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RG
반다이에서 출시하는 모델 라인업의 첫 번째를 차지하는 것은 당연히 퍼스트 건담이었다고 들었는데, 아무튼 RG시리즈 또한 첫번째 제품 역시 퍼스트 건담이었다. 박스 표지 부터 건프라 30주년 기념이라는 표시가 박혀 있는 모델로 여러 모로 상징적인 의미가 큰 제품인데 뒤늦게 건프라에 입문한 나는 한 참 뒤에서야 퍼스트를 만들게 되었다.
RG의 확장판이라는 평판을 듣는 MG 3.0을 먼저 만들었으니 순서가 뒤바뀐 셈인데, 아무튼 첫 인상은 썩 좋지 못했다. 사출색도 너무 진한 느낌에다 MG 3.0과 마찬가지로 자잘한 색분할이 너무 어지러워 보이는 것이 왜 그리도 보기 싫은지. 물론 이 작은 크기에 엄청난 디테일과 가동성을 우겨 넣은 어마무시한 사출성형 기술은 여전히 경악을 금치 못할 수준.
부분도색으로 회생
영 맘에 안드는 장갑색상을 스프레이 부분도색으로 적당히 색감을 조절했다. 방식은 먼저 포스팅한 MG 3.0과 대동소이한 방식. 군제 건담스프레이 블루와 화이트, 레드를 사용해서 색감을 바꿔주었는데 화이트의 경우 대충 도색하니 완전히 색상이 바뀌지는 않고 살짝 톤다운 되는 효과(?)를 거두었다. 이건 뭐 기술적인 의도라기 보다 실력이 없어서 대충 뿌린 결과물이지만 아무튼 내 눈에는 좋게 보이니 다행.
아무튼 이렇게 해서 한동안 천덕꾸러기로 처박혀 있던 RG 퍼스트도 나의 관심을 회복하고 만족스러운 결과물로 돌아왔다. RG 초창기 모델이라 역시나 이런저런 약점은 존재한다. 관절은 은근히 삐걱거리고 발바닥은 쓸데없이 잘게 가동이 분할되어서 바닥접지력이 희한하게 좋지 못하다. 깨알같은 가동손가락은 신기하긴 하나 만지다 보면 수시로 탈골되어 답답하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자세를 잘 잡아 세워놓고 보고 있으면 디자인 자체는 정말 훌륭하다. 내 취향에 예전에도 포스팅했듯이 RG와 MG 3.0의 퍼스트 건담 디자인이 현재까지 나온 퍼스트 건담 중 가장 세련된 프로포션을 자랑한다. MG 3.0과 같이 세워놓으면 정말 판박이 같아서 재미있는데, 디테일이라는 측면에서 상호간에 장단점이 보인다.
RG 건담과 자쿠 | RG와 MG |
전체적으로 완전히 새로운 라인업이라는 점에서는 RG가 확실히 우위에 있다. 색분할이나 세부적인 라인에 있어 MG보다 나은 점이 있다. MG 3.0은 완전히 새롭지는 못하고 상당부분(빔 라이플이나 바주카, 쉴드 등) MG 2.0버전을 재활용하고 있기 때문. 그래도 MG는 보다 큰 스케일이라는 점에서 확실히 우위에 있다. 캔버스가 더 크다고 할까? 보다 확장된 화면 해상도라고 보면 될 것이다. 결론적으로 건프라를 좋아한다면 퍼스트 건담은 어떤 킷이든 일단은 만들고 봐야 하는 것, 아니, 결국은 만들게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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