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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assical Music/beethoven

베토벤 현악4중주 - 부다페스트 현악 4중주단

by iMac 2009. 4. 11.


1958~61년에 녹음된 부다페스트 4중주단의 유명한 녹음. 이것 역시 오랫동안 마음속에서는 수도없이 집어들었다 놓았다 했던 음반이었는데 이제야 들어보게 되었다. 솔직히 Top 가격 CD 8장 구성이니 손쉽게 집어들만한 물건은 아니다. 

지금도 라주모프스키 시리즈를 듣고 있는데 글로 표현한다는 것이 하찮게 생각될정도로 멋지다. 원래 나 자신의 문장력이 대단하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지만 지금의 흡족한 기분은 뭐라 표현해야 할지 적당한 단어가 떠오르지 않는다. 

작품도 멋지고, 연주도 멋지고... 녹음도 좋고... 

녹음에 관해서는... 더더욱 소중한 변화를 가져다준 음반이다. 사실 맨처음 포장을 뜯자마자 라주모프스키 1번을 꺼내서 걸었을때의 느낌은 너무 날카로워서 부담스럽다는 것이었다. 몇번을 들어봐도 이건 아니라는 생각. 순간 급좌절을 경험하고 있었는데(이 비싼 음반이... orz) 그동안 무심코 지나치던 한가지 사실이 떠올랐다. 

오디오의 극성에 관한 문제였는데, 지금까지 크게 신경쓰지 않았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전원 플러그의 좌우를 이리저리 바꿔서 꽂아보기 시작했다. 앰프, CDT, DAC의 전원을 이리저리 바꿔 보았는데 다 마치고 나니 소리가 엄청나게 달라져 있었다. 음악을 듣기가 괴로울 정도로 귀를 찔러대던 바이올린의 고음이 차분하고 매끄럽게 그야말로 'Silky'한 소리로 변신한 것이다. 그 다음부터는 눈앞에 천국이 펼쳐지기 시작... 천당과 지옥을 넘나든 기분이란 이런게 아닐까 싶을 정도였다. 

앰프를 바꾼지 1년이 지났는데 지금껏 그걸 모르고 있었다니... 황당한 기분을 금할 수 없다. 나 자신의 무지함에 몸둘바를 모르면서 새삼 무엇이든지 기초적인 개념이 중요하다는 것을 실감했다. 지금까지 미안했다 오디오들아... T_T  

이 음반 덕분에 오디오를 새로 들여놓은 것 같은 상황이 되었다. 나중에 오디오를 바꾸게 되더라도 극성 체크에는 이 음반으로 테스트하면 딱 이라는 생각. 아무튼 덕분에 이 음반 저 음반 다시 들어보느라 바쁘다. 특히 소리가 아쉽게 들렸던 음반들 위주로 들어보고 있는데 변화가 참 놀랍다. 전에 듣던 소리도 충분히 나쁘지 않았지만 지금은 그 수준을 가볍게 뛰어넘어 완전히 다른 소리를 들려주고 있다. 

오디오 이야기가 더 길어졌는데, 아무튼 너무 멋진 음반이다. 라주모프스키 시리즈와 함께 흐뭇한 기분으로 시작하는 상쾌한 토요일 아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