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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assical Music/concert

2022년 하반기 연주회 후기 - 1(feat. 바이올리니스트)

by iMac 2022. 12. 27.

어느덧 하반기로 이어지는 연주회 후기. 이것저것 자잘한 연주회들이 몇 개 더 있었지만, 굵직한 것 위주로만 추려서 간단히 포스팅.

2022. 7. 8.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

꽤나 기대했던 연주회. 지휘자가 요즘 명실상부한 최정상급 지휘자로 베를린 필도 정기적으로 객원지휘를 하고 있고 디지털 콘서트홀에서 볼 때 마다 실망한 적이 없었기에 기대가 컸다. 

협연자는.. 역시 국내에선 인기가 제법 있는 바이올리니스트인데, 사실 10여년 전 이 사람을 처음 알게 되었을 때에는 정말정말 거물급 연주자로 대성할 줄만 알았다. 결과적으로.. 지금 돌이켜 보면 그 무렵 나 자신의 음악적 식견이 얼마나 빈약했는지 일깨워 주는 대표적인 사례랄까. 물론, 지금이라고 대단할 건 없지만 그 때보다는 아주 조금 달라진 것 같다.

예상대로 협연자는 많은 박수갈채를 받았지만, 내가 듣기에는 안타까울 따름. 들을 때마다 이 연주자의 음정이 내 귀에 불편하고 특히 최근들어 점점 심해진, 질질 끄는 음악만들기도 내 취향엔 맞지 않는다. 무대매너나 자세는 보면 볼수록 외국의 정상급 바이올리니스트 J모씨와 비슷한데, 결과는 그렇지 못하니 더더욱 안타깝다. 

오케스트라는 그럭저럭 나쁘지 않았지만, 내가 앉았던 합창석 앞줄 자리는 음향 밸런스상 아주 곤란한 장소였다. 오케스트라 특성이 pult를 좀 적게 배치한 편이라 더더욱 앞자리에선 금관과 밸런스가 맞지 않아 귀가 아팠다. 기대만큼 만족스럽지 못했던 연주회.

 

2022. 8. 31.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

이 바이올리니스트는 예전부터 괜찮게 생각해오던 사람이었다. 2009년 퀸 엘리자베스 콩쿨 우승자인데, 한 때 이리저리 활동 하더니 요즘은 뭔가 살짝 중량감이 떨어진 듯 보여 다소 의구심이 들 던 차에 실제 연주를 처음 듣게 되었다.

피아니스트는 역시 내 취향은 아니지만, 국내에서 꽤 팬이 많은 젊은 연주자로, 음악계 정말 좁다더니 두 사람이 미국에서 함께 공부해서 잘 아는 사이라고. 

늘 그랬듯 재기넘치는 활기찬 연주를 보여주며 어쩜 저렇게 사람이 밝고 에너제틱하고 쾌활할까 싶었다. 다만, 딱 거기까지. 요즘들어 예전만큼 편안하게 소리를 내지 못하는 것 같은 인상을 받았는데 이날도 그러했다. 마지막곡 프랑크는.. 힘만 잔뜩 들어가서 지루하기 그지없었다. 원래 프랑크 소나타가 잘 해내지 못하면 세상 지루한 곡인데, 이날도 여지없었다.

젊음의 혈기왕성함으로 가득 메운 음향 - 음악은 느껴지지 않고 귀를 피곤하게 하는 공허함만 남았다. 오디오적 쾌감이라도 있었으면 좋았으련만..

 

2022. 9. 2.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

계속 이어지는 본전 생각나는 연주회에 이어 그래도 기대해볼만한 연주회.

프로그램이 좀 특이해서 일단 큰 기대는 접고 자리에 앉았는데, 이런 선입견을 우습게 날려버린 멋진 연주회였다. 앞서 다 듣고 나서 세상 답답한 고구마만 안겨준 연주자들에 비하면 - 사실 앞선 사람들과 비교하는 것 자체가 큰 실례이겠지만, 역시 명불허전. 

어떻게 그토록 편안한 소리가 나오는지. 그러면서 현악 합주 사이를 선명하게 뚫고 나오는 독보적인 음색..

구구절절 미사여구를 늘어놓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다. 부디 오래오래 건강하시길 바랄 뿐이다. 이 정도 레벨의 현역 바이올리니스트가 누가 또 있나 싶다. 거장급 바이올리니스트 시대의 마지막 모습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