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하모닉스 내한공연 (2018.12.18. 인천문화예술회관)


2018년 마지막 연주회는 필하모닉스(Philharmonix) 내한 공연. 이 팀에 대해서는 지금의 명칭으로 바뀌기 전인 '더 필하모닉스'때부터 관심있게 보고 있었고, 영상물에 대해 포스팅한 적도 있다. 


2017/10/22 - [Classical Music/music note] - 빈 카페 음악회 '왈츠' - 더 필하모닉스


최초 멤버에서 단원들로 일부 교체하면서 명칭도 PHILHARMONIX로 바꾸고 좀 더 자유분방한 방향으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내한공연에서는 광주 수원 등 여러 도시 순회 연주회를 하는데 인천문화예술회관 공연이 있어 예매했다. 티켓 가격도 저렴해서 가성비는 일단 최고.




PHILHARMONIX


시간이 어느덧 지나 연주회 전날. 예매처에서 전화가 왔다. 기사에서 보기는 했는데 멤버 중 비올라 연주자인 틸로 페히너가 부상으로 빠진다고. 이에 따라 혹시 예매를 취소하고자 하면 전액 환불해준다는 안내 전화였다. 비올라 연주자가 항상 빨간 옷을 입고 항상 밝게 웃으며 멋진 연주를 들려주었기에 대단히 아쉬웠지만, 그래도 나머지 사람들의 연주는 볼 수 있으니 그대로 가기로 했다. 




인천문화예술회관은 꽤 오랜만에 찾은 장소. 어딘지 모르게 KBS홀 생각도 나는데, 개관 25주년이라는 표지판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주변 길가에도 필하모닉스 연주회 안내가 붙어있었다. 





연주회는 첫 곡 박쥐서곡을 연주한 다음 클라리넷인 다니엘 오텐잠머가 사회를 맡아 영어로 2곡 정도 곡 소개를 하고 연주를 하고 또 소개를 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연주는 익히 보고 들었던대로 대단히 훌륭했는데, 개개인의 뛰어난 연주력은 기본이고 제2바이올린 연주자 세바스티앙 거틀러나 클라리넷, 피아니스트들의 그야말로 끼가 넘치는 모습은 정말 다시 봐도 대단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1부에서는 재즈 작품인 아트 힉맨의 '로즈 룸'과 2부를 시작한 '러시안 서곡'이었다. 로즈 룸에서는 세바스티앙 거틀러가 입으로 나팔을 불어 재즈 트럼펫같은 소리를 내는 모습이 믿기지 않을 정도였고, 러시안 서곡에서는 역시 세바스티앙 거틀러가 혼자 나중에 무대로 걸어나오며 흡사 교주처럼 러시아 성가풍으로 멋진 음성으로 우렁차게 노래하는 모습에 또 놀랐다. 





러시아 서곡같은 경우 유투브에서도 찾아볼 수 있긴 한데, 실제 그날 무대에서 직접 본 것 만 못하다. 그만큼 효과가 대단했다. 그렇게 노래를 하다가도 재빨리 악기를 집어들고 빈틈없이 연주를 하기까지 하다니.



비올라.. ㅠㅜ



2부 연주곡은 프로그램 노트에 나와 있지 않았지만 일부 변동이 있어서 크라이슬러의 '중국의 북'과 스팅의 '잉글리쉬맨 인 뉴욕'으로 마무리. 전체적으로 다 좋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비올라의 부재는 두고두고 아쉬웠다. 이날은 피아니스트 트락슬러가 대신 빨간 수트를 입었다. 




바이올린 솔로를 전담한 베를린 필 악장 노아 벤딕스-발글레이는 물론 대단히 예쁜 소리를 멋지게 잘 뽑아내기는 했는데, 늘 느끼는 것이지만 내 취향에는 좀 더 카랑카랑한 맛이 아쉽다. 예전 원년멤버 빈 필 아저씨 소리가 그립다. 


연주회장의 음향상태는 소편성이어서 귀를 피곤하게 하지는 않았지만, 아무래도 이 정도 소편성이 연주하기에는 공간이 좀 커서 소리가 시원스럽게 들리지 않은 점은 살짝 아쉬웠다.





사인회



연주회 반응 역시 다행히도, 대단히 호응이 좋아서 앙코르도 하고 (제임스 본드.. 한 곡 더 했는데 벌써 기억이 안난다) 로비에서 사인회도 했다. 제법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긴 했지만 그래도 예당에서만큼은 아니어서 그리 오래 기다리지는 않았다. 


사인 받으며 피아니스트 트락슬러, 오텐잠머, 첼리스트 슈테판 콘츠가 우선 나란히 앉아 있었는데, 빈에서 찍은 슈타츠오퍼 오케스트라 피트 사진을 보여주었다. 사진 속에 비올리스트 틸로 페히너가 막이 오르기 전 연습하고 있는 모습이 잡힌 것을 보여주었더니 다들 사진 속 틸로 페히너의 모습을 금새 알아보고 반갑다고 난리. 이 사람을 보지 못해 아쉽다고 했더니 역시 다들 아쉽다면서 'next time'을 연발했다. 멀리서 찍은 사진이지만 역시 아는 사람 모습은 금방 알아보는 법인가보다.



 


빈 슈타츠오퍼에서 오케스트라 피트를 찍은 사진을 보면 비올라 틸로 페히너, 베이스 오돈 라츠, 그리고 첼로의 슈테판 콘츠의 동생인 빈 필 제2바이올린 수석 크리스토프 콘츠의 모습이 보인다.

 

멤버 중에 클라리넷의 안드레아스 오텐잠머는 그 자신도 현재 빈 필 클라리넷 수석이면서 얼마전 안타깝게 일찍 돌아가신 아버지 에른스트 오텐잠머(빈 필 클라리넷 수석), 동생인 안드레아스 오텐잠머(베를린 필 클라리넷 수석)와 함께 세계 최고 오케스트라인 빈 필과 베를린 필의 클라리넷 수석을 맡고 있는 놀라운 클라리넷 가족 출신. 거기에다 이렇게 무대에서 끼가 넘치는 모습까지 보여주고 있으니 부러울 따름이었다.


베를린 필 첼리스트인 슈테판 콘츠 역시 바이올리니스트인 앞서 사진소개에서 언급한 동생 크리스토프 콘츠와 함께 형제가 음악가로 활약하고 있다. 특히 동생인 크리스토프 콘츠는 현재 빈 필 제2바이올린 수석인데 그의 프로필을 보면 어릴 적 영화 '레드 바이올린'에서 요절한 천재 소년 바이올리니스트역으로 영화에 출연했던 이력이 나와있다. 영화 속 그 꼬마가 현재는 잘 자라서 빈 필의 수석 연주자가 되었다. 아무튼 이 집안도 역시 보통은 아니다. 


사인을 마치고 한 컷!



약간의 아쉬움은 있었지만, 개개인의 출중한 실력을 보여준 멋진 연주자들의 연주를 눈앞에서 생생히 즐긴 멋진 연주회였다. 좋은 연주회, 별로인 연주회 등등 여러 연주회가 있었지만 이것으로 2018년의 연주회는 나름 기분 좋게 마무리했다. 과연 내년에는 어떤 연주회가 기다리고 있을까? 


로비에서 판매하고 있던 음반. 애플뮤직에서 들을 수 있다.







댓글(2)

  • 2019.01.26 22:07 신고

    이 공연 궁금했는데 다녀오셨군요! 공연소식 듣고 뒤늦게 음반 한번 찾아봤는데 편곡 퀄이나 연주퀄이 정말 뛰어나서 헛웃음이 나올 정도더라구요ㅋㅋㅋ 이런 크로스오버류의 음악들이 편곡이 허접하거나 연주가 별볼일 없는 경우들이 많은데 필하모닉스는 바로 감탄이 나왔습니다. 사인회도 하고 공연 내용이나 공연장 분위기도 참 좋았을 것 같아 부럽습니다.

    • 2019.01.26 22:22 신고

      찾아보니 이 사람들 우리나라에 이전에도 왔었더군요. 앞으로도 종종 올것 같아요. 담에 기회되시면 꼭 가보세요!

      눈앞에서 보고 들으면서도 믿기지 않을 정도로 연주가 뛰어나서 정말 어지간한 연주회 보다 만족도가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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