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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europe

2018 비엔나 #6 (2018.9.24) - 레오폴트 미술관, 맥도널드

by iMac 2018. 10. 28.


빈에 도착한 날로 따지면 벌써 3일째인데, 여전히 컨디션은 별로인 상황에 날씨까지 쌀쌀해졌다. 전날 비가 오락가락해서 걱정했었는데 다음 날이 되니 추워서 돌아다니고 싶은 생각이 싹 사라져버렸다. 유럽의 추위가 어떤지는 익히 알고 있었으면서도 또 당했다는 느낌. 얇은 바람막이 겉옷이라도 가져왔으니 다행이긴 했지만 사실 그 정도로는 어림도 없는 날씨. 대략 난감했다.



무제움스크바르티어, 빈




슈파르(SPAR), 오페라 티켓 등등


몸은 힘들어도 조식은 꼬박꼬박 챙겨먹는다. 그래야 이 추위(!)에 힘을 내서 돌아다닐 것이 아닌가. 식사 후 와이프가 쉬는 동안 우선 근처 슈파르(SPAR) 마트에 가서 생수를 사왔다. 일요일에는 어지간한 마트는 모두 문을 닫아버린다는 점을 기억해 둬야한다. 







에비앙 생수를 사다놓고 이번에는 예매 티켓을 찾으러 오페라 극장으로 갔다. 가는 길에 매일 같이 지나치는 제체시온을 길 건너편에서 찍어 보았다. 이른 아침이지만 나 처럼 맞은편에서 사진 찍고 있는 관광객들이 여럿 있었다. 흰색과 은은한 금장의 오묘한 조화. 봐도봐도 늘 신기하게 생겼다.



제체시온(Seccesion)




오페라 극장에서 보게 될 베르테르, 지젤 티켓은 오프라인에서 찾는 방식으로 예매했다. 사실 티켓을 다시 보는 일은 많지 않지만 종이 티켓을 받아보고 싶어서 이번에도 티켓창구에 찾아갔다. 티켓 창구는 2년전에도 이용했던 오페라극장 길 건너편 건물 1층에 있는 곳을 이용. 슈타츠오퍼, 폴크스오퍼, 부르크극장 티켓을 모두 발권하는 모양. 






티켓과 역시 같이 주문했던 팜플렛을 찾아서 돌아오는 길에 무직페라인에도 들렀다. 이날 저녁에는 이곳에서 퀴흘(!) 4중주단의 실내악 연주회를 보기로 되어 있다. 아침 일찍 이곳에 들른 김에 돌아올 때에는 지하도를 이용해서 호텔까지 가는 방법을 알아보았다. 날이 추우니 최대한 지하도로 가는 방법을 알아두었다. 



무직페라인





레오폴트 미술관


아침식사 이후 나름 부지런히 돌아다니며 일을 보고(?) 다시 호텔로 돌아왔다. 날은 춥지 나도 그렇지만 와이프는 더더욱 컨디션이 좋지 못하니 대략 낭패. 그렇게 좀 더 쉬면서 오전시간을 보냈다. 돌이켜보니 이 때가 가장 힘들었던 것 같다. 



레오폴트 미술관 가는 길



아무튼, 언제까지 이렇게 있을 수 없고 돌아다니기에 날은 추운데 두터운 패딩도 안가져왔으니 최대한 실내에서 시간 보내는 코스를 생각하면 역시 미술관. 이미 전날부터 계획과 달리 움직였지만 이렇게 해서 일정표는 점점 더 최초 계획과는 다른 방향으로 진행되버렸다. 


아침 시간도 좀 지났고, 이 날 저녁에는 조금 이른 시간인 6시 반에 연주회가 있는 관계로 레오폴트 미술관을 다녀오기로 했다. 전날 프라터 공원으로 가기 위해 지하철을 타러 갔던 바로 그곳에 있다. 호텔에서는 걸어서 10분 거리. 



레오폴트 미술관



사실, 레오폴트 미술관은 여행계획을 세울 때 일정상 갈까 말까 했던 곳이었지만, 이렇게 현지 상황상 일정에 포함되었다. 레오폴트 미술관이 있는 지역인 무제움스크바르티어(Musesumsquartier, 줄여서 MQ)는 예전엔 마구간 구역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겉으로 보이는 외관은 다분히 고풍스러운 모습이지만 그 안으로 들어서면 순간 탁 트인 공간 속에 모던한 건물들이 공존하고 있다. 이곳에는 현대미술관인 무목(Mumok)도 있고 여러 시설이 있지만 역시 그 중에서 가장 유명한 곳은 레오폴트 미술관. 





이날은 미술관 투어 첫날이기도 해서 분위기 파악도 잘 안되었고 귀찮기도 해서 내부 사진을 거의 찍지 않은 점이 살짝 아쉬움으로 남는다. 아무튼 클림트를 보려거든 꼭 레오폴트 미술관을 가야한다는 이야기를 이해하게 되었다. 물론 에곤 쉴레 또한 많이 있고 그것으로 더더욱 유명하긴 하지만 클림트의 경우 대부분 '키스'를 보러 가는 벨베데레만 생각하기 쉽기에 질적으로는 레오폴트 미술관을 우선 추천해야 마땅하다. 




이 외에 기억에 남는 것은 당대 유명한 사진가였던 모리츠 네어(Moritz Nähr, 1859~1945)의 사진전이었다. 익히 알고 있던 클림트나 말러의 사진들이 모두 이 사람 작품. 20세기 초엽 한창 좋았던 마지막 무렵 빈의 분위기를 고스란히 담은 사진들. 물론 앞서 본 그림들 만큼의 감흥은 없었지만 이것은 이것대로 좋았다. 


그림을 제대로 들여다 보자면 한도 끝도 없겠지만, 이곳은 그래도 상대적으로 규모가 아주 큰 편은 아니었다. 대략 2시간 남짓 둘러보고 밖으로 나오면 맞은편으로는 좌우에 자연사박물관과 미술사 박물관 쌍둥이 건물이 시야를 가득 메우고 있다. 



외편엔 자연사박물관오른편엔 미술사 박물관



일정이 다 끝난 지금 이 일대를 생각해 보면 정말 대단하다는 말 밖에 나오지 않는다. 이런 엄청난 규모에 고전부터 현대까지 폭넓은 주제를 다루는 각각의 전문적인 미술관들을 갖추고 있는 이 도시의 문화적인 저력이라니.







맥도널드



오후 2시쯤 미술관을 나왔는데 바람까지 불면서 여전히 춥다. 시간이 좀 늦었고 썩 배가 고프지는 않았지만 6시 반에 있을 연주회를 생각하면 뭔가를 먹긴 해야겠고, 이리저리 궁리끝에 칼스플라츠역 지하도 안에서 자주 봤던 맥도널드를 찾아갔다.  


적당히 식사를 마치고 호텔로 돌아가 쉬면서 옷도 갈아입고 연주회 갈 준비를 할 생각에 간단히 식사를 하고 싶기도 했고 늘 지나다니며 궁금하기도 했다. 이런 국제적인 프랜차이즈 매장의 맛은 과연 어떨까? 하는 궁금증. 예전에 파리에서도 맥도널드를 갔던 적이 있었기에 과연 빈의 맥도널드는 어떨까 싶었다. 


2017/03/30 - [Travel/europe] - 2014 파리 #15 (2014.1.31) - 개선문, 일정 마무리



파리에서와 마찬가지로 이곳도 자동판매기가 있어서 직접 클릭해서 메뉴를 선택하고 주문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와 달리 세트메뉴 같은 것이 보이지 않아서 햄버거와 콜라, 감자칩을 일일이 선택하고 카드로 결제해서 주문. 이렇게 주문해서 15.8유로였으니 생각했던 것 보다 가격이 나쁘지 않은 듯.



빈에서 먹는 맥도널드 햄버거




햄버거 메뉴이름은 엠파이어(!), 스테이크클래식. 번호표를 받아들고 전광판을 보면서 찾으면 되는데 확실히 빈은 대부분의 직원이 최소한 간단한 영어 정도는 모두 가능하기에 주문 카운터에 가서도 부담이 없다. 프랑스어로, 그것도 프랑스어 중에서도 정말 알아듣기 힘든 숫자(!!)로 주문번호를 외쳐대던 파리 맥도널드에 비하면 훨씬 편안한 마음으로 주문한 햄버거를 찾을 수 있었다.



케첩이 없다!




자리에 앉고 보니 우리들에게 익숙한 것 하나가 빠졌다. 바로 케첩. 유럽이니 마요네즈가 있었으려나? 메뉴를 일일이 선택하면서 케첩은 전혀 생각을 못했다. 아무튼, 맛은 딱히 큰 차이가 없었다. 역시 햄버거는 버거킹을 가야하나보다 싶었다. 빈에도 버거킹이 있긴 했는데 가보지 못한 것이 아쉽다. 


큰 감흥은 없었지만 그런대로 나쁘지 않게 식사를 하고 호텔로 돌아갔다. 드디어 이번 일정 중 빈에서 보게 될 첫 번째 연주회가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