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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assical Music/music note

최근의 음악적 관심사 - 음반들

by iMac 2010. 10. 9.

최근에 관심을 두고 듣고 있던 이런저런 음악들에 대한 잡설들... 그때그때 포스팅을 해야 겠지만, 워낙 게으른데다가.. 지난 여름엔 내내 더워서 맥을 못추고 있어서 타이밍을 날려 버린 소재들이 많다. 보다 심도 있는 포스팅을 기대하다간 끝내 한줄도 안 올릴 것 같아서 대강 정리...


1. 멘델스존

사실, 멘델스존(1809~1847)의 기념일은 작년이었다. 문제는, 언제나 그렇듯 나는 발동이 좀 늦게 걸리는 편이라서 탄생 200주년이었던 작년이 지난 올해에야 겨우 관심이 되살아나게되었다는 것. 물론 오늘날 떠들썩한 말러 만큼이나 세상사람들은 멘델스존에 대해서는 관심을 가져주지 않고 있다. 멘델스존을 딱히 싫어한 적도 없지만 아주 열심히 들은 편도 아니라서 이번에는 좀 더 관심을 갖고 들어보고 있는 중. 참고로 올해는 슈만(1810~1856)의 탄생 200주년. 내년은 말러(1860~1911)의 서거 100주년. 말러는 그냥 평시에도 난리인데 벌써부터 내년은 더더욱 난리도 아닐 듯.


하여간, 그 동안 통 관심도 없었던 멘델스존의 피아노 협주곡도 들어보니 상당한 걸작들이고.. 늘 좋아했던 한 여름밤의 꿈은 이번에 낙소스에서 셰익스피어극 성우들을 대거 동원한 음반을 내놓았는데 제임스 저드와 뉴질랜드 심포니의 연주도 상당히 들어줄만하다. 기존의 다른 음반들처럼 한 사람의 성우가 여러 배역을 다 맡는 것이 아니어서 라디오 드라마 처럼 훨씬 듣기에 재미있다. 아, 물론.. 온전히 실시간으로 다 알아듣지는 못하고 있지만~ 오베론과 티타니아의 싸움이라든가 기타등등 뒤범벅이 되는 황당무계한 드라마의 줄거리는 이미 대략 알고 있기에 그럭저럭 상상속의 줄거리에 꿰맞춰서 나름대로 알아먹는 수준.

그 외에도.. 지금 들으면서 감탄하고 있는 크레머/아르헤리치/오르페우스 챔버 오케스트라(DG)의 10대 시절 작곡한 협주곡집..천재 유태인 소년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보로딘 트리오가 그윽하게 연주하는 피아노 3중주.. 헤레베헤의 한 여름 밤의 꿈을 사려다 보니 다 품절되고 5장 짜리 세트밖에 구할 수 없어서 함께 들여다 놓은 오라토리오 바울과 엘리아.. 등등.. 아직도 가야할 길은 멀기만 하다. 


2. 클렘페러

지휘자 오토 클렘페러(1885~1973)는 유태인이어서 나치에 의해 한때 추방된 적도 있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오늘날에는 정통 독일 음악의 화신처럼 기억되고 있는 인물로서, 그의 음악적 스타일은 쉽게 친숙해 지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지독히도 무뚝뚝하고 느려터진 연주로만 기억되고 있는데, 막상 들어보면 의외로 느린 연주는 그렇게 많지도 않을 뿐더러 관현악의 밸런스도 무심한 듯 하면서 개별악기들의 울림이 두터운 관현악 속에서도 잘 들리는 것이 신기한데 아무튼 클렘페러의 지휘를 나름 좋아하게 된 것도 극히 최근의 일이다. 

역시나 뒤늦게 클렘페러에 대해서 관심을 갖고 보니.. 예전 EMI에서 한창 쏟아냈던 클렘페러의 수많은 연주들 중 인기 없던 것 들은 이제 도통 구할 수가 없게 되었다. 클렘페러가 지휘한 브루크너 음반을 찾다보니 일본 HMV에서 주문을 했는데... HQCD라나 뭐라나, 하여튼 일본인들의 매니악한 성향은 정말 못말린다. 특수재질이 어쩌고 저쩌고.. CD에 금가루라도 뿌렸는지 하여간 결론은 일반 CD보다 비싸다. 음질은 훨씬 개선되었다는데 어마어마한 효과는 아닌 듯 하고 결정적으로 비교 대상이 없어서 그냥 그런가 보다 싶다는. --;


클렘페러는 워낙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던 사람이라, 정말 연구의 가치가 풍부하다. 질기디 질긴 유태인 다운 면모랄까. 이번에 일본에서 주문한 음반을 보니 공교롭게도 올해가 탄생 125주년이란다. 위의 음반도 125주년 기획시리즈로 나오고 있는 모양인데, 이런게 정말 일본의 대단한 점이다. 사모펀드에 팔려가서 엉망진창이 되어버린 영국 EMI본사와는 달리 도시바 EMI로 운영되고 있는 일본 자체기획음반인데 본사 차원에서도 예전 카라얀 세트처럼 (2009/04/05 - [음악수첩/전집류] - EMI - 카라얀 전집) 다시 제대로 된 세트를 발매해 주면 좋겠다. 일본인 특유의 취향이 반영된 리마스터는 아무래도 내 취향에는 썩 만족스럽지 않았기에 더더욱.  

아무튼, 여태 관심밖에 있던 클렘페러의 연주에 대해서 진가를 깨닫고 나니 관심의 영역이 새롭게 확장되었다. 이래저래 행복한 고민 중. 들을 건 많고 시간은 없고.. 클렘페러에 대한 보다 자세한 포스팅 역시 향후를 기약..


3. 트위터 & 그라모폰

통 사용을 잘 안하던 트위터를 이리저리 만져보면서 차츰 재미를 붙여가고 있는데, 여러 음반사와 오케스트라의 공식 트위터도 여기저기 기웃거리고 있다. 1923년 창간이라는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영국의 유명한 음악 전문지 'Gramophone'은 영국출신 연주자들에 대한 은근한 편애와(아니, 노골적인가?) 저명한 평론가들이 구사하는 영국인 특유의 sarcastic한 - 지독히도 심술궂다 - 어렵고도 아리송한 문장으로 (대체 이 음반을 사라는 건지 말라는 건지 알 수가 없다는) 평판이 분분하지만, 음악에 대해서 아무 생각없는 사람들도 아니고 중요한 것은 최신의 경향을 확인하는 중요한 통로라는 점은 분명하다. (그라모폰 트위터)

매년 클래식음악 각 분야의 음반에 상을 주고 있는데, 늘 동의할 수는 없지만 참고는 충분히 된다. 더군다나 이번에는 트위터덕에 실시간으로 수상소식을 하나씩 확인할 수도 있었다. 세상 참.. 불과 1년전만 해도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현실이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올해의 수상음반 소식은 링크를 따라가 보면 알 수 있고.. (2010 그라모폰 어워드 수상 내역) 올해 부터는 동영상으로도 수상식을 소개하고 있다.

그 중에 개인적으로 관심이 있는 분야의 음반들만 냉큼 주문.


관현악 부문 - 올해 타계한 영국의 원로 지휘자 찰스 매케라스 경의 유작인 드보르작 교향시집(체코 필, 수프라폰)
오페라 부문 - 마크 엘더 / 할레 오케스트라, 바그너 오페라 신들의 황혼 전곡 
협주곡 부문 - 마크 엘더, 토마스 체트마이어 / 할레 오케스트라, 엘가 바이올린 협주곡

아직 다 들어보지 못했지만, 공교롭게도 모두 영국 지휘자들의 음반. 물론, 매케라스는 정말 훌륭한 지휘자였고 체코 음악에 대한 그의 사랑은 너무나 잘 알려진 것이며 마크 엘더 역시 맨체스터에서 할레 오케스트라를 맡으며 그 옛날 존 바비롤리 경이 지휘하던 시절만큼이나 사람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바그너의 신들의 황혼은 상당히 관심이 가는데 무려 5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통상 4장 구성이었고 그것도 길다고 했는데 5장이라.. 좀 엽기적인데 실제 연주는 과연 어떨지 자못 궁금.

이 또한 보다 자세한 감상은 나중을 기약하며 대략 총총..  언제가 될지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