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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assical Music/music note

베를린 필하모니 - 디지털 콘서트 홀

by iMac 2008. 12. 28.



베를린 필하모니에서 디지털 콘서트홀을 열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홈페이지에 갔다가 내친김에 등록하고 연주회 한 편을 구입해버렸다. 가격은 9.9유로. 이럴 때마다 환율이 생각난다. 맨 처음으로 올라와 있는 8월 29일 연주회가 프로그램도 적당하고 해서 선택했다. 브람스 교향곡 제3번과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제10번. 사이먼 래틀 지휘.

스트리밍 방식으로 감상하는 것인데 화질은 3단계로 조절이 가능하고 우리 집에서는 최고 단계로 보아도 끊어지지 않고 매끄럽게 잘 재생되었다. HD급 화질이니 웬만한 DVD화질은 우습게 능가하는 생생한 화질과 음향으로 베를린 필의 실황을 접하게 되다니 정말 놀랍기 그지없다. 

아이맥에서 DVI출력으로 TV에 연결하고 소리도 오디오로 연결해서 아주 만족스럽게 감상했다. 일단은 브람스만 감상을 했는데 래틀과 베를린 필의 브람스 교향곡 전집이 조만간 EMI에서 음반으로 나올 것으로 예상되지만 지금까지의 경험상 EMI에 내놓을 그 음반의 소리가 이것만큼 질감이 잘 살아날 것 같지는 않다. 해석 자체에 대해서는 논외로 하고 일단 연주 자체는 기능적으로 대단히 치밀했고 무엇보다도 그 섬세한 질감이 느껴지는 생생함에 더하여 육중함까지 느껴지는 음향은 그 자체만으로도 환상적이다. 

시차 때문에 쉽지는 않겠지만 앞으로 진행될 연주회들은 실시간으로 감상하는 것도 가능해졌으니 정말 대단하다. 카라얀이 살아 있었다면 정말 좋아했겠다는 생각이 얼핏 들었다. 이런 걸 보면 세상이 참 좋아진 것 같기도 하다. 시즌 전체 감상권이 89유로인데 이걸 한꺼번에 결제해야 하나 고민중이다. 

궁금하신 분들은 한 번 가 보시라... 기획 발표회 영상과 스트리밍 테스트용 영상이 있는데 실제 연주회 화면은 테스트용 영상보다 훨씬 화질이 좋다고 생각하면 된다.  


* 발표회에서 웹사이트 접속 시연을 보여주는데 사용하는 웹브라우저가 맥킨토시용 사파리였다는... 내가 사용하는 환경과 똑같은 화면이어서 무척 반가웠다. 오로지 Windows와 IE에만 목매달고 사는 나라는 정말 대한민국뿐인 듯..

* 쇼스타코비치까지 다 들은 소감은... 정말 오랜만에 엄청난 몰입감을 느끼며 음악을 감상했다는 것이다. 다 듣고 나니 엄청난 카타르시스라할까? 참 개운한 느낌이 인상적이다. 스트리밍 방식이라 더더욱 몰두할 수 밖에 없었을까?  2악장에서 광기어린 모습이 좀 아쉽긴 했지만 그외에는 전반적으로 호연이었다. 무시무시하게 다가오는 오케스트라의 그 생생한 질감이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