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속의 모형
이 녀석은 어떻게 구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릴 적에 연질 재질로 만들어진 작은 모형을 가지고 놀았던 기억이 있다. 생긴 것이 특이해서 아직까지 잊혀지지 않는데 그 때는 당연히 건담이라는 것 자체를 모를 때였고 그 후 오랫동안 마찬가지였다.
그러다가 건프라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이리저리 들여다 보던 중 아주 오래 전 기억속에 파묻혀 있던 이미지를 다시 보게 된 것이다. 아항, 이 녀석도 건담 이야기 중에 나오는 것이었군.
걍 리바이브
이름도 참 특이한데, 우리 말 발음으로는 좀 썰렁한 농담처럼 들리기도 한다. 내용상 뭔가 변태적으로 생긴 나름 지온군의 지략가라고 하는 '마 쿠베' 중장이 탑승하는 기체. 이 사람과 걍의 행적은 TV판, 극장판, 기동전사 건담 디 오리진 만화판 모두 조금씩 다르다. TV판에서는 건담과 대결 중 허리가 두동강 나면서 사망. 극장판에서는 그냥 생략. 디 오리진 만화판에서는 16권 오데사 전투편에서 지온군의 퇴각을 엄호하고 오데사 항 계단앞에서 (영화 '전함 포템킨'에 등장해서 유명해진 장소) 장렬히 자폭으로 마무리.
주무장은 빔 사벨이고 방패에서 미사일 등이 발사되는데 라이플 같은 무장이 없다는 것이 살짝 아쉽긴 하나 생긴 것이 특이해서 나름 매력적이다. 중세 유럽 기사들의 갑주 풍으로 디자인되어서 그냥 보고만 있어도 재미있다. 마침 이 녀석도 리바이브 버전으로 다시 출시되어 만들어보았다. 이 키트의 특징은 웬만한 MG에서도 보기 힘든 손목이 확 꺾어지는 관절 가동으로 덕분에 펜싱자세 구현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빔 사벨은 다른 MS도 모두 장비하고 있지만 구조적으로 찌르기 자세가 나오지는 않는다. 그런 점에서 이 키트는 찌르기 자세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만들어볼만 하다.
리바이브 버전답게 만들기도 쉽고 프로포션도 좋고, 간편한 가동성도 좋다. 최소한의 먹선, 손만 부분도색 후 무광 탑코트로 마무리했다. 특히 HG등급은 방패나 무장을 들었을 때 팔이 처질 염려가 전혀 없다는 점이 장점이다. MG만 되어도 일부 모델들은 무거운 방패나 라이플을 들려주면 팔이 처져서 관절부위에 도색을 하는 등 보강을 해주지 않으면 곤란한 경우가 많다. 이런 점은 확실히 HG등급의 강점. 걍도 마찬가지로 MG를 만들어보지는 않았지만 검색해보니 방패 때문에 왼팔이 처진다는 후기가 많았다. 팔이 처지지 않으려면 좀 공을 들여할 듯 한데, 리바이브 버전 걍은 그럴 걱정 없으니 맘 편하다.
개인적인 취향은 우주세기 기준으로 연방쪽이지만 걍은 지온계열 중에서도 제법 맘에 드는 모델이다. 개인적으로는 추억 속의 모형을 제대로 만들어서 되살려냈다는 점이 의미깊다. 개관적으로도 쉽게쉽게 잘 만들 수 있고 완성도도 높아서 적극 추천하고 싶은 모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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