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G 유니콘 시리즈는 외장도 정교하고 작은 스케일임에도 변신 기믹이 훌륭하게 구현되어 있긴 하지만, 역시 하나의 모형으로 변신과정을 거치는 것 자체가 불편한 것은 여전하다. 애니메이션 화면 처럼 스스로 순식간에 변신하는 것이 아니니 말이다.
비용은 두 배로 들지만, 결국 변신 전과 후의 모습을 모두 보고 싶으면 똑같은 것을 두 개 사서 하나씩 만드는 수 밖에 없다. 앞서 유니콘 건담도 그렇게 했듯이, 밴시 노른도 디스트로이 모드로 따로 만들었다.
밴시 노른, 사이코 프레임, 기타 등등
우선, 간만에 이름에 대해서 다시 찾아 보았다. 'Banshee'라는 이름을 찾아보면, '밴시', '반시' 등으로 검색이 되는데, 아일랜드 전설에 나오는 여자 요정같은 존재로 밴시의 울음소리가 죽음을 부른다고도 한다.
아일랜드어 발음상으로는 '반시'에 가깝다고도 하니, 애니메이션상 일본어 발음이 오히려 이런 경우에는 더 가까운 것일 수도 있겠다. 물론, 일본어쪽은 발음 표기가 그렇게밖에 안되는 한계 때문이기도 하지만.
여기에 더해지는 'Norn'(노른)은, 북유럽 신화에 나오는 운명의 여신이다. 나에게는 바그너의 오페라 '신들의 황혼' 첫 머리에 세 명의 노른이 등장하는 장면이 떠오른다. 과거, 현재, 미래를 말하는 운명의 여신들.
이런 배경을 알던지 모르던지와 관계없이 다른 한편으로는 그저 뭔가 있어 보이는 이름들을 죄다 모아서 가져다 붙여 놓은 것 같기도 하다. 사실, 건담 애니메이션의 시청층이 아일랜드 전설이나 북유럽 신화, 혹은 바그너의 오페라에 대한 깊은 지식을 갖춘 계층만이라면 상업적으로 장사가 안될 것이다.
아무튼, 결론적으로 밴신 노른이라는 이름은 뭔가 있어 보이고 극의 내용상 일종의 '최종병기'같은 상황을 끝내버리는 무시무시한 괴물같은 머신이라는 이미지를 담고 있다고 하겠다. 물론, 내용상으로는 이름값에는 다소 많이 부족했지만.
순백의 유니콘과 달리 어두운 색감의 밴시는 변신시 사이코프레임에 밑색의 간섭이 일어나서 실제 만들게 되면 오렌지색 색상이 탁해지면서 영 보기 싫어진다.
RG 역시 사이코프레임이 보기 싫어지는 현상은 마찬가지인데, 이걸 완전히 해결하려면 도색을 해야겠지만, 적당한 선에서 해결하려면 역시 뒷면에 흰색을 칠해주는 방법이 있다.
최대한 도색 없이 순조립만 하려고 했지만, 사이코 프레임 문제는 그냥 두고 볼 수 없어서 결국 뒷면에 흰색 건담 마커 또는 타미야 에나멜 XF-2 화이트로 적당히 칠해주었다. 부품이 작아서 잘 안칠해지는 부분들도 있고 꼭 필요해 보이는 부품 위주로만 칠해주었다.
조립 전 칠해줄 때는 이게 과연 얼마나 효과가 있을까 반신반의 하긴 했지만, 막상 조립해 놓고 보니 그런대로 훨씬 보기 좋은 모습이 되었다. RG 유니콘 밴시를 만들면서 디스트로이모드로 전시하실 분들께 조립 전 사이코프레임 뒷면을 흰색을 칠해주는 것을 적극 추천한다. 모든 부위를 다 할 필요는 없고 적당히 칠해주기만 해도 효과는 확실하다.
디스트로이 모드
사이코 프레임 문제를 나름대로 해결하고 완성해 놓고 보니 제법 볼만하다. 아마도 지금까지 제품화된 밴시 노른 모형 중 가장 추천할만한 제품인 것 같다.
뒷면의 흰색 덕에 오렌지 색 사이코프레임 색상이 탁해지지 않고 선명하게 드러난다. 덕분에 멀리 떨어져서 전체적인 모습을 볼 때 색 대비가 선명해 보여서 멋지다.
변신 후의 모습은 정말 말도 안되게 과장된 외장인데다 턱없이 거대하게 전개된 암드 아머 XC(백팩)나 암드 아머 DE(쉴드)의 무게 때문에 밸런스 잡기가 쉽지 않은데, RG는 단단하게 설계된 관절 덕에 안정감있게 잘 버텨준다.
MG나 PG쯤 되면 쉴드는 커녕 빔 라이플도 들고 편안하게 버티기가 쉽지 않다. 물리적인 무게 때문에 현실은 마냥 멋있지 않은데 이런 점에서 RG 유니콘 시리즈는 최상의 디테일과 관절 강도로 각종 포즈를 재현할 수 있는 멋진 제품이다.
이전까지 밴시 노른, 특히 디스트로이 모드는 말도 안되게 과장된 외장으로 인해 딱히 정이 가지 않았는데, 이러한 RG의 강점 덕에 완전히 맘에 들었다.
유니콘 모드와 디스트로이 모드
물론, 지난 번 유니콘 모드에서 포스팅 했듯이 어두운 외장 때문에 스티커를 붙여도 효과도 별로 없고 지저분해지기만 하는 점은 어쩔 수 없다. 아예 금장 스티커를 붙이던가 하지 않는 이상 이 부분은 어쩔 수 없다. 그래서 디스트로이 모드 역시 적당히 몇 군데만 붙이고 마무리했다.
유니콘과 밴시
이렇게 해서 밴시 노른도 유니콘 모드와 디스트로이 모드 두 가지 모두 완성했다. 사실 개인적으로 오렌지색 사이코 프레임 문제 때문에 계속 마음에 걸렸었는데, 그걸 해결했다는 점이 가장 마음에 든다. 그래도 여전히 결론은 유니콘의 흰색 외장이 최고다. 물론, 둘 다 갖추고 있을 때 상호 대비가 되면서 시너지효과를 거두는 것은 사실이다. 아무튼 유니콘 건담 RG 시리즈는 적극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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