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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europe

2018 비엔나 #4 (2018.9.23) - 쇤브룬, 카페 슈페를

by iMac 2018. 10. 22.


살짝 개이는 듯한 하늘을 보고 오전 11시에 급 쇤브룬행을 결정했다. 사실 쇤브룬궁전을 가는 것이 첫날 일정이기는 했다. 첫날 첫번째 일정이었는데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바람에 몇일 뒤에 예정되어 있던 프라터공원 대관람차가 앞으로 당겨진 것. 



비가 오는 쇤브룬




프라터에서 이동은 역시 지하철. 몇가지 방법이 있지만 U1으로 슈베덴플라츠역에서 U4로 환승한 다음 쇤브룬까지 가는 코스. 20분 남짓이면 도착하므로 역시 이동시간이 많이 걸리는 편은 아니다. 





쇤브룬역에 11시 20분쯤 내려 대략 10분정도 걸어가면 정문 앞에 도착한다. 역시나 이곳은 날씨에 관계없이 관광객으로 북적거린다. 여행기간 새삼 한국사람이 정말 많다는 것도 실감했다.






쇤브룬 (Schönbrunn)



오스트리아 제국 합스부르크 왕가의 여름 궁전. 지난 번에 포스팅했듯이 이곳은 일단 입장권 없이도 궁전 주변에 들어갈 수 있어서 좋다. 궁전내부 투어를 하거나 몇몇 입장권을 받는 제한된 구역 외에는 자유롭게 들어가서 산책하고 경치를 구경할 수 있다.






2년전에는 날씨가 참 좋았는데, 이번에는 정말 우중충했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이곳은 다시 봐도 그 나름대로 운치있고 멋진 곳이다. 우리의 목표는 글로리에테 언덕까지 부지런히 올라갔다 내려오는 것. 


2017/02/09 - [Travel/europe] - 2016 비엔나 #12 (2016.5.22) - 쇤브룬 궁전

(2년 전의 쨍한 사진을 보면 감회가 새롭다)






쇤브룬의 특징인 주요 분수들을 훑으면서 오르막길을 올라간다. 이 길을 지날 때면 야트막한 산에 등산하러 온 기분이 든다. 좌우가 높다란 나무에 막힌 등산로를 한동안 걷다 보면 순간 탁 트이면서 글로리에테(Gloriette)가 보인다. 


글로리에테(Gloriette)



비가 오고 우중충해서 기분이 좀 덜하긴 했지만 여전히 아름답고 내가 이곳에 있다는 것이 실감이 나지 않는 풍경이다. 여기까지는 다행히 그런대로 편하게 올라왔는데 그 직후부터 비가 제법 내리기 시작했다. 글로리에테 밑 잔디밭에 앉아서 빈 시내를 내려다 보는 것은 포기하고 우산쓰고 벤치에 잠시 앉아 있다가 내려왔다. 





쇤브룬 뒷편 테라스에 올라 저멀리 비가 오는 가운데 물안개 자욱한 글로리에테를 올려다 보는 시야도 정말 운치있었다. 푸른 하늘 아래 아름답게 빛나던 풍경과는 또 다른 몽환적인 아름다움.





오후 1시 조금 넘어 쇤브룬을 나섰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터라 일정이 대략 난감해졌다. 날씨도 그렇고 피곤하기도 하고 든든한 조식 덕인지 딱히 배고프지도 않은 애매한 상황. 





이번 여행의 주요 목표는 음악회, 미술관, 카페, 2년 전 못가본 시내 명소 등 크게 4가지로 정리할 수 있겠다. 이렇게 시간이 뜨고 애매한 상황에는 카페가 제격이다. 일단 머리를 굴려 카페 슈페를(Café Sperl)에 가기로 했다.





마욜리카하우스(Majolikahaus)



쇤브룬에서 슈페를 까지는 지하철 U4케텐브뤼켄가세(Kettenbrückengasse)역까지 이동한 다음 내려 걸어가는 방법으로 이동했다. 역에서 나와 어느 방향으로 가야 맞나 두리번거리다가 널찍한 주차장 방향으로 나와 걸어가다 보니 여행책자에서 많이 보던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빈의 유명한 건축가 오토 바그너(Otto Wagner, 1841~1918)가 설계했다는 유명한 건물 마욜리카 하우스(Majolikahaus, 1899)와 메달리온 하우스. 딱히 찾아가보려고 했던 것은 아니지만 이렇게 자연스럽게 지나가는 길에 보게 되었다. 


무척 신기한 디자인이고 그 때 지어진 건축물이 여전히 기능을 발휘하고 있다는 것이 놀랍다. 다만 이곳은 좀 더 햇살이 쨍한 날에 봐야 더 좋을 것 같다. 비가 내리고 인적도 드문 일요일 오후에는 어딘지 모르게 스산하게 옛 추억을 품고 있는 쓸쓸함이 감돈다. 



카페 슈페를 (Café Sperl)



2년 전에도 잠시 들렀던 카페 슈페를(Café Sperl). 이곳은 1880년부터 영업을 시작했다고. 이곳 역시 영화 비포 선라이즈에 나왔던 곳으로 유명하다. 이곳에서 촬영된 더필하모닉스의 영상물에 대해서도 포스팅한 바 있다.


2017/02/13 - [Travel/europe] - 2016 비엔나 #14 (2016.5.23) - 카페 슈페를, 부르크공원, 알베르티나

2017/10/22 - [Classical Music/music note] - 빈 카페 음악회 '왈츠' - 더 필하모닉스



2년만에 찾은 이곳. 하지만, 일요일 오후 시간에 가보니 여지없이 대기줄을 서야 한다. 빈의 이름 있는 카페는 어느 곳이든 낮시간에 가면 항상 이런 듯. 그래도 대기줄이 아주 길지 않아 보여 기다렸다가 자리를 잡았다.





멜랑주, 아인슈패너, 아펠슈트루델을 주문했는데, 2년전의 추억과는 달리 이곳은 그냥 그랬다. 아침 한적한 시간에 들렀던 2년전과 달리 사람이 너무 많고 결정적으로 아펠슈트루델의 맛이 별로였다. 디저트류는 역시 지금까지 생각해도 첸트랄 카페가 갑인듯. 


실망하긴 했지만, 그런대로 당보충을 하고 카페를 나서서 호텔로 돌아간다. 와이프는 이대로 시내구경을 가자고 하는데 나는 너무 피곤하니 쉬다 나오자고 했다. 비는 어느새 그치긴 했는데 궂은 날씨와 컨디션 난조로 일정이 뒤숭숭하다. 그래도 그 와중에 프라터와 쇤브룬을 다녀온 것은 다행.


어쨌거나 아무 생각없이 호텔로 돌아와 일단 쉬고 본다. 





빈 시내, 오페라 주변 길을 걷다 보면 흔히 보이는 바닥 표지. 헐리우드를 따라 한 것 같아서 좀 그렇긴 하지만, 음악 애호가 입장에서 반갑긴 하다. 안 데어 빈 극장 근처 어딘가에서 찍은 번스타인.



레너드 번스타인(1918~19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