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뮤직, 오디르바나, 타이달, 룬

앞서, 아이맥을 교체하면서 광출력 단자가 사라져서 멘붕에 빠진 상황까지 포스팅했다. 당시에는 상당히 난감했는데, 결과적으로는 어정쩡한 상황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된 것은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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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을 듣는 방식

아이맥에서 오디오로 출력을 못하는 상황이 되자, 음악감상 방법에 대해 재고하지 않을 수 없었다. 당황스러운 상황이었지만, 덕분에 그동안 못내 외면하고 있던 현실을 직시할 수 있었다.

첫 번째는, 메인오디오인 노스스타 192 CDT + 익스트리모 DAC, 오디아 플라이트 TWO 인티앰프, 카잘스 오디오 클라라 북쉘프 스피커의 조합. 여기에 아이맥에서 광출력으로 연결해서 애플뮤직이나 아이튠즈에 옮겨 놓은 CD음원을 감상하는 방식.

CDT

DAC

인티앰프

두 번째는, 나름대로 책상 위에 꾸며 놓은 '책상파이' 조합으로, 오라노트 프리미어 + ERA3 스피커의 조합. 오라노트 프리미어는 아이맥과 usb케이블로 연결된다. 오라노트 프리미어는 옆에 헤드폰 단자도 있어서 여기에 AKG 601 헤드폰을 연결해서 들었다. 

이렇게 놓고 보면 당연히 첫 번째 구성이 메인인데, 시간이 지나면서 무게 중심이 알음알음 두 번째로 옮겨와 있었다. 메인 시스템은 전원 켜는 것 부터 손이 많이 가는데 비해 오라노트는 훨씬 간편하다. 

음악 감상도 여러 음원을 간편하게 비교해서 들어볼 수 있어서 어느 순간 아이튠즈 사용이 압도적이 되었다. AKG 601 헤드폰은 처음 살 때는 그저 창문 열고 지내는 여름날 사용할 용도였는데, 이제는 주력 기기가 되어 버렸다. 

책상 위에 놓인 ERA3 스피커는 작고 앙증맞은 크기임에도 의외로 들을만한 소리를 들려준다. 작고 포근하며 의외로 섬세한, 적당한 사이즈로 잘 튜닝된 소리. 아무 기대없이 작은 볼륨으로 틀어 놓고 있다가 흠칫 놀라는 경우가 많다. 

이러다 보니, 아이맥과 광출력 연결이 끊어지기 전에도 이미 메인 오디오는 사용빈도가 현저히 낮아졌다. dac와 앰프는 그래도 가끔 연결하지만 CDT는 사용한지가 언제인지 벌써 아득하다. 하루 종일 CD를 틀어서 픽업을 두 번이나 교체했던 때가 있었던 걸 생각하면, 시대의 변화를 새삼 실감한다. 픽업 수리에 대한 후기를 찾아보니 어느새 6년 전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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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튠즈, 애플뮤직, 타이달

상황파악이 여기에 이르자, 생각이 복잡해졌다. 방안 가득 넘쳐나는 CD들을 어찌할 것이며, 활용도가 낮아진 메인 오디오는? 음원을 듣는 방식은? 요즘 유행한다는 네트워크 플레이를 들여볼까?

여러 가지 고민이 있었지만, 우선은 '음원'에 대해서 포스팅하고자 한다. 기존 감상방식은 구입한 CD를 아이튠즈에 옮겨 놓고 듣거나 애플뮤직을 이용해서 스트리밍 혹은 다운로드 받아서 듣는 방식이었다.

음원 재생방식이 주가 된 상황에서, 현재 듣고 있는 방식이 최선인지에 대한 생각이 들었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것은, 역시 하드웨어에 대한 고민에서 파생된 것이다. 기존 오디오의 활용이 부진한 상황을 고민하다보니, 정말 오랜만에 최신 오디오 트렌드를 살펴보게 되었고, 자연스레 네트워크 플레이어들을 접하게 되었기 때문.

그 과정에서 그 동안 모른 척 하고 있던 또 다른 상황과 마주하게 되었다. 애플뮤직이 현실적으로 체감할 정도는 아니지만, 스펙상 손실압축에 의한 전송방식인 것은 분명한 사실. 그래서 찾아보게 된 것이 바로 '타이달'(Tidal). 

결론부터 말하자면, 현재 애플뮤직과 타이달을 모두 사용하고 있다. 타이달이 CD음원 무손실 스트리밍에 일부 음원은 24bit/96khz 고음질 스트리밍도 가능하기에 음원 자체의 매력은 압도적이다. 다만, 애플뮤직과 비교할 때 상호간에 없는 음원이 존재하기에 상호보완적인 방식으로 둘 다 사용하고 있다. 물론, 양쪽 다 존재할 경우 당연히 타이달을 이용한다. 

타이달의 단점은, 현재 한국은 정식 서비스 대상이 아니어서 최초 가입시 약간의 스킬(?)이 필요하고, 애플뮤직(7.99)보다 요금이 비싸다(19.9). 

타이달 마스터 음원 - 오른쪽 모서리 M자 표시

이런 저런 불편함에도 일단 가입하면 신세계가 펼쳐진다. 특히, 간간이 눈에 들어오는 타이달 마스터 음원은 정말 대단하다. 24bit/96khz 스트리밍이니, 재생도 불편한 블루레이 오디오를 들을 필요가 없어진다. 

데스크톱에서는 스트리밍만 되지만, 아이폰/아이패드 어플에서는 다운로드가 가능하다. 현재 정식 서비스 지역이 아니다 보니 아이폰/아이패드 어플도 앱스토어에 올라와 있지 않아서 미국 계정을 만들어서 다운 받아야 하는 점이 불편하지만 어찌어찌 성공하고 나면 이것 역시 신세계.

룬? 오디르바나!

타이달과 함께 눈에 들어온 것이 '룬'(Roon). 메리디안에서 개발했다고 하는 음원 재생 소프트웨어인데, 현재 시점에서는 이런 류의 서비스 중 끝판왕인 것 같다. 

기술적인 설명을 할 실력은 안되니, 그냥 들었을 때 느낌만 말하면 같은 음원도 아이튠즈로 들었을 때 보다 룬으로 들었을 때 더 좋게 들린다. 애플뮤직은 안되지만 타이달은 지원하기에 타이달 음원도 룬을 통해 들을 수 있는데, 역시 타이달로 들을 때 보다 더 좋게 들린다. 

룬으로 듣는 타이달 마스터음원. CD내지가 필요 없을 정도

여기에 룬이 자랑하는 막강한 음원 데이터베이스 서비스가 압도적인데, 이것이 처음에는 정말 놀랍고 지금도 놀랍긴 하지만, 나에게는 시간이 지날수록 번거롭게 다가왔다. 음악감상에만 오롯이 집중하지 못하게 하는 측면이 있다. 정신 사납다고나 할까? 결정적으로 요금이 비싸다. 그것도 연간 요금. 평생 소장가격도 있긴 하지만..

음질 좋고 좀 간결한 프로그램이 없을까 해서 찾게 된 것이 '오디르바나'(Audirvana). '오더바나'라고 하는 편이 맞을 듯 싶지만 대부분 '오디르바나'라고 검색된다. 사실 맥에서는 일찍부터 잘 알려진 프로그램이긴 했다. 

'룬'보다 단촐한 구성이 맘에 들었고 타이달도 지원이 되니 딱이다. 재생음질도 훌륭하고, 무엇보다 아이맥에 연결되는 dac의 성능에 따라 소프트웨어적으로 업샘플링을 조절하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가격도 일단 룬보다는 저렴해서 결국 이것으로 결정.

오디르바나 - 역시 타이달 지원

이렇게 해서, '아이맥 교체사건'으로 비롯된 음원감상 방법 재검토가 마무리되었다. 음원 서비스는 애플뮤직+타이달, 음원재생은 오디르바나를 이용하는 것으로 정리. 이렇게 간단히 적었지만 사실 지난 연말부터 시작해서 2~3개월간 고민한 결과이다. 덕분에 그 기간 포스팅도 뜸해졌다. 덤으로 컨디션 난조까지.

소프트웨어가 정리되었으니, 음악재생 하드웨어에 대해서는 다음 포스팅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