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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europe

2018 비엔나 #5 (2018.9.23) - 저녁식사 및 시내 야경

by iMac 2018. 10. 23.


피곤한 몸을 이끌고 비가 오락가락 하는 날씨 속에서 프라터공원 - 쇤브룬 - 카페 슈페를 까지 돌고 호텔에 돌아오니 몸이 천근만근. 빨리 컨디션이 회복되어야 할텐데 걱정하면서 일단 침대에 누워버렸다. 



저녁식사 - 카페 무제움




카페 무제움 - 저녁식사


몸은 무겁고, 제대로 된 점심식사는 건너 뛰었기에 저녁은 먹어야겠고, 무의미하게 시간을 보내기는 너무 아깝고. 이런 여러 가지 생각이 뒤섞인 가운데 겨우 일어나 호텔을 나왔다. 


호텔 바로 앞이 나슈마르크트 시장이긴 한데, 일요일 저녁이라 영업하는 집도 많지 않고, 링 안쪽 시내 구경도 하고 싶어서 다시 카페 무제움으로 향했다. 빈의 유명한 카페들은 어지간해서는 식사도 같이 가능하므로 가볼만 하다. 


시차적응이 아직도 진행 중이어서 몽롱하고 입맛도 없었지만, 그래도 뭔가 먹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슈니첼과 굴라쉬, 알름두들러 1병을 주문. 이곳에서 늘 느끼는 점은, 1인분 식사량이 기본적으로 상당히 많다는 것이다. 



Almdudler!



굴라쉬에 들어 있는 고기 양 부터 엄청난데, 고기 질감이 장조림용 고기 비슷해서 썩 맛있지는 않았다. 이곳에서 식사를 하신다면, 차라리 슈니첼이 낫다. 그 와중에 알름두들러는 갈증과 피로를 씻어주는 듯 맛있었다. 아무튼, 맛있게 다 먹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웠다. 





케른트너, 그라벤, 콜마르크트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대략 저녁 8시쯤. 이대로 오페라 극장쪽으로 간다. 이 멋진 건물을 천천히 걸어서 갈 수 있다니. 이곳에서는 이러한 사실도 여전히 믿기지 않는다.  



오페라 공연 중계 스크린


케른트너 거리 방향으로 오페라 극장옆에 커다란 스크린이 설치되어 있어서 그 날의 공연을 라이브로 보여준다. 이 날 저녁의 공연은 베르디의 라 트라비아타. 킨리사이드 아저씨가 제르몽역으로 나오고 있는 공연인데, 3막이 거의 끝나가고 있었다. 스크린 앞에 간이 의자도 많이 있고 보는 사람이 제법 많다. 음향시설도 꽤 들을만해서 이정도면 공짜로 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싶을 정도.



케른트너 거리스와로브스키


공연을 옆으로 보면서 오페라 극장 부근을 둘러보다가 케른트너 거리(Kärntner Straße)를 따라 정처없이 쭉 걸어간다. 빈 시내 중심가의 대명사인 이곳을 2년전에는 제대로 둘러보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2017/02/14 - [Travel/europe] - 2016 비엔나 #15 (2016.5.23) - 케른트너 거리, 노르트제, 빈 국제공항



애플스토어! +_+



이곳은 늘 우리나라 명동을 생각나게 하는 분위기인데, 명동만큼이나 사람이 많으면서도 명동보다는 덜 복잡하다는 생각이 든다. 도로 폭도 넓고 정비가 잘 된 탓일까? 지나가면서 애플스토어 위치도 확인했다. 이무렵 막 출시된 아이폰 XS 시리즈 실물을 이곳에서 보고 가려고 생각중이었다. 아이폰 1차 출시국이 무슨 큰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오스트리아가 아이폰 1차 출시국이라는 점은 이런저런 생각이 들게 한다. 



슈테판 성당



른트너 거리 끝자락에 위치한 슈테판 성당. 찾아보니 1137년에 완성된 건물로 빈의 심장이라고 불리는데, 2년전 이곳을 처음 봤을 때의 감흥은 여전히 잊을 수 없다. 이번에는 주변에 공사장이 많아서 살짝 아쉬웠다. 


이곳까지 온 김에 근처 마너(Manner) 매장에 들렀다. 오스트리아 웨하스 마너는 사실 빈에 가면 어딜가나 살 수 있어서 굳이 여기서 사지 않아도 되긴 하는데, 그래도 본점에서 사간다는 기분으로 들렀다. 


케른트너 거리 끝자락에서 옆으로 이어지는 것이 그라벤(Graben)거리. 그라벤은 원래 개천 내지는 참호를 뜻한다고 하며 원래 이곳이 그런 곳이었다고. 지금은 케른트너-그라벤-콜마르크트로 이어지는 시내 중심가를 형성한다. 



그라벤 거리 - 성 삼위일체탑



꽃보다 할배 시리즈3에서 이곳에 숙소를 얻었던 걸 봤기에 현장확인도 해보고 싶었다. 그라벤 거리를 따라 걷다 보면 페스트 종식에 대한 감사의 의미로 세운 성 삼위일체탑. 방송에서 박근형씨가 정성껏 사진 찍던 모습이 기억난다. 사진찍기 좋은 시간에 대한 이야기가 얼핏 지나갔었는데, 나중에 낮에 다시 와보고 그게 무슨 말인지 이해가 갔다. 



콜마르크트 거리



그라벤 거리 끝에서 외편으로 꺾어지면 이어지는 콜마르크트(Kohlmarkt)거리. 이름 그대로 예전에는 석탄시장이 있던 곳이라는데, 지금은 명품매장이 즐비한 곳. 콜마르크트 거리 끝에는 저멀리 호프부르크(Hofburg) 왕궁이 보인다. 


왕궁 후문으로 일직선상에 위치한 곳이니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에도 정말 금싸라기 땅이었을 것 같다. 콜마르크트 거리 끝무렵에 그 유명한 제과점 데멜(Demel)이 위치한다. 


호프부르크 왕궁





호프부르크, 알베르티나 야경


콜마르크트 거리가 끝나는 지점을 나서면 그리 크지는 않지만 그래도 순간 탁 트이는 시야를 경험하게 해주는 미하엘 광장(Michaelerplatz)이 나온다. 우리나라식 표현으로 하면 원형 로터리 같은 곳인데, 왕궁에서 보면 시내로 통하는 후문 쯤 되어 보인다. 이곳에서 보면 그 유명한 로스하우스(Looshaus)를 볼 수 있는데, 아무래도 낮에 보는 편이 시각적으로 더 낫다. 





미하엘 광장을 중심으로 도로 4개가 모인다. 광장 중심에는 공사중에 발견했다고 하는 고대 로마시대 유적 보존 장소가 있다. 야간 조명 속에 올려다 본 호프부르크 왕궁의 모습은 참 근사한데, 밤 시간에 오니 이곳은 물청소 차량이 분주히 오가고 있다.


빈 시내에는 여전히 피아커(Fiaker)라고 하는 관광마차가 다수 운행하고 있어서 말똥 냄새가 곳곳에서 진동한다. 밤마다 이렇게 부지런히 청소하지 않으면 정말 견디기 힘들 것이다. 


이날의 야간 산책은 일단 여기서 방향을 틀어서 다시 오페라 극장 방향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이곳에서 조금만 걸어가면  알베르티나(Albertina)미술관과 오페라 극장이 나온다. 오페라 극장에서 출발해서 크게 시내를 돌아 되돌아오는 코스.



슈타츠오퍼 야경



2년전에도 밤에 올라갔었지만, 봐도봐도 질리지 않는 풍경이다. 휘영청 둥근 달도 보이고, 오페라 극장 옆 소세지 가게 비트징거(Bitzinger)도 커다란 토끼 모양과 함게 여전하다. 



도보 이동경로


빨리 걸으면 30분 정도 걸리는 것으로 계산되는 거리인데, 적당히 구경하며 대략 2시간 남짓 걸었다. 호텔에 돌아오니 밤 10시. 여러모로 아쉽긴 하지만 일단 이번 여행 본격적인 첫날 일정은 이렇게 마무리했다. 다음 날에는 부디 컨디션과 날씨 모두 좋아지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