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담? 옥담?
건프라를 막 시작하고났을 무렵에는 이것저것 궁금한 것이 많았다. MG는 뭔지 HG는 뭔지, 2.0은 뭐고 3.0은 뭔지 등등. 그 중에 가장 궁금했던 것이 바로 '페담'과 '옥담'이었다.
페담은 그렇다 쳐도 옥담은 좀 우스웠다. 무슨 '옥돔'도 아니고. 생선이름처럼 들려서 웃겼는데, 웃긴 건 둘째치고 이게 무슨 뜻인가 싶어서였다. 다들 페담, 옥담 하고 있으니 말이다. 이리저리 검색해보니 둘다 퍼스트 건담의 버전 약어라는 걸 알게되었다. 하여튼 궁금증 해소차원에서 이리저리 궁리 끝에 나도 '페담'을 만들어보기로 했다.
페가수스 건담
'페담'은 '페가수스 건담'의 약자로 페가수스 프로젝트라는 소니 게임에 나온 퍼스트 건담의 모습을 제품화했다고 한다. 저작권 문제로 이후에 사출색을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컬러로 바꿔 출시한 것이 '옥담'. 옥담은 표면이 옥색이어서 그렇게 불렀다고. 대략 여기까지 검색을 통해 알고 나니 궁금증이 풀렸다.
사실, 페담은 포스팅을 할지 말지 고민을 했었다. 초창기에 만들어서 결과물이 요즘 나 자신의 시각으로 보아도 만족스럽지 못한 부분이 너무 많기 때문. 그렇긴 해도 만들 당시에는 무척 좋았던 건 사실이다. 패널라인이 복잡하게 들어간 것도 신기했고, 그 전에 만들었던 3.0이 관절이 너무 섬세하다 못해 부실했던 것에 비하면 훨씬 심플해서 자세잡기도 무척 편안했다.
무엇보다 3.0보다 훨씬 육중하고 다부진 모습과 기존 건담과는 다른 파스텔톤 색상이 맘에 들었다. 이렇듯 처음 만들 때에는 모든 것이 다 좋아보였지만, 차츰 시간이 지나니 서서히 콩깍지가 벗겨지고 아쉬움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많은 분들이 여전히 페담, 옥담의 육중한 프로포션을 좋아하시는데 요즘 내 취향으로는 좀 둔해 보인다. 특히 팔의 경우 상박이 조금만 볼륨을 줄였으면 싶다. 팔이 너무 커서 빔 라이플이 좀 작아보인다. 이 점은 2.0 버전 라이플로 바꿔주면 좋을 듯 싶다. 거기에다 처음엔 무척 신기했던 패널라인도 요즘은 좀 지저분해 보이니 사람 마음이란 참 간사한 것이다.
이래저래 차츰 차츰 마음에서 멀어진데다 완성도도 떨어진다는 생각에 이제는 천덕꾸러기처럼 한쪽 구석에서 자리만 차지하는 신세가 되었는데 그래도 간만에 한 번 꺼내어 사진을 찍어주니 그런대로 사진은 잘 받는 것 같다. 뭐니뭐니해도 얼굴 조형만큼은 역대급이라는 점은 인정해야겠다. 지금까지 보아온 퍼건 얼굴 중에서는 이게 제일 잘생겼다. 헤드발칸 색분할이 안된 점이 옥에 티이지만.
3.0은 그래도 부분도색이라도 해서 탈바꿈한 덕에 좀 볼만 해졌기에 요즘은 기회가 된다면 페담이나 옥담을 하나 더 사서 습식데칼도 적용해 주고 좀 더 깔끔하게 만들어주고 싶은 생각이 종종 들다가도 꾹 참고 있다. 더 잘만들어주자면 한도 끝도 없을 것 같고 실력도 의욕만큼 따라주지 못하니 이미 만들어준 이 녀석이나 좀 더 아껴주며 들여다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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