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선문
신혼여행때는 샹젤리제 거리에서 개선문을 바라만 보고 사진찍고 가기에 바빴기에, 이번에는 꼭 걸어서 앞에 가보리라 생각했다. 처음 도착한 날 에어프랑스 버스로 개선문에 내려 지하철 타기 전에도 봤지만 드디어 제대로 보기 위해 개선문에 도착.
투어버스에서 내려 길 건너편에서도 보고 드디어 처음으로 계단으로 걸어서 올라가 보았다. 파리패스에 포함된 뮤지엄 패스를 처음으로 유용하게 활용했다. 티켓 구입 없이 확인만 받고 올라가니 편하다.
내부는 나선계단식으로 되어 있어서 저질체력인 나같은 사람에게는 정말 끔찍한 순간이긴 했지만, 끝까지 올라가니 에뜨왈(Étoile, 별)이라는 호칭처럼 별 모양 방사상으로 쭉 뻗어나간 도로와 건축물의 조화가 압권이다.
날씨는 잔뜩 흐린 하늘이었지만, 이건 이대로 멋지다. 여러 방향 중 제일은 역시 샹젤리제와 에펠탑 방향. 저멀리 신시가지 라데팡스도 보이는데, 그 쪽은 확실히 현대식 고층건물들이 보이고 현대식 디자인으로 새롭게 만든 개선문도 보인다. 멋져 보이긴 하지만, 굳이 그 쪽까지 가보고 싶은 생각은 들지 않는다. 현대식 고층건물을 보러 파리에 간 건 아니니까.
다시 아래로 내려와 개선문을 올려다 보는데, 규모가 정말 대단하다. 로마시대 개선문을 본따 나폴레옹이 지시하여 만든 것으로, 시대가 변한만큼 규모는 로마시대의 것보다 훨씬 크다. 너무 커서 어처구니 없을 정도인데, 나폴레옹의 말로를 생각하면 여전히 개선문의 조각으로 남아 있는 모습이 참 미묘한 생각이 든다. 아무렴 어떠랴 오늘날은 엄청난 관광수입원이 되고 있으니.
개선문의 아래쪽 공간은 개선문이 워낙 크다 보니 그 자체로 거대한 광장을 이루고 있다. 지금은 샤를 드 골 광장으로 불리고 있는데, 중앙에는 1차세계대전 전사자들을 위한 추모석이 자리하고 있다. 이걸 보면서 확실히 1차 세계대전이 유럽인들, 특히 프랑스인들에게는 상당한 충격이었음을 알 수 있었다. 벨 에포크(좋은 시절)를 끝내버린 사건인데다, 참호전을 통해 워낙 많은 젊은이들이 단시간에 희생되었기 때문이리라.
다시 길을 건너 투어버스 정류장으로 간다. 기다리고 있으면 계속 순환하는 버스를 마음껏 탈 수 있으니 좋다. 노선도 간단하게 알 수 있으니 정말 간편하다. 다시 버스를 타고 이른바 '에펠탑 사진찍는 곳'으로 유명한 트로카데로 지역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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