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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assical Music/beethoven

르네 라이보비츠 / 로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 베토벤 교향곡 전집(체스키)

by iMac 2010. 3. 21.

르네 라이보비츠 지휘 / 로열 필하모닉 (1961년)


이 연주는 사실, 오래 전부터 일부 애호가들 사이에서는 거의 컬트적인 대접을 받아온 연주였다. 이게 그렇게 대단한 연주라는 이야기가 전설처럼 전해져오고 있었는데, 특히 정격연주가 한창 붐을 이루던 90년대 초반 전투적인 베토벤 해석의 선구자라는 식의 평판을 얻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으로는 시쳇말로 '인구에 회자되는' 그런 대접은 받지 못했던 것이 사실. 나 또한 위의 1&3번 음반을 사서 처박아 놓고만 있다가 다시 꺼내 들어본 것이 불과 얼마 되지 않았다. 일단 진지하게 다 듣고 나니까 그 동안 이 연주를 왜 안 듣고 있었는지 정말 후회막급. 당장 나머지 음반들 수배에 나섰다. 

한장씩 모아서 결국 5장 모두 모았는데 정말 듣기 좋다. 이 녹음의 정체를 찾아보니 리더스 다이제스트사를 위해서 RCA와 데카의 녹음팀이 제작했단다. 찰스 게하트와 레코딩 엔지니어 K.윌킨슨 같은 낯익은 이름들이 보인다. 로열 필의 상쾌한 울림을 전형적인 60년대 데카 스타일의 음향으로 담아냈는데 오디오적으로도 제법 만족스럽고 오늘날 기준으로 보면 여전히 좀 구식이긴 하지만(반복이라든가 악보의 선택 등) 쾌적한 템포와 자연스런 관악 밸런스를 이끌어내는 지휘자의 실력이 정말 대단하다.

충분히 전투적이지만 결코 지나치지 않고 감칠맛나는 자연스러운 음향이 일품. 굳이 흠을 잡자면 뭔가 독특한 개성이 부족하고 일단 네임밸류가 문제일 것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이렇게 마냥 잊혀져서는 안될 것이다. 

르네 라이보비츠는 쇤베르크에게 배우고 불레즈가 라이보비츠에게 배웠다고 하는데 아무튼 이야말로 흙 속의 진주같은 존재라 할 것이다. 아직도 인터넷을 뒤져보면 조금씩 보이는 것 같으니 아직 들어보지 못했다면 눈에 띄는 대로 집어드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