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6개월 동안 방치했다가 갑자기 다시 발동이 걸려서 이번에는 역시 한쪽 구석에 처박혀 있던 RG 시난주를 꺼내들었다. 약간의 곡절(?) 끝에 그럭저럭 완성. 완성기를 올리려다 보니 생각보다 사진이 많아져서 조립기와 완성기를 나눠서 포스팅하기로 했다.
우선, RG 시난주는 박스 크기부터 벌써 다르다. 유니콘과 비교해도 훨씬 볼륨이 크다. 주인공 기체도 아닌데 볼륨은 오히려 훨씬 크다. 아무튼 이 제품은 장점과 단점이 극명하게 대비되는 경우로서 사실, 단점 때문에 오랫동안 구입을 망설이기도 했고, 그 때문에 사놓고 나서도 작업할 엄두가 나지 않았었다.
RG 시난주 - 장점
장점은 분명하다. RG 답게 디테일이 압도적인데, 그 무엇보다도 MG에서도 구현해주지 않은 금장 문양을 전부 부품 분할로 해냈다는 점. MG나 HG 모두 스티커로 붙이도록 되어 있는데, 그게 싫다면 힘들게 도색을 해야 한다.
물론, 여전히 몰드에 도색하고 워싱을 하는 편이 훨씬 깔끔하고 섬세하게 표현된다는 분들도 있지만(실제로 봐도 그런 것 같기는 하다), 있는 그대로 만드는 수준에서 만족하는 나 같은 사람에게는 정말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완벽한 금장 분할에 오밀조밀 샤프한 디테일, 각종 가동 기믹에 번쩍번쩍 글로스 외장 사출까지 시난주에게 쏟아 부은 정성이 대단하구나, 싶다. 그런데 좋은 것은 딱 여기까지. 물론, 외형이 너무 멋진 것은 사실이나 단점 또한 상당히 만만치 않다.
RG 시난주 - 단점
제일 유명한 달롱넷은 물론이고 많은 사람들의 제작후기에서 공통적으로 찾아볼 수 있는 내용이 바로 직립과 부실한 허리 문제이다. 이 부분은 정말 너무 많이 들어서 구입이 망설여질 정도였는데, 멋진 작례 사진들 때문에 혹해서 결국 구입하고 말았다.
하지만, 작례는 작례일뿐. 실제 만들어 보면 사람들 말이 하나도 틀리지 않다는 것을 정말 뼈저리게 실감하게 된다. 이건 사실 실제 만들어보지 않으면 알 수 없을 것이다.
외장은 그토록 화려하게 만들어 놓고서 정작 내부 관절은 예전 RG 마크2의 것을 그대로 사용하다 보니 작은 관절에 거대한 외양을 덮어 씌운 상황이라 무게 중심이 전혀 맞지 않는다. 본체만 만들어 놓으면 그럭저럭 잘 서 있지만 백팩을 꽂는 순간 정말 거짓말 하나 없이 100% 뒤로 나자빠진다.
자립이 불가능한 것은 물론이고, 허리가 유연하게 움직이는 것은 좋은데 왼팔에 방패를 걸어주면 바로 몸통이 기울어진다. 정말이지 설상가상.
제대로 서있지 못하는 것은 액션베이스에 올려 두면 된다고 하는데, 액션베이스에 내내 올려 놓는 것은 절대 내 취향이 아니다. 서있지도 못하고 방패를 들려주면 바로 기울어지니 이쯤 되면 내가 이거 보자고 이거 만들었나 싶은 자괴감이 밀려온다. 결국, 치명적인 문제점을 정리하자면,
1. 직립불가
2. 허리부실
그 외 외장 장갑이 소소하게 잘 떨어지는 문제는 직립불가와 허약한 허리관절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제멋대로 나자빠지는 시난주를 보며 즐겁자고 건프라를 다시 만들었는데 이걸로 스트레스를 받으면 안되겠다 싶어 당장 해결책을 찾아 나섰다.
그래도, 다행히 금새 해결책을 찾았다. 인터넷에서 찾은 정보로 도움을 받은 것도 있고 내 스스로 터득한 방법도 있다. 물론 내가 전부 다 찾아 본 것은 아니어서 나 처럼 생각하고 시도한 사례가 또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럭저럭 해결하고 나니 제법 뿌듯했다.
RG 시난주 문제해결 1 - 직립문제
백팩을 장착하는 순간 바로 넘어지는 문제는 의외로, 정말 의외로 쉽게 해결했다. 발바닥 접지력이 너무 안좋아서 지탱을 못한다는 생각에 발바닥을 이리저리 만져주다가 발뒤꿈치가 더 내려오도록 조정해 주니 거짓말 처럼 편안하게 바로 섰다!
하이힐로 직립!
엄청나게 스트레스 받았던 것에 비하면 허무할정도로 쉽게 해결되었다. 핵심은 하이힐 처럼 뒤축이 올라간 형태로 만들어주는 것. 이렇게 해주면 정말 편안하게 잘 서는데 이리저리 만지다 발바닥이 평평해지면 여지없이 휘청거리며 넘어져버린다.
아무튼 일단 직립문제는 이렇게 해결! 하지만 아직 허리문제가 남았다. 이 문제는 발바닥 문제만큼 금방 해결되지는 않았고 좀 더 고민이 필요했다.
RG 시난주 문제해결 2 - 허리문제
허리 문제는 일단 검색을 통해 제일 간단해 보이는 방법을 찾아서 시도해 보았다.아래 사진 처럼 등쪽에 보이는 2곳에 런너 조각을 잘라서 꽂아 넣었다.
일단 위와 같은 방법으로 허리가 뒤로 젖혀지는 문제는 어느정도 해결이 되었지만 전체적으로 건들거리는 허리는 여전히 문제. 방패를 걸쳐주는 순간 여지없이 스르르 옆으로 기울어진다.
이 문제는 관절의 구조적인 문제라고 생각했다. 접착제로 허리를 붙여버려도 해결이 쉽지 않다는 이야기들이 많았다. 조립 설명서를 찬찬히 들여다보며 내린 결론은 상체 관절부품인 B6가 문제.
문제의 B6
B6부품 중에서도 특히 아래 사진에 표시해 놓은 부분이 볼 관절로 되어 있어서 자유롭게 상하좌우로 움직이는 것이 문제였다. 예전 마크2라면 충분히 버텼겠지만 시난주의 외장, 특히 한쪽 팔에 방패를 걸쳤을 때 무게를 버티지 못하는 것이다.
처음부터 이 사실을 알고 조립했으면 좋았으련만, 아무튼 다시 외장을 벗겨내고 아래 사진처럼, 좌우로 흔들리지 않도록 런너 조각을 얇게 잘라 끼워넣고 엑스트라씬 접착제를 투입했다. 마찬가지로 아래쪽 볼관절 부분에도 아낌없이 엑스트라씬 접착제를 흘려넣었다.
결과는? 여전히 살짝 불안하긴 하지만 그래도 처음에 비하면 월등히 나아졌다. 허리 가동따위는 기대하지도 않으니 이정도면 허리문제도 해결! 그 모습은 다음 번 완성기 포스팅에서 볼 수 있다.
RG 시난주 확장세트
이것은, 영 내키지 않으면서도 결국은 바주카와 주먹쥔 손 때문에 구입했다. HG에도 들어 있는 주먹쥔 손이 빠진 것은 이해가 안가는데다 넣어주기는 하면서 손등 커버는 빠져 있으니 이래저래 황당하다. 부서진 얼굴따위 필요 없으니 손등커버나 숫자에 맞게 넣어줬으면 좋겠다.
한정판 답게 흑백사진에 작은 박스에 런너 2장 덜렁 들어있는 단출한 구성에 이 가격을 받다니. 아무튼 만들어 놓고 보면 없는 것 보다는 낫지만 뒷맛은 별로다. 아무튼 완성된 모습은 다음 번 포스팅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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