큼은 누구였는지 알지 못했는데 감독은 그 과정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이같은 이야기는 어디까지나 인터넷 기사에도 나와 있는 내용들이고..

막상 영화를 보니.. 대략 1시간 반 정도의 상영시간 동안 거의 제대로 된 대사를 들을 수 없다는 점이 우선 보는 사람을 당혹스럽게 한다. 편지를 쓰면 그 내용에 대한 나레이션 정도? 그 외 선술집 여주인의 노랫소리.. 사건의 진행은 철저히 사람들의 움직임과 표정에 의존한다. 보는 사람은 충분히 사건의 개요를 따라 갈 수 있긴 하지만 낯설고 지루하게 느껴지는 것 또한 사실. 이 사건에 대해 그리고 푸치니에 대해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면 쉽게 공감이 가지 않을 듯 하고 어느 정도 알고 있는 사람에게도 영화 자체라는 측면에서는 그닥 즐거움을 주지 못할 듯 싶다.

음악 또한 푸치니의 오페라가 아니라 작곡에 몰두하고 있는 푸치니 자신의 피아노 연주가 영화 전반을 메우고 있다. 도리아 만프레디의 억울하고 답답한 심경을 전달하고자 했다면 충분히 성공하고 있다. 보는 내내 대사도 없고 정적 속에 피아노 선율만 들리는 상황은 보는 사람마저 우울하고 답답하게 만든다.

영화의 배경과 소품 등 고증에 철저를 기한 점은 요즘 영화라면 당연한 사실일 것이다. 푸치니가 살던 토레 델 라고의 풍광이 실제로 어떠했는지 잘 보여주고 있다. 그 점 하나만큼은 음악 애호가로서 만족스럽다. 개인적으로 영화 자체는 분명 만족스럽지 않았지만 감상 자체는 경험적인 측면에서 충분히 인정할만 하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영화는 이 사건의 내막에 대해서 그 전에 통상적으로 알고 있던 것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새로운 내용을 보여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것까지 이야기하면 스포일러가 될테니.. 궁금하면 인터넷을 검색해 보면 자세히 확인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영화 포스터에 적힌 것처럼 흥미진진한 영화는 아니라는 사실. 통속적인 재미를 원하는 감상자라면 실망을 금치 못할 것이다. 그래도 이런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을 거라는 생각도 든다. 이 영화가 보여주는 모노 드라마 풍의 밀도 있는 집중을 좋아할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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