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른트너 거리 (Kärntner Straße)
빈 시내로 치면 서울의 명동쯤 되는 거리. 케른트너 거리를 걸어본다. 오페라 극장을 끼고 돌아 시내 중심부로 곧게 뻗은 번화가. 이곳이 케른트너 거리. 사람이 역시 많은데 그래도 도로 폭이 꽤 넉넉해서 생각보다 걸어다니기 여유로운 편이다.
번화가라는 점 외에는 개인적으로 엄청난 감흥은 없었지만 그래도 길거리 가게들 구경을 좋아한다면 나쁘지 않을 것이다. 전통의 명가 자허 호텔앞에 스타벅스가 묘한 대조를 보여주기도 한다. 가다 보면 커다랗게 스와로브스키 간판이 보인다. 독일식으로 읽으면 스바로프스키가 맞을 듯. 원래도 가격이 저렴한 편이지만 현지여서 그런지 더욱 저렴한 느낌. 본점에서 기념품 하나 구입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듯 하다.
이제는 찾아보기 힘든 EMI 간판도 보이는데 정작 음반가게 내부는 아주 인상적이지는 않았다. 저렴하게 파는 가죽 지갑 가게도 들러보고 길거리 꽃들도 아름답다. 천천히 걷다보니 노르트제(Nordsee)가 눈에 들어온다.
노르트제(Nordsee)
독일어 글자 그대로 읽으면 '북해'. 북쪽 바다라는 뜻만 보면 바로 해산물 가게라는 느낌이 온다. 잘츠부르크에서도 본 적이 있는 유명 체인점인데 늘 궁금하던차에 빈에서의 마지막 식사로 이곳을 선택했다. 간단하게 한 끼 떼우기 적당한 곳인 듯 해서 들렀는데, 아닌게 아니라 관광객들도 많이 찾는 곳이었다.
줄을 서서 메뉴를 고르고 카운터에서 계산한 다음 음식을 받아다 자리에 앉아 먹으면 된다. 보통의 유럽 식당들 처럼 다 먹고 직원을 불러서 계산하지 않아도 되니 우리들에게는 계산방식이 훨씬 친숙하다. 궁금한 메뉴가 많기는 했으나, 적당히 생선살 패티가 든 버거로 주문. 엄청난 맛은 아니었으나 그런대로 먹을만 했다.
다시 자허(Sacher)!
마지막으로 그냥 가기 아쉬워 자허 호텔에 들렀다. 지금에 와서 다시 생각해 보니 점심메뉴보다 자허 토르테와 멜랑주 가격이 더 비쌌던 듯. 아이러니하긴 하나 그래도 그럴 수 밖에 없었다. 이곳이 아니면 어디서 이걸 또 맛볼것인가?
그토록 자주 올려다 보던 오페라극장에도 마지막 작별을 고하고, 호텔에 돌아와 짐을 찾아 나선다. 그동안 빈에서 우리 보금자리 노릇을 해준 베토벤 호텔. 위치적으로 만족도가 높아서 다음번에 또 빈에 간다면 다시 묵고 싶다.
CAT(City Airport Train)
빈 시내에서 빈 국제공항까지 가는 방법은 여럿 있는데 그 중에서 살짝 비싸긴 하지만 한 번에 갈 수 있는 CAT를 탔다. 카를광장역에서 4호선을 타고 이번에는 쇤브룬 궁전 반대방향으로 가서 빈 미테(Wien Mitte)역에 내린다. 미테역에서 마지막으로 슈파르(SPAR)마트에 들러 오렌지 주스를 사고 안내 표지판을 따라 CAT 타는 곳으로 간다.
비엔나카드의 유효기간이 다 끝나서 마지막날은 티켓을 따로 끊었는데, 카를광장역에서 지하철표와 함께 CAT 티켓도 발권이 가능하다. 일단 미테역에서 타기만 하면 무정차로 20분도 채 안걸려서 공항에 도착한다. 이동경로도 단순하고 CAT의 분위기도 쾌적해서 아주 만족스러웠다.
빈 국제공항
우리가 타고 갈 KE938편은 터미널3에서 체크인 하면된다. 프라하를 향해 두근두근 떠났던 것이 조금 전 같은데 어느새 여정이 모두 끝나 집에 갈 시간이다. 자유여행으로 잘 다녀올 수 있을까 싶었는데 생각했던 대로 무사히 일정을 마쳤다. 대한항공 카운터에 도착하니 이제 다 끝났다는 것이 실감난다.
공항 면세점 구역에 들어서니 제일 먼저 자허 토르테가 눈에 들어온다. 호텔 자허 마크가 맞는지 확인하고 - 일반 자허 토르테도 많이 팔고 있다 - 개 중에 작고 저렴한 직사각형 을 골라 들었다. 이렇게 해서 자허 토르테에 대한 아쉬움을 살짝 달래면서 2016년 5월의 유럽여행 일정을 무사히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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