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빌 슈트 건담 디 오리진
MOBILE SUIT GUNDAM THE ORIGIN
야스히코 요시카즈
YOSHIKAZU YASUHIKO
건담에 관심을 가지다 보니, 좀 더 자세한 이야기가 궁금해 지고 자료집도 찾아보고 싶어 지던 차에 '건담 디 오리진'이라는 만화책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23권으로 되어 있는데 내가 이런 만화책을 사게 된 건 노다메 칸타빌레 이후 처음인 듯. 아, 허영만씨 만화도 있지만 아무튼 일본 만화책으로는 두 번째이다.
나같은 건프라 초짜들에게는 정말 소중한 입문서라고 하겠다. 최초의 건담 애니메이션은 여전히 다시 봐도 좋긴 하나 역시 80년대 초반의 기술적 한계는 어쩔 수 없어서 일정부분은 포기하고 감수해야 하는데, 그러한 빈 공간을 이 만화책이 꼼꼼히 메워주며 업그레이드 해나간다.
야스히코 요시카즈는 건담의 아버지로 불리는 토미노 요시유키와 함께 최초의 건담을 탄생시킨 주역인데 그림의 스타일이 딱 내 취향이어서 대만족. 기존 원작의 이미지를 거의 그대로 살리면서 훨씬 정교하고 사실적으로 업그레이드시켜 놓은 점이 특히 맘에 든다. 이 중에서 일부는 최근에 최신영상으로 애니화도 되어서 새롭게 인기를 얻고 있다.
구성
우선 1, 2권은 익히 잘 알고 있는 자쿠의 침입과 건담의 첫 등장 후 지구 대기권 돌파까지를 다루고 있다. 여기에서 RX-78-2라는 번호에 대한 상황이 묘사된다. 실제로 최초 침입한 자쿠와 첫 교전을 벌인 것은 RX-78-1호기 였다.
테스트 파일럿인데다가 자쿠와 접근전 중에 너무 가까운 거리에서 빔 라이플로 자쿠를 직격하면서 대폭발을 일으켜 콜로니에 구멍을 내면서 자쿠 2대와 함께 우주공간으로 행방불명되는 것으로 묘사된다. 우리가 잘 아는 건담은 그 와중에 황급히 화이트베이스로 이송하던 RX-78-2호.
1~4권 | 5~8권 | 9~14권 - 이 시리즈의 백미! |
표지 그림만 보아도 건담의 줄거리를 아는 사람이라면 대번에 줄거리에 대한 감이 올 것이다. 이 시리즈의 백미는 역시 기존 건담 이야기 보다 10여년 전인 UC 0068년부터 1년 전쟁 초반까지를 다룬 9~14권까지이다.
샤아 아즈날의 어린시절 이야기, 지온공국이 형성되는 과정, 모빌슈트라는 로봇병기의 개발, 그리고 1년 전쟁 개전 초기까지의 상황은 기존 원작 만화영화에서는 볼 수 없었던 내용이므로 아주 흥미진진하다. 최근에 4부작 영상판으로 제작된 내용도 바로 이 부분으로 영상판은 이 원작 만화책의 내용을 충실하게 화면으로 옮긴 것이다.
또한 이 내용을 알고 나면 람바 랄에 대한 이해가 남달라진다. 과연 왜 그가 그런 행동을 했으며 그러한 람바 랄과 하몬의 운명을 보면서 불가항력적인 상황에 처한 사람들의 운명에 동정하게 된다. 이쯤되면 만화치고는 이야기가 제법 심각한 편이다. 이런 건 정말 마냥 아동용이 아니다.
15~18권 | 19~23권 |
오뎃사 편에 이르러서는 일찍이 포스팅한 걍이 장렬하게 최후를 맞는 장면도 나오는데 이런 것처럼 세부적인 디테일에 있어서는 원작과 완전히 일치하지는 않는다. 그래도 꼼꼼한 설정덕에 큰 위화감은 없이 설득력이 충분하다.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우주세기 건담 이야기의 함정은 바로 '뉴타입'의 존재. 퍼스트 건담에서의 뉴타입은 작중 마지막 부분에 집중되어 있어서 그나마 그럭저럭 보고 넘어갈 만 한데, 이후 Z건담 등 작품에서는 점점 배가 산으로 간 느낌.
치밀한 설정이 퍼스트 건담의 설득력이었다면, 뉴타입은 그러한 설득력을 간단히 넘어버리는 소재로 지나치게 남발되었다고 생각한다. 마지막 최후의 결전과 그 결말은 언제봐도 가슴 뭉클.
아무튼, 건프라 애호가라면 누구에게나 권하고 싶은 완성도 높은 구성이다. 그나저나, 만화책까지 사게 만들고 건프라는 이래저래 무섭구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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