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같으면 여행 경로라든가, 기타 등등 일정을 열심히 포스팅했을텐데 이제는 그것도 좀 귀찮은 듯. 그래도 연주회 후기만큼은 기록해 두어야겠다 싶어 올려본다.
2023.2.19. 빈 무직페라인 잘(Wien Musikvererin Großer Saal)
쇤베르크 : 정화된 밤
R. 슈트라우스 : 알프스 교향곡
크리스티안 틸레만, 지휘 / 빈 필
정말 출발 직전 급하게 예매한 연주회. 빈에서의 메인 일정은 따로 있었기에 큰 기대는 하지 않고 그냥 되는대로 표를 예매했다. 하다보니 처음으로 입석으로 예매했는데 신선한 경험이었다.
경험해보니, 최대한 빨리 가서 줄을 서는 것이 최고. 그래야 안에 들어가서 시야가 괜찮은 난간 앞쪽에 자리잡을 수 있다. 또한 계절이 계절이다보니 외투를 로비에서 맡기라고 안내하고 있다.(유료) 우리 나라에서는 그런 경우가 별로 없다보니 좀 생소한데, 이곳은 그것이 일상화된 문화라는 점 새삼 실감했다.
연주회 내내 서 있으려니 당연히 편하지는 않았고 시야도 좋지는 않았지만 5유로의 가격으로 이렇게 훌륭한 연주를 눈앞에서 보고 들을 수 있다니 정말 멋진 경험이었다.
빈 필의 화사한 음향은 여전히 훌륭했고, 무직페라인의 음향 역시 오랜만에 들었지만 역시 명불허전. 어마어마한 총주에서 어떻게 그렇게 귀가 편안한지. 이래서 아무리 빈 필이라고 해도 국내 내한공연에서의 모습은 이들의 진면목이라 할 수 없다. 연주회장의 울림 자체가 비교가 되지 않는다.
이전 후기에서도 만났던 틸레만을 이번엔 빈에서 만났는데, 특히 슈트라우스의 알프스 교향곡은 예전부터 틸레만이 잘 다루던 작품이기에 변함없이 멋진 연주였다.
개인적으로 틸레만의 지휘를 모두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적어도 독일 후기낭만 음악에 있어서는 최정상의 지휘자임에 틀림없다.
얼마 전 CGV에서 바로 이 프로그램을 상영해준다는 광고를 보았다. 같은 날인지는 모르겠으나 프로그램은 동일하고 입석에서 볼 때도 바로 옆 단상에 TV 카메라로 촬영중이었다. 내가 다녀온 연주회를 이렇게 보여준다니.. 극장에서 봐도 좋겠지만, 실제로 현장에서 들은 무직페라인의 음향이, 그 경이적인 경험이 극장에서 재현될 수는 없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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