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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assical Music/music note

델타 클래식 : 푸르트벵글러 시리즈

by iMac 2007. 12.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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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푸르트벵글러의 음반을 나름대로의 기술로 복각했노라면서 이런저런 기획을 내놓는 LP복각음반사들이 여기저기 등장하고 있다. 가히 우후죽순이라고 할만 한데, 우선은 아직도 식지 않은 푸르트벵글러의 마력을 실감하게 하는 일종의 현상이 최근의 디지털 기술의 발전과 함께 맞물린 결과라고 생각한다.

문제는, 이것을 마냥 긍정적으로만 볼 수는 없다는 점으로 지금까지 몇가지 들어본 바로는 대부분 그다지 인상적이지 못했기 때문이다. 특히나 이런 종류의 복각음반은 일본쪽에서 특히 많이 출시되고 있는데 가격도 만만치 않게 비싸게 책정되어 있어서 자칫 선택했다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그 떨떠름함이란 이루 말할수가 없다.

그래도 이 와중에 가장 신뢰할 만하고, 아니 지금까지의 모든 복각음반의 수준을 훌쩍 뛰어넘는 놀라운 결과물을 보여준 것이 일본의 델타 클래식스의 음반들이다. 많은 망설임과 회의속에 그중에서 최고라는 평판을 듣고 골라 보았는데 정말 기대이상의 놀라운 음질을 보여준다.

기존에 출시된 음반들로도 그런대로 만족스러웠던 전쟁이후의 녹음들보다는 역시나 열악한 녹음이 안타까움을 안겨주었던 전쟁중 녹음들의 복각에서 엄청난 위력을 발휘하고 있는데 가장 충격적인 것은 1943년 실황인 베토벤 교향곡 4&5번의 녹음으로 기존의 모든 녹음들을 저만치 날려버리는 엄청난 음질을 과시한다. 현의 질감이 살아난다고 하면 상황 전달이 되는 것인지 모르겠는데, 아무튼 연주의 인상마저 판이하게 달라졌다. 템포나 프레이징을 들어보면 이전에 듣던 그 연주가 맞긴한데, 지금껏 전쟁중 실황의 4번 연주를 팽팽한 긴장감과 처절하기까지한 무시무시한 연주로 생각했던 인상을 대폭 수정해야 할 정도이다. 마술같은 루바토와 휘몰아침은 여전하지만 그 이전의 녹음들과는 달리 과도한 느낌은 들지 않으며 더할나위 없이 자연스럽고 중후하면서도 고전적인 절도마저 느껴지는 멋진 연주로 재탄생했다. 타라나 멜로디아의 녹음들에서 느껴졌던 무시무시함은 아무래도 고역의 과포화 상태가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일전에 소개했던 전시녹음인 브람스 4번 교향곡 역시 도입부의 미끄러지는 듯한 현의 움직임이 심지어 순간적이나마 '투명함'을 느끼게 하니 정말 놀라운 복각이다. 가장 궁금했던 44년의 '영웅교향곡'은 품절이 되어버려서 구하지 못한 것이 정말 아쉽다. 얼마전 역시 같은 일본의 복각업체인 그랜드 슬램에서 발매한 우라니아 레코딩의 복각음반이 그다지 인상적이지 못했기에 더더욱 아쉬운데 다음기회를 노려야겠다.

과연 세상은 오래 살고 볼 일인가 보다. 델타 클래식의 복각음반의 구입을 고려하는 분이 있다면 서슴없이 적극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