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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europe

2018 비엔나 #11 (2018.9.26) - 타펠슈피츠

by iMac 2018. 12. 16.


여행기간 날씨가 계속 별로이다가 간만에 날씨가 좋아졌다. 알베르티나에 들어갈 때만해도 살짝 쌀쌀했는데, 관람을 마치고 나오니 이제 좀 걸어다닐만한 날씨가 되었다.  점심 메뉴는 딱히 정하지 않은 상태였는데, 일단 처음에는 지난 번에 갔었던 슈니첼 식당이었던 피글뮐러에 다시 가보기로 했다. 


피글뮐러는 금방 찾아가긴 했는데, 오후 2시가 넘어간 시간임에도 대기줄이 어마어마했다. 살짝 아쉽지만, 그동안 슈니첼은 여러 번 먹은데다 시간도 그렇고 빨리 식사를 하고 싶기도 했고 해서 포기하고 다음 리스트에 있던 타펠 슈피츠 집으로 향했다.



타펠슈피츠! (Tafelspitz)




플라후타 볼차일레 (Plachutta Wollzeile)



이곳은 여행 책자나 후기 등에서 종종 볼 수 있던 유명 체인점이다. 빈 시내에 세 곳이 있는데 지점마다 약간씩 차이가 있는 듯. 이날 우리가 찾아갔던 곳은 플라후타 볼차일레. 이름만 많이 들어봤던 오스트리아 전통음식 타펠슈피츠를 먹어보기로 했다. 


피글뮐러에서 아주 가깝진 않지만 그래도 충분히 걸어갈만 한 곳. 날씨만 좋으면, 빈 시내 링 안쪽은 어디든 걸어서 갈만 하다. 



오후 2시 반이 넘은 느지막한 시간인데도 그럭저럭 손님들이 많이 있었다. 그래도 아주 붐비지는 않은 시간인데다 식당 자체가 체인점으로 규모도 꽤 커서 자리는 쾌적하고 넉넉한 편. 자리에 앉아 타펠슈피츠 2인분과 샐러드, 그리고 늘 그랬듯 알름두들러 1병 주문.


타펠슈피츠(Tafelspitz)는 프란츠 요제프 황제도 즐겨 먹었다는 오스트리아 전통 음식인데, 찾아보면 소고기 중 홍두깨살이나 우둔살을 쓴다고 한다. 원래 소고기 부위는 잘 모르는 편인데 고기가 지방이 없고 담백한 부위여서 부드럽긴 하지만 식감이 아주 좋은 편은 아니다. 




아무튼, 자리에 앉아 주문을 하면 곧 이런저런 기본 세팅을 해준다. 식탁에 작은 빵바구니도 올라오는데, 이것은 역시나 먹으면 추가 요금이 발생한다고 들었다. 나중에 보게 되지만 타펠슈피츠 자체로 양이 제법 되기 때문에 굳이 다른 빵까지 먹을 필요는 없어 보인다. 



음식이 나오면 중앙에 메인 냄비 속에 소고기 국물이 나오고 그 밖에 소스 그릇들이 나온다. 타펠슈피츠는 각종 야채와 육수 속에 소고기가 담겨 있는 아주 심플한 모습의 음식이지만 이것도 나름 먹는 방법이 있다. 식탁에 함께 놓여 있는 안내문에 나름 그림이 잘 그려져 있다.


처음 앞에 놓이는 작은 그릇에 흡사 계란지단을 가늘게 썰어놓은 것 같은 것이 들어 있는데, 이게 계란 지단이 아니라 팬 케이크를 면 처럼 가늘게 썰어놓은 것이다. 달리 생각해 보면 칼국수 면 만드는 방식과 비슷한 것 같다. 아무튼 첫 순서는 여기에 육수를 국자로 떠서 부어서 먹는 것. 



이 육수를 처음 맛보는 순간, 아마도 한국사람이라면 모두다 갈비탕 국물이 생각날 것이다. 우리가 익히 잘 알고 있는 바로 그 맛. 조금 더 지나면 뒷맛이 여러가지 허브 같은 것이 들어간 것이 느껴지는데 이것도 계속 먹다보면 한약재가 들어간 느낌이 든다. 아무튼 한국사람 입맛에 딱이라는. 여기에 밥말아서 깍두기랑 먹고 싶다는 후기도 본 적이 있다. 


팬케이크 국수(?)를 다 먹고 나면 집게로 뼈를 건져낸다. 뼈에는 가운데에 골수같은 것이 들어있는데 이걸 파내서 빵에 바른 다음 소금 후추등으로 간을 해서 먹는다. 이게 비주얼로는 살짝 징그러운데 먹어보면 의외로 나쁘지 않다. 


이런 식으로 먹은 다음 고기덩어리를 건져올려 각종 소스를 올려 먹는다. 이 소스는 식당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는 것 같은데 사과소스, 겨자소스, 시금치소스가 있었다. 여기서 먹은 시금치 소스가 특히 기억에 남는다. 그 외에 예전 어머니가 해주시던 것 같은 감자 볶음과 함께 먹는다. 이 모든 음식의 맛이 우리네 입맛에 잘 맞아서 아주 편안한 기분이 들면서 배부르게 잘 먹었다. 가격이 살짝 센편이긴 하지만, 빈에 가서 한번쯤은 꼭 드셔보시길 추천.





공원, 공원.. 카를 교회



식사를 마치고 호텔로 돌아가면서 주마간산격으로 공원들에 들렀다. 우선 2년전에 무척 좋았던 시립공원(Stadtpark)에 들러 여전히 잘 서있는 요한 슈트라우스 2세 기념상도 보면서 공원을 둘러보았다. 이곳의 공원은 어딜가든 진정한 여유로움이 느껴진다. 여행지여서 그렇게 느껴지는 것일까?


2017/01/30 - [Travel/europe] - 2016 비엔나 #7 (2016.5.21) - 슈타트파크


요한 슈트라우스 2세, 슈타트파크



시립공원에서 나와 걸으며 베토벤 동상을 다시 만난다. 이곳 길 건너에는 빈 코체르트 하우스. 언제가는 이곳에서도 연주회를 보고 싶다. 실제로 이무렵 쿠렌치스가 지휘하는 말러 3번 교향곡 연주회가 있었다. 


베토벤 동상




이어서 부지런히 걸어 숙소 근처 칼스플라츠역에 붙어 있는 레셀공원(Resselpark). 이곳에서 예전에 보면서 좋아했던 카를 교회(Karlskirche)앞에 들렀다. 이곳 또한 정말 웅장하고 아름다운 건물이다. 앞에 있는 커다란 연못도 잘 어우러지면서 조형적으로 정말 멋지다. 


2017/02/06 - [Travel/europe] - 2016 비엔나 #11 (2016.5.22) - 카페 무제움, 카를 교회


카를 교회(Karlskirche)



여기까지 보고 나니 그럭저럭 오후 6시. 이제 호텔로 돌아가서 이번 여행의 마지막 공연 발레 지젤을 보러 갈 준비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