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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assical Music/concert

2022년 상반기 연주회 후기 - 2 (feat. 피아니스트)

by iMac 2022. 12. 26.

6월에 다녀온 세 차례의 연주회는 모두 피아니스트 독주회였다. 3인 3색. 역시나 내 개인적인 취향상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렸던 감상.

2022. 6. 1. 아트센터 인천 콘서트홀

위 사진에 나오는 피아니스트는 국내에서 익히 잘 알려진 사람이지만, 실연으로 보기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요즘 한창 대세인 Cho군에 비하면 한풀 꺾이긴 했지만, 나 정도 연령의 사람에겐 예전엔 한창 인기 높았던 젊은 국내파 클래식 스타 1세대 쯤으로 기억된다.

영상이나 음반으로 들으면서 Cho군이 정말 잘하긴 하지만 음색은 그래도 이 사람이 더 열려있고 예쁜 편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 날 드디어 실제로 확인해볼 수 있겠다 싶었다. 

메인 프로그램과 끝도 없이, 거의 연주회 3부 수준으로 이어진 앙코르 연주까지 모두 다 듣고 난 느낌은.. 아무 느낌이 없었다. 물론, 연주회장은 계속해서 이어진 앙코르로 열광의 도가니였지만. 역시 나는 너무 까다로운 사람인가?

잘 치긴 했는데, 그렇다고 기술적으로 압도적인 느낌도 없고 음악적으로 뭉클함도 없고 실제로 눈앞에서 들으니 그 동안 예쁘다고 생각했던 음색도 잘 느껴지지 않았다. 어딘가 한계에 부딛힌 느낌. 성실한 무대매너는 좋았는데.. 안타까울 따름. 

 

2022. 6. 5.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

이 분은.. 예전에도 포스팅한 적이 있다. 2019.05.12 - [Classical Music/concert] - 루돌프 부흐빈더 피아노 리사이틀 (2019.5.11. 아트센터 인천 콘서트홀) 은근히 우리나라 좋아하시는 듯, 자주 오신다. 아무튼 두 번의 연주회 중 슈베르트(!)가 메인인 연주회로 선택. 

역시, 명불허전. 바로 몇일 전 들었던 슈베르트와 너무 다른 느낌. 기술적으로 살짝 힘에 부치는 순간들이 있었지만 마음을 움직이는 힘은 비교불가. 몇일 전 연주회에선 시큰둥하던 와이프도 즉흥곡에서 눈물을 또르륵.

내년엔 베토벤 소나타 전곡을 하러 오신다고. 오래오래 건강하시길.

 

2022. 6. 21. 아트센터 인천 콘서트홀

6월의 마지막 피아니스트. 이 사람에 대해서는 지금껏 살짝 의구심이 없진 않았다. 그렇게까지 잘하는 사람인가? 드디어 눈앞에서 직접 경험해볼 기획를 갖게 되었다.

실제로 보고 들은 연주.. 정말 대단했다. 듣는 내내 내 귀를 의심할 정도. 이렇게 피아노 소리를 시원하게 내다니. 6월 초 같은 곳에서 들었던 소리와는 차원이 달랐다. 그 때 그 사람이 뭔가 힘겹게 소리를 쥐어짜는 느낌이었다면, 이 사람은 훨씬 수월하게, 압도적인 음량을 뿜어내는 타건. 듣는 입장에서도 훨씬 편안하고 오디오적 쾌감이 최고였다. 

프로그램은 정말 다채로웠고, 결정적으로 앙코르가 어마어마해서.. 지금은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는데, sns상에서도 내한 연주 피아니스트 앙코르 중 최다 기록이라는 이야기를 보았다. 

이 사람 리사이틀은 다음에 또 갈 의향 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