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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assical Music/beethoven

베토벤 교향곡 전집 - 하이팅크 / LSO

by iMac 2010. 2. 27.

2005~2006 바비칸 센터 라이브 녹음


예전에 7번을 한 장 들어보고 꽤 들을만 하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그 후 잊어버리고 있다가 전집 세트로 묶여 발매된 것으로 장만. 2005~2006년의 실황 녹음이니 어느덧 하이팅크도 70대의 노장이 되었는데 베렌라이터 에디션을 선택하고 반복구도 충실히 이행하는 등 최신 성과를 어느 정도 수용한 해석이다. 

그래도 이 전집은 최근에 마구 쏟아져 나오고 있는 베토벤 교향곡 전집물 중에서는 현존하고 있는 얼마 남지 않은 과거의 거장이 지휘한 것인데다가 연주 스타일도 최신 경향과 하이팅크 자신의 담백한 정공법이 잘 맞물려서 중용적이면서도 전통적인 맛도 나름대로 잘 살린 훌륭한 연주라고 평가할 수 있겠다. 

현대 오케스트라를 기용해서 정갈하고 다이나믹하게 다듬어내는 베토벤 해석이 요즘 경향인듯 한데 상당한 호응을 이끌어 내고는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자주 들을만한 연주들은 아닌 것 같다. 기능적으로는 대단하나 몇번 듣다 보면, 아니면 듣는 동안에 벌써 질려버리기도 하는 연주들에 비하면 - 감질나게 쪼끔 차려진 말끔한 초밥이 생각난다 - 하이팅크의 연주는 정말 오랜만에 익히 잘 알고 있던 '베토벤 다운' 이미지를 다시 만나는 것 같아 반갑다. 

70대 후반의 노장이 되었지만 최신 경향을 반영한 빠른 템포와 절제된 프레이징 등이 인상적인데 그러한 현대적인 해석의 경향과 하이팅크 다운 중용적인 해석이 잘 조화된 모습이 보기 좋다. 때로는 충분히 베토벤 답게 전투적이기도 해서 오소독스한 맛이 느껴지는 점이 훌륭하다. 

LSO 시리즈 답게 녹음이 좀 뻑뻑한 편인데 그래도 이 시리즈는 그런대로 들을만 한 편이다. 이 시리즈도 녹음을 거듭하면서 뭔가 요령을 터득한 것 같기도 하다. 그래도 녹음장소가 바비칸 센터만 아니면 정말 대단했을 것 같다..는 일말의 아쉬움은 남는다.

이 시리즈의 앨범들은 모두 사람 신체 각 부분을 클로즈업한 것이 재미있는데 한편으로는 좀 무섭기도 하다. 모델이 서양사람이 그런지 솜털도 많고... 교향곡 외에 커플링은 레오노레 서곡 2번과 3중 협주곡. 이 역시 특이한 필업이지만 역시 훌륭하다. 암튼 오랜만에 베토벤 교향곡들을 다시 열심히 들어보게 되었다. 


*낱장 발매 사진들... 박스판은 아래 종이케이스에 아래 타이틀이 빠진 아래 사진들로만 구성되어 있다. 다 괜찮은데 눈 사진만 은 좀 징그러워 보이는게 사실. 그래도 베토벤 교향곡집의 표지로는 나름 그럴싸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