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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assical Music/music note

요즘의 상황

by iMac 2007. 4.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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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제프 안톤 브루크너 (1824~1896)


최근 나 자신의 이런저런 음악 감상 경향을 두서 없이 대충 정리해 보고자 하는데, 대뜸 브루크너의 초상이 올라온 것은 요즈음 나의 음반 구매 행위가 마치 말년의 브루크너의 삽질을 연상케 했기 때문이다. 감히 대가의 행적을 삽질이라고 하고 거기에다가 무엄하게도 나 자신의 구매 행위를 비교하기까지 했는데 이것도 클래식 음악 애호가 다운 기이한 경향이라고 이해하면 될 듯.

1. 계속 이어지고 있는 중고 매각과 재구입

중고로 파는 것 까지는 좋은데 재구입이라. 쉽게 말해 예전에 국내판으로 샀던 걸 팔아버리고 수입판으로 다시 사고 있다. 의외로 국내판이 많이 있는데 이걸 한번에 물갈이 하기도 어렵고 해서 조금씩 진행중인데 솔직히 회의적인 면이 없지 않다. 꼭 이럴 필요가 있을까. 말년의 브루크너와 비교한 것도 이때문이다. 말년의 브루크너는 9번 교향곡을 진행중에 초창기 작품들의 재개정에 매달려서 시간을 많이 빼앗겼다. 6~70년대 까지는 그러한 개정판이 주류였지만 최근에는 서서히 개정전의 판본에 사람들의 관심이 옮아가고 있는 걸 보면 괜한 삽질이 아니었나 싶다. 그 시간 아껴서 9번이나 완성하시지...

마찬가지로 열심히 재구입을 하는데 예전에 가지고 있던 판이기에 딱히 새로운 느낌도 없고 그냥 그렇다. 언제까지 이래야만 하는 것인지?

그와는 별도로 중고 매각은 상당히 진행되었다. 잘 듣지 않는 판들을 골라내서 그야말로 구조조정중인데 상당히 팔아치웠는데도 여전히 CD장의 상황은 달라진게 없어 보인다. 방만한 컬렉션을 다듬고 또 다듬어서 최정예만으로 구성하리라...

2. 오디오의 변화

작년초부터 지금껏 오디오에 별 욕심없이 그냥저냥 잘 지내왔는데 돌이켜보면 음악을 열심히 듣지 않은 탓도 있지 않나 싶다. 다시금 진지하게 음악에 접근하고 있는 요즘 이런저런 욕심도 생기고 해서 조금씩 변화를 줘 왔는데...

변화의 시작은 스피커와 스탠드 사이에 고무발을 끼워넣은 것이었다. 스탠드로 이어지는 진동을 줄이자 소리가 놀랄만큼 가볍고 선명해졌다. 여기까지는 돈도 안드는 것이었지만.. 우연히 알게 된 파워케이블. 이니그마라는 이름의 이 케이블을 인티앰프에 사용하고 한 번 놀라고 다시 추가로 DAC에 사용하고 다시 놀랐다.

요즘 듣고 있는 소리가 파워케이블 2개를 갈아끼운 후의 것인데 피아노 음악의 재생에 발군의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덕분에 피아노 곡을 열심히 듣게 되었고 베토벤의 황제에 정말 오랜만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런데 문제는, 소리의 변화가 꼭 소리의 향상과 일치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고역의 개방감은 비할데 없이 좋아졌는데 대신에 조금 피곤한 소리가 되었고 이런점은 바이올린 독주곡에 아주 안좋은 영향을 주고 있다. 바이올린 협주곡을 들으려면 인터케이블을 갈아 끼워야 하나 싶다. 실제로 좋은 효과를 보았다. 대신에 피아노곡에서는 역시나 소리가 너무 딱딱하게 누렇게 바랜 소리가 나온다. 생각이 여기까지 이르니 이제는 DAC를 상급기로 교체하고 싶어진다. 이것참 난감하기 그지없다.

이상의 변화와 맞물려 다시금 음악에 대한 열정에 불타오르고 있다. 다만, 관심은 이리저리 불타오르고 있는데 시간이 없다고 해야할까? 듣고 싶은 것은 많은데 시간은 없고 다소 산만한 상황이다. 과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